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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바뀌는 국민 그래픽카드! 아디오스 GTX 1060!! [이젠 바꿨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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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바꿨으면 좋겠을 마음을 양껏 불러 일으킬 희대의 명곡을 부르는 이거 기획한 저




때는 10년 전 이맘때, 용산 선인상가 앞. 한 사람이 갓 출시된 GTX 1060 6GB를 품에 꼭 안고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렸습니다. 그게 바로 접니다. 그날 저는 마치 한 마리의 마멋처럼 주위를 경계하며 평소와는 다르게 전철이 아닌 버스를 타고, 괜히 집 근처 지구대 앞을 통과해가며 1060을 안전하게 자취방으로 가지고 오는 데 성공했죠. 그날의 전 휴먼이 아니었어요. 그래픽카드와 한 몸이 된 상태였고, 사실 GTX 1060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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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X 1060과 찰칵. 그날의 전 휴먼이 아니었어요


GTX 1060은 출시하자마자 순식간에 국민 그래픽카드가 됐습니다. 60급 그래픽카드인데도 이전 세대 80급의 뺨을 때린다는 엄청난 가성비 덕분이죠. 친구 자취방에도, PC방에도 온 세상이 똑같은 그래픽카드로 도배 됐습니다.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에 GTX 1060이 게임을 돌리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국민 그래픽카드 GTX 1060도 세월의 벽 앞에서는 저항할 수 없는 법이죠. 약 10년이 지나 1060의 뒤를 이을 차세대 국민 그래픽카드 후보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여기 싱싱한 신제품

RTX 5050 & RX 9060 이 왔소!


2025년 여름은 똥 같은 날씨만 아니었다면 가성비 보급형 사양의 PC 게이머들에게 꽤 괜찮은 시즌이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5050 AMD 라데온 RX 9060이 나왔기 때문이죠.



▲ 지난 7월 국내 출시된 RTX 5050


선빵은 엔비디아가 먼저 날렸습니다. RTX 5060이 국민 그래픽카드가 되기에는 가격이나 성능 타겟팅이 약간 애매했기 때문에(RTX 20시리즈부터 60급 가격이 이상해 졌습니다) 더 보급형/가성비 지향인 MSRP $249 짜리 RTX 5050을 출시했죠. 


RTX 5050은 정확히 FHD 해상도를 노리며, 이전 세대 60급인 RTX 4060과 비슷한 성능, 그리고 최신 DLSS4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DLSS4를 지원하는 최신 게임에서는 무려 4060 Ti보다 더 좋은 성능을 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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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X 9060은 OEM 전용이라 소개 페이지에서도 꽁꽁 숨겨둔 상태...


AMD도 가만히 맞고 있을 수 없죠. RX 9060으로 반격했습니다. RX 9060은 아직 소비자 시장에 단품으로 풀리진 않았고 조립 완제품 PC 시장에 먼저 풀리는 중인데요, 소비자 시장에 나올 경우 가격대는 RTX 5050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두 그래픽카드를 비교하면 순수 성능은 라데온 RX 9060이 앞서고, 업스케일링 기술의 활용처나 최대 프레임 뻥튀기 배율은 지포스 RTX 5050이 조금 유리합니다. DLSS4가 적용 되는 최신 게임을 플레이 한다면 RTX 5050을, 그외 오래된 게임이나 FSR4를 지원하는 게임 위주로 플레이 한다면 RX 9060이 낫겠죠.




 제가 왜 [이젠 바꿨으면 좋겠네]를 불러 재끼는지  해 됩니다. 이제는 바꿀 때가 되었다는 것을 말이죠. GTX 1060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입니다.





DLSS 4와 FSR 4

이젠 꼼수가 아니라 진짜 체감 혁명



▲ DLSS는 AI를 사용하여 FPS를 높이고, 레이턴시를 줄이고, 이미지 품질을 향상시킵니다


사실 저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업스케일링 이라는 말만 들어도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습니다. DLSS? FSR? 거창하게 차별점을 내세워 봤자 그놈이 그놈이지... 'AI 머신 러닝을 활용했다', '전용 연산 코어를 활용한다' 등 업체들이 내세우는 말은 거창했지만, 현실은 '프레임 조금 늘리려고 게임 화면을 자글자글하고 꼴 보기 싫게 만드는 기술'이었어요.


하지만 최근에 나온 DLSS4와 FSR4는 '이게 정말인가?' 싶을 정도로 완전 달라지긴 했습니다. 일단 둘 다 화면 퀄리티가 이전 세대들과 다릅니다. 적당한 강도의 업스케일링 옵션은 오히려 네이티브 화면보다 근거리 디테일이나 원거리 사물의 품질을 더 높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프레임도 이전보다 더 많이 늘고, 프레임만 늘어난 게 아니라 모니터에 화면이 생성되는 레이턴시도 줄여줍니다.





이 정도면 안 쓰는게 손해일 정도로 이론상으로는 완벽하지만, 소소한 단점들이 남아있긴 합니다. 최신 버전 업스케일링 지원 게임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업스케일링 기능을 켤 때 비디오 메모리를 일정량 소모하기 때문에 비디오 메모리가 적은 보급형 그래픽카드에서는 중간중간 프레임 드랍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 그래도 장점이 훨씬 크긴 하네요.




실제로 제가 작년 추석에 본가에서 빈둥거리다가 제가 대학생 때 쓰던 GTX 1060 본체로 '사이버펑크 2077'을 돌려보니 FHD 올최하옵에서 20~30프레임 헐떡거렸단 말이죠. 하지만 RTX 5050으로는 FHD 풀옵션에 70~80프레임을 찍고, DLSS4를 적용하면 200프레임까지 갑니다. 옛날 컴과 요즘 컴의 CPU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1060과 5050의 성능 차이가 아유... 말도 못해요. 업스케일링 기술 따위에게 정 주기 싫지만 그 효과 만큼은 인정해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원래 이랬어야지...

급이 내려오니 가격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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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 삼각김밥, 박카스 같은 친근한 느낌적인 느낌의 GTX 1060

(이미지AI generated image @gemini)


국민 글카라는 말에는 '누구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격의 그래픽카드' 라는 뜻도 함께 포함되겠죠. GTX 1060이 국민 글카였던 이유도 코인(채굴)대란 때를 제외하면, 한 30만원 전후로 구매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GTX 1060 6GB 출시 특가 29만 9천원짜리 잡으려고 선인상가에 박카스 들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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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된장남이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이미지AI generated image @gemini)


그런데 다들 아시겠지만 RTX 20 시리즈부터는 60급 가격이 약간 이상해졌습니다. RTX 2060은 50만 원이 넘는 가격이었고요. RTX 3060은 40만 원 정도로 시작해서 코인(채굴)대란 시즌2 때문에 100만 원 근처까지도 가버렸었죠. RTX 4060도 40만 원 초중반에 나왔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이건 엔비디아가 RTX 20 시리즈 출시하면서 GTX 16 시리즈와 RTX 20 시리즈를 분리시켜버렸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였어요. 보급형 60급은 GTX 1660 ↔ 고급형 60급은 RTX 2060으로 분리하니까 GTX 1660이 30만 원대를 이어 받고, RTX 2060은 가격이 50만 원 중반까지 가버리는 대참사가 생긴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래픽카드에 50만 원? 이거 쉽지 않죠.



▲ 카드 할인 행사가 있는 경우 35만 원대로도 구매 가능하죠


하지만 이번 RTX 5050이나 라데온 RX 9060은 다행히도 30만 원대 그래픽카드의 선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소비자용 제품이 풀린 RTX 5050의 경우만 보면, 적립금이나 할인을 반영하면 35~36만 원대의 실구매 가격이 나오니까요. 지금 당장 출시 극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고, 나중에는 30만 원대 초중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 가격에 순수 성능으로는 RTX 2080(RTX 4060)급, 또는 DLSS4 적용 되는 게임에서는 그보다 더 높은 성능(RTX 3080)급을 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가성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60급'을 쓰던 내가 '50급'으로 내려간다고? 라는 떨떠름한 기분만 제외하면, 이 가성비는 확실합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만 한다면 은퇴식은 필요 없겠지만요.. 홀홀...

(이미지AI generated image @gemini)


PC 게임의 황금기를 관통했던 GTX 1060. 그 덕분에 많은 게이머들에게 추억의 그래픽카드. 기준점이 되는 글카. '국민 글카'의 자리를 오랫동안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보내줄 때가 왔습니다. 


버스에서 품에 꼭 안고 돌아오던 추억과 낭만은 이제 없지만, 비슷한 가격에 몇 배의 성능을 내고 업스케일링 조건에서는 이전 세대 고사양 그래픽카드 옆까지 기웃거릴 수 있는 최신 보급형 그래픽카드들이 우리의 곁을 지킬 것입니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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