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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NFT게임 서구권 공략 위한 세부 전략은?

NFT게임은 분명 전 세계적으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법적 규제로 인해 출시가 불가능하다. 결국, 해당 분야에 뛰어들겠다고 천명한 국내 게임업체들 대부분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남아를 중심으로 이런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글로벌 시장이 마냥 꽃길이라 하기엔 어폐가 있다. 북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는 세가,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EA 등 유명 게임사들이 NFT게임에 대해 굉장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과연 서구 게임 시장은 NFT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3월 GDC 2022에 강연자로 참여한 위메이드 정우준 콘텐츠 개발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위메이드 정우준 콘텐츠개발실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행성 문제는 없지만, 환금성은 어디서나 문제

국내서 NFT게임이 출시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행성이고 다른 하나는 환금성이다. 사행성은 게임법 28조 3항에 따르면 '경품 제공을 통한 사행성 조장을 금지한다'는 내용에 저촉된다. NFT 아이템은 실질적인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에, 게임 결과에 따라 경품을 제공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금성의 경우는 게임법 32조 1항 7조 '게임을 통해 얻은 유무형의 재화를 환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에 저촉된다. 국내에선 이 두 조항 때문에 NFT 게임 출시가 불가능하다. 

정우준 실장에 따르면 북미에선 사행성 이슈가 크게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 게임법이 따로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으며, 자금세탁방지기구(이하 FATF)에 의하면 NFT화 한 게임 아이템 자체는 가상자산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환금성은 똑같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각국에서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자금세탁, 블랙머니로의 활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환금이 허용돼야 결과적으로 양지에 드러날 수 있는 디파이(탈 중앙화) 기술도 마찬가지로 규제의 대상이라 볼 수 있다.
 
▲ 최근 몇 년간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주요 논제 또한 NFT 및 디파이 규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진출처: FATF 공식 홈페이지) 

다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처럼 국가 차원의 직접적인 규제가 시행되지는 않고, 스팀 등 플랫폼 차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우준 실장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규제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이다. 금융 관련 규제는 운영주체를 직접 제재하는 것이 제일 확실한 방법인데, 블록체인 환경에서 그 주체를 매우 힘들다. 두 번째로는 이런 와중에 아직까지 규모 있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규제를 가해야 할지 파악하지 못한 점이다. 정우준 실장은 "환금성에 대한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건 규제하려 한다"며 "다만, 게임 자체에 대한 규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긍정, P2E는 부정적

그렇다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어떨까? 사실 이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긍정적이지 않다. 게이머들은 순수히 게임의 재미와  크게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NFT 도입을 좋게 바라보고 있지 않으며,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 또한 수익성 측면에서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특히, 정우준 실장의 언어를 빌리자면, 북미 같은 선진국의 경우는 P2E(Play to Earn)이라는 용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사실 동남아처럼 국민 소득이 높지 않은 나라는 NFT게임으로 한 달치 월급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선진국에서는 그게 그다지 큰 돈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가 P2E라는 용어 대신 P&E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도 그런 의미가 있다. 같은 NFT가 적용된 게임이라도 투자가 중심인 게임은 P2E, 게임 플레이가 중심인 작품은 P&E로 명확히 규정하려는 것이다.

▲ GDC 2022에선 여느때보다 많은 블록체인 관련 강연 및 행사가 개최됐다 (사진제공: 위메이드)

다만 이와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해선 대부분 필요한 기술이라 인지하고 있으며, 수익성과 별개로 많은 개발자들이 게임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GDC에서도 P2E가 아닌 블록체인 관련 강연이나 각종 세션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자신들의 게임을 소개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컨퍼런스 현장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부터, 독특한 접근법 등이 많이 등장했다. 

투자 중심 게임과 플레이 중심 게임을 구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정우준 실장은 NFT 게임의 서구권 공략을 위해선 목적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대다수의 기존 게이머들은 NFT게임의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블록체인, 금융에 관심이 많은, 기존에 게이머가 아니었던 사람들을 끌어들여 전반적인 파이를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를 위해 투자 중심과, 플레이 중심 게임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NFT게임이라도 기존 플레이어들을 계속 묶어둘 수 있도록 재밌는 플레이에 중점을 둬야 하는 경우도 있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큼 내부에 확실한 경제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가령, 3매치 퍼즐게임이나 파티 배틀러 게임은 플레이 중심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같은 경우는 투자 중심으로 게임을 만들어 플레이어끼리 여러 자금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 정우준 실장은 투자 중심과 플레이 중심 게임을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정우준 실장은 더불어 블록체인이 대중화되는데에도 최소 3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분명 스캠(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잠적하는 행위)을 목적으로 한 게임들이 많다"며, "이런 게임들이 모두 사라지고 기반이 탄탄한 게임들만 남기까지는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GDC 참가를 통해 스캠은 분명 알아서 걸러질 것이고 결국 괜찮은 플랫폼이 살아남을 것이라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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