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10일, 일본 개발사 블리스 브레인에서 ‘프린세스 메이커 2’의 새로운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1993년 출시 이후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기념 타이틀로, 워낙 명작으로 뽑히는 게임인 만큼 많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죠. 공식 타이틀명은 ‘프린세스 메이커 2: 리제너레이션’이며, 오는 12월 21일 출시됩니다.
다만 출시까지 아직 4개월 가까운 시간이 남았고, 추억은 있어도 굳이 원작까지 다시 플레이해보고 싶은 분들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이번 [겜ㅊㅊ]에서는 프린세스 메이커 2: 리제너레이션을 기다리며 즐길만한 소녀 육성 시뮬레이션, 소위 ‘딸 키우기 게임’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1. 화산의 딸 (Volcano Princess)
화산의 딸은 중국의 한 소규모 개발사에서 올해 4월 선보인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중세 유럽 세계관을 배경으로, 아내가 사망한 상황에서 홀로 딸을 키워야 하는 내용이죠. 평범한 일상부터 관심사, 취미, 교육, 예의범절 등 많은 부분들을 결정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전반적인 콘텐츠와 함께 다양한 엔딩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프린세스 메이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나온 게임이다 보니 그래픽도 굉장히 깔끔한 편인데요. 딸과 주변 인물을 비롯해 마을 건물, 방 안의 각종 사물, UI 디자인 등이 아기자기하고 매끄러운 그림체로 표현됐습니다. 특히 게임 중 등장하는 일러스트 워낙 완성도가 높다 보니 다양한 복장을 착용한 딸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죠. 아울러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고 있진 않지만, 9월에 스토브 인디에서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롱 리브 더 퀸 (Long Live The Queen)
다음으로 추천해드릴 게임은 롱 리브 더 퀸입니다. 영국 개발사에서 2012년 선보인 게임으로, 프린세스 메이커 팬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 지난 2022년에는 10주년 기념 콘솔 버전도 출시됐죠. 플레이어는 14살이 된 노바 왕국의 공주 ‘엘로디’를 1년 동안 잘 돌봐 무사히 대관식을 치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다만 왕국의 상황이 워낙 불안정하다 보니 공주님 돌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죠. 심지어 중반부터는 공주를 암살하려는 시도도 빈번히 발생합니다.
여왕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자질을 익혀야 하는데요. 오전과 오후 수업을 들으며 왕족 기품, 회화, 무기술, 동물 다루기, 역사, 의학 등 14가지 능력치를 올려야 하죠. 그렇게 수업을 듣다 보면 주말에는 이벤트와 활동들이 벌어집니다. 예배에 참석하거나, 감옥을 순찰하거나, 영지에 놀러가는 등 다양한 행사들을 수행해야 하죠. 참고로 여기서 공주의 감정에도 많은 변화들이 생기게 되는데요. 이 감정 상태는 엔딩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굉장히 주의해서 다루시기 바랍니다.
3. 압화 이야기
2018년 출시된 압화 이야기는 RPG 메이커로 만들어진 쯔꾸르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목표는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왕비가 되는 것이지만, 우울하고 어두운 배경을 다룬다는 차이가 있죠. 플레이어는 몰락한 공주 후보 교육 담당이 되어 빈민 계급 출신 소녀를 공주로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상류층과 하류층으로 나뉘는 신분 사회의 비참함이 여실히 드러나죠.
압화 이야기는 일본의 1인 개발자가 제작한 만큼 앞선 게임들보다 분량이 많지는 않은데요. 그럼에도 10가지가 넘는 엔딩, 투박하지만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화,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은근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한 국내 유저는 자진해서 한국어판 제작에 도움을 주기도 했죠. 아울러 무료라서 부담 없이 한번 ‘찍먹’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4. 천년의 소녀
모바일로 간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천년의 소녀도 있습니다.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을 추구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죠. 스토리는 군인인 주인공이 전쟁에서 11살 꼬마아이를 발견하며 시작하는데요. 알고 보니 이 아이가 어릴 때 헤어진 동생이었고, 이에 18살까지 함께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엔딩으로는 마왕이 되거나, 마검사가 되거나, 술집 마담이 되는 등 별의별 루트가 존재하죠.
전반적인 UI와 진행 방식은 프린세스 메이커와 동일합니다. 스케줄은 한달에 3번으로 나뉘며 일을 해 수입을 얻거나, 배우기를 통해 능력치를 올릴 수 있죠. 물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도 존재하고요. 특히 원하는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세밀한 조절이 필요한데요. 마왕 엔딩 조건에는 악마의 눈을 구입해야 한다거나, 몇 회 이상 특정 이벤트를 수행해야 하는 것 등이 필요합니다. 캐주얼한 모바일게임이라고 얕보다간 매번 똑같은 엔딩을 보게 될 수 있죠. 작년 말에는 PC판 리메이크 개발을 발표했고, 얼마 전 스팀 페이지도 오픈하는 등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볼 만 합니다.
5. 라라바이 데이즈 (Lullaby Days)
라라바이 데이즈는 딸을 왕비가 아닌, 아예 용사로 키우는 게임입니다. 스케줄을 선택하고 각종 대회에 참가시키며 성장해가는 딸의 모습을 본다는 개념은 프린세스 메이커와 동일하지만, 알에서 시작해 ‘오리’와 ‘어린이’ 단계를 거치는 것과 속성 시스템이 색다른 부분이죠. 특히 이 속성은 흑·백·중립으로 나뉘며, 에너지를 흡수할 때 주변 날씨에 따라 바뀌는데요. 어떤 속성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당연히 엔딩도 달라지게 되죠.
한편, 용사로 키우는 게 목표기는 하지만 게임 내에는 많은 엔딩이 존재합니다. 수치에 따라 연금술사, 강도, 마법사 같은 평범한 것부터 뜬금없이 백작 부인이 된다거나, 오리가 되어 날아가는 엔딩 등을 경험할 수 있죠. 아, 참고로 중간중간 대화 스케줄도 잊지 않고 챙겨줘야 합니다. 만약 이 부분을 소홀히 하면 반항아로 자라 딸이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을 보게 될 지도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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