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시발점으로, 대전격투 장르가 정립된 지도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그 과정에서 고독한 무술가, 뒷골목 깡패, 강력한 군인, 여리지만 강한 미소녀, 로봇과 동물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파이터로 출전했다. 이제는 격투게임에 등장하지 않은 직업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격투게임 파이터 라인업에도 특이점이 오고야 말았다. 이제껏 등장하지 않았던 특이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 격투게임이 차츰 나오고 있는 것. 오늘 [순정남]은 이색 라인업을 자랑하는 격투게임들을 한 데 모아 보았다.
TOP 5. 파이트 크랩, 갑자기 킹크랩 찜이 먹고 싶어진다
흔히들 난장판을 벌이며 싸우는 광경을 보고 '개싸움'이라 평한다. 그러나 이 게임은 조금 다른 '게싸움'을 다룬다. 진짜로 '게'들이 등장해 겨루기 때문이다. 아, 게 말고 바닷가재도 등장하니 해양갑각류싸움이 더 알맞는 표현이려나...? 참고로 고작 게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집게발로 칼이나 전기톱, 드릴 등을 잡고 싸우는 건 물론이고 위력적인 물대포 등도 뿜어내는 괴수들이기 대문이다.
게임 내에는 무려 23종류의 게(소수의 바닷가재 포함)가 등장한다. 사실 기자는 이 게임을 접하기 전까지 게 하면 꽃게, 대게, 킹크랩, 홍게 정도만 알고 지냈는데, 이렇게 게 종류가 다양하고 특색이 있을 줄은 몰랐다. 다른 게임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좀처럼 만나볼 수 없는 게들을 조작하다 보면 한 가지 부작용이 생기는데, 바로 게가 미친 듯이 먹고싶어진다는 점이다. 월급 전이니 게맛살로 참아야겠다.
TOP 4. 햇츠 아 낫 얼로우드, 회색 양철통 로봇만 나옵니다
양철통은 모자를 쓰면 안 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양철통 로봇 세계에서는 모자를 쓰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것이 불합리하다고 느낀 당신은 모자를 쓰고, 이 사회에 대항하기 위해 검과 방패를 들었다. 당신을 막아서는 양철통 로봇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병사들을 해치우고, 세상에 반기를 들자.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이게 바로 '햇츠 아 낫 얼로우드(Hats Are Not Allowed)'의 공식 설정이다. 묘사한 것처럼, 모자를 쓴 양철통이 되어 적과 싸우는 격투게임이다. 캐릭터는 죄다 똑 같아 보이는 양철통 로봇 뿐이지만, 나름 봇 타입과 장비, 헤어 등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지고 PvP 대전도 지원하는 등 대전격투로서 갖출 건 다 갖췄다. 다만, 멋진 로봇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칙칙한 양철통 로봇들만 등장하는 것이 독특할 뿐.
TOP 3. 파이트 오브 갓, 예수가 펀치를 뻗으니 부처가 장으로 맞서느니라
동서고금 신들이 등장해 치고 받으며 대결을 펼치는 대전격투게임, '파이트 오브 갓(Fight of Gods)'은 등장 당시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신들의 전쟁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도 그렇지만, 여기 등장하는 신 중 일부는 종교적으로 현역(;;)이기 때문이다. 제우스나 오딘, 아누비스, 아마테라스, 산타 같은 캐릭터는 옛 이야기 속 인물에 가까운 이미지지만, 예수, 부처, 모세, 관우 등은 현재까지도 종교적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이들이 치고받고 격투를 벌인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중 일부는 반발하기까지 했다. 이에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는 해당 게임이 금지되기까지 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세력이 크고 비교적 보수적인 종교로 분류되는 이슬람교나 힌두교 신들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무함마드나 시바신이 등장했다면, 중동과 인도 등에서 엄청나게 거센 대규모 반발이 일어났을 것이다.
TOP 2. 롸이트 앤 파이트, 대체 저 대문호들은 왜 저리 화가 났는가
문과 최강을 가리는 대전격투, 롸이트 앤 파이트(Write 'n' Fight)는 이 분야의 정점을 찍을 유망주다.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대문호들이 물리적 격투를 벌인다는 엽기적인 콘셉트로 제작 중인 게임인데,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셰익스피어, 헤밍웨이, 러브크래프트, 생텍쥐페리, 알렉상드르 뒤마, 마크 트웨인... 대체 왜 이들은 서로 싸우고 있단 말인가!
이 게임이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이다. 캐릭터 모델링은 생전에 남겨졌던 사진이나 초상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 초상화가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더 기괴함을 더한다. 여기에 생전 대표 작품이나 성격 등이 기술에 반영돼, 러브크래프트는 크툴루스러운 촉수 기술을 사용하고 셰익스피어는 이름과 같이 창을 던지기도 한다. 참고로 이 작품은 예정된 출시일을 넘기고도 아무 소식이 없는데, 왠지 해당 작가들의 후손들이 보고 태클을 걸어서가 아닐까 싶다.
TOP 1. 브리프 가라데 풀리쉬, 평생 봐도 다 못 볼 삼각팬티맨이 가득해
흰색 삼각팬티만 입은 남성들이 나와 싸운다. 왜 싸우는지 물어보니, 전설의 속옷인 '검은 삼각팬티'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고 한다. 싸우려 모였는데 이유 없이 몸을 흐느적거리거나, 이상한 춤을 추고, 요상한 자세를 취한다. 그런데 이런 이상한 움직임 속에 가드, 역가드, 딜레이 캐치, 콤보, 필살기 등이 전부 들어있다. 설명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게임, 2003년 작 '브리프 가라데 풀리쉬'다.
대놓고 웃기려고 만든 게임인 만큼, 등장인물들도 하나 같이 인상깊다. 포켓몬 모자를 쓴 아저씨, 공부를 너무 해서 이성을 잃은 수험생,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보여주기 위해 출전한 대머리 가면, 고양이 귀를 단 아저씨, 요리칼을 휘두르는 광전사처럼 보이지만 속은 순수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닌자 일족의 후계자... 더 이상 설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다. 그냥 1위 가져가라고 하고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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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앤 파이트(Write 'n' Fight)
2022년 8월 23일
- 플랫폼
- PC
- 장르
- 대전액션
- 게임소개
- 라이트 앤 파이트(Write 'n' Fight)는 지금도 널리 읽히는 고전 문학작품을 쓴 작가들이 등장해 주먹다짐을 벌인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앞세웠다. 주먹질과 발차기 등 기본적인 격투기술과 함께 도끼질, 등에서... 자세히
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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