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신소] 애니 기반 초현실 어드벤처 ‘에나: 드림 BBQ’

3월 마지막 주 스팀에서 눈길을 끈 숨은 신작은 ‘에나: 드림 BBQ(ENA: Dream BBQ, 이하 드림 BBQ)’입니다. 27일 출시된 무료게임으로,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9% 긍정)’ 유저 평가를 받고 있죠. 드림 BBQ는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며, 이번 버전에서는 첫 챕터인 ‘외로운 문’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게임 소개에 앞서, ‘에나’가 무엇인지를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에나는 애니메이터 조엘 G가 각종 동영상 플랫폼에서 연재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전반적인 그래픽은 ‘발디의 수학교실’에서 볼 수 있는 1990년대 3D 복고풍이며,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초현실적인 배경이 특징입니다. 기괴하고 초현실적인 미학, 예측할 수 없는 대사 등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죠.

드림 BBQ는 에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일부로 개발됐습니다. 첫 발표는 2021년이었으나, 코로나 등 문제로 여러 차례 발매가 연기됐고, 지난 27일이 되어서야 첫 챕터가 출시됐습니다. 에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연계된 게임이지만, 이전 작품을 모두 감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드림 BBQ에서 플레이어는 얼굴이 붉은색과 하얀색, 둘로 나뉜 주인공 에나가 됩니다. 빨간 에나는 장사꾼의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향을, 하얀 에나는 혁명적이고 공격적인 성정을 드러내죠.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알 수 없는 공간에서 갑작스런 목표를 부여 받습니다. 바로 미지의 ‘보스’를 찾아내는 것이죠. 보스가 누구고 왜 찾아야 하냐고요? 그런 상식적인 질문은 드림 BBQ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드림 BBQ의 전반적인 플레이 방식은 퍼즐 어드벤처에, 약간의 플랫포밍이 더해집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캐릭터 ‘개굴이’는 일본어를 쓰는데, 대화 도중 기묘한 연기가 공간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매캐한 검은 연기 때문에 보스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개굴이는 주장하죠. 그렇게 첫 목표는 보스 찾기에서 ‘외로운 문’에서 연기 발생기를 처리하는 것으로 바뀝니다.

 

플레이어는 등장하는 여러 기묘한 캐릭터들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 정보를 얻고 퀘스트를 수행하게 됩니다. 몸이 갈라지는 말 인형, 조그마한 할머니 마녀 3인조, 슬라임, 갈라지고 깨진 검은 구체 덩어리 등 종잡을 수 없고 근원을 알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이들과의 대화 역시 혼란스럽고 기괴하며,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죠. 어떤 캐릭터는 자신의 자식들이자 동물을 찾아달라고 요청하거나, 사라진 자매를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런 예측 불가능성은 드림 BBQ 모든 곳에 깔려있습니다. 어드벤처게임의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갑작스럽게 틀을 깨고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죠. 이는 초현실적인 공간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경이 논이라면 벼농사와 관련된 내용이, 바다라면 헤엄을 치거나 심해를 탐험하는 내용이 나올 것이라 어림짐작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드림 BBQ와 같은 비현실적 공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길을 가다 갑자기 세상이 뒤집힐 수도 있고, 대화하던 대상의 모습이 뒤틀릴 수도 있습니다. 문을 눌렀더니 건물이 폭발하거나, 거대한 귀 속으로 들어가니 접수대가 나오는 식이죠. 심지어 게임 내 등장인물들은 이런 상황이 모두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양 행동해 혼란은 가중됩니다. 이런 초현실적 분위기, 플레이 모두 드림 BBQ의 재미 요소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성우입니다. 모든 캐릭터에 성우 음성이 포함되어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또한 캐릭터마다 언어가 다릅니다. 에나는 영어로 이야기하며, 개굴이는 일본어로 이야기합니다. 포르투갈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산호 안경을 쓴 캐릭터는 한국어로 말합니다. 언어가 다른 와중에도 태연하게 서로의 말을 이해하는 점도 기묘합니다.

드림 BBQ는 31일 오후 3시 기준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9% 긍정)’ 평가를 기록 중입니다. “에나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게임”, “최고의 게임 오프닝”, “LSD 드림 에뮬레이터 느낌이 정말 좋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행복감”, “챕터 2 언제 나와” 등 호평이 이어집니다. 한국어는 공식 지원되지 않지만, 한국어로 대화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자막 지원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편 3월 마지막 주 스팀에는 다양한 신작이 출시됐습니다. ‘압도적으로 긍정적’ 호평과 함께 41만 명의 최대 동시접속자가 몰린 ‘스케줄 1’을 필두로 국산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인조이’ 역시 매우 긍정적 호평을 기록했습니다. 서브컬처 소울라이크 ‘AI 리밋’, 로그라이트 ‘노드홀드’, ‘사가 프론티어 2’ 리마스터 모두 매우 긍정적 호평을, 생존 어드벤처 ‘아톰폴’과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신작 ‘비너스 베케이션 프리즘’이 대체로 긍정적 호평을 받는 등 풍성한 한 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