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신병이란 하나부터 열까지 돌봐 줘야 하는 병아리 같은 존재다. 얼마 전까지 민간인이었다가 한 달 훈련 받고 갑자기 자대에 배치됐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 때는 어떤 실수를 해도 하하호호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적응 기간이 끝나고 일명 ‘병아리 견장’을 뗀 후에도 어리버리함이 남아 있을 경우 ‘고문관’이라 불리게 된다.
고문관이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말귀가 어둡거나, 단체 생활에 맞지 않는 성격이거나, 능력이 부족하거나,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커다란 사고를 연달아 치거나… 아무튼, 이런 병사가 주변에 있으면 자의건 타의건 주변 사람들은 골치를 썩기 마련이다. 오늘은 제발 내 후임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면 싶은 게임 속 고문관 캐릭터들을 한 데 집합시켰다.
TOP 5. M3(소녀전선), 상병 짬 먹고 놀림 하나 못 참습니까?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상병쯤 되면 부대의 실세다. 후임을 인솔하고, 각종 작업과 훈련에서 메인 역할을 맡으며 장교와 병의 중간 가교 역할을 이행해야 하는 위치로, 군번에 따라 분대장을 달기도 할 정도다. 그런 상병이 음침하고 소심한 채로 궁시렁대다가 자기 놀리는 말에 꼭지가 돌아버린다면? 지휘관 입장에선 참 난감한 병사일 수 밖에 없다.
위 설명은 소녀전선에 등장하는 M3에 대한 것이다. 평소엔 존재감이 전무할 정도인데, ‘주유기’라고 놀리는 말을 들으면 순식간에 꼭지가 돌아서 눈에 불을 켜고 보스급 전술인형인 저지에게 덤벼들 정도니, 가만 놔두면 큰 사고를 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뭣 모르는 일이병들이 제멋대로 굴려 해도 상병이 말려야 하는 게 정상이거늘… 엠삼병님 긴장 좀 하시지 말입니다?
TOP 4. 라이덴(메기솔2), VR로 훈련한 티 자꾸 낼 겁니까?
최신작들에서의 놀라운 활약을 보면 상상이 잘 안 되긴 하지만, 메탈기어 시리즈의 젊은 카리스마 주인공 라이덴 역시 어리버리하던 시절이 있었다. 첫 등장 당시인 메탈기어 솔리드 2에서 라이덴은 VR 훈련을 거쳐 부대에 갓 배치된 신병이었다. 젊음의 힘으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것까진 좋은데, 아무래도 신참 풋내기 특유의 어리버리한 모습은 숨길 수 없었나 보다.
심지어 옆에 있는 사람은 노련함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스네이크, 일명 뱀병장님 아닌가! 결국 메탈 기어 솔리드 2의 라이덴은 ‘라이병’이라는 놀림 섞인 별명을 얻었지만, 사이보그로 개조된 후속작들에서는 당시의 어리버리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압도적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애인의 변심이라는 군인 최대의 시련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강함과는 별개로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녀석임에는 틀림없다.
TOP 3. 아이카와 루미(메탈슬러그), 대체 거긴 왜… 아니, 어떻게 간 겁니까!?
메탈슬러그 시리즈의 정규군 전략정보국 소속 아이카와 루미는 게임 내 보급을 전담하는 보급병이다. 자기 몸보다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다니며 최전방에 있는 병사들에게 보급품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나타나 보급품을 준 후 야무지게 경례를 하고 퇴장하는 루미 이병(1편 기준)의 모습이 참하고 귀엽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관 입장에서 보면 대체 뭐 하는 애인가 싶을 것이다. 루미는 지독한 방향치인지라 아군 진영에 보급하라고 보내 놓으면 느닷없이 적군 진영 깊숙한 곳에서 헤매고 있다. 심지어는 돌격부대인 주인공 대원들보다도 먼저 작전 구역에 도착해 있을 정도인데, 한국군으로 비유하면 철원에 보급하러 보냈더니 평양 주석궁 근처에서 두리번대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은신 기술을 가지고 있어 절대 들키거나 포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이러니할 뿐이다.
TOP 2. 사신(스타2), 지옥캠프를 보냈지만 반항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테란 자치령은 흉악 범죄자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 인생을 끝마치거나, 아니면 재사회화 프로그램 시술을 받아 자치령에 충성하는 병사로서 일정 기간 군복무를 하게끔 하는 것이다. 자연히 많은 이들이 자유의 가능성을 바라보며 후자를 택하는데, 간혹 재사회화가 먹히지 않을 정도로 흉악한 범죄자들이 나온다. 신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신적, 사상적으로 도저히 현역 복무를 시킬 수 없는 문제장병들 말이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들을 복무부적합자로 빼야 마땅하지만, 테란 자치령은 흡사 실미도를 방불케 하는 특수 교육대 ‘얼음집’을 만들어 이들을 쳐넣어 버린다.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며 극한의 훈련을 받는 과정에0서 90%가 숨지고, 남은 10%만이 사신으로 거듭나는 장소다. 이 곳에서 살아나온 이들은 현실에 적응해 가장 위험하고 가혹한 작전에 투입되는 정예병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사를 들어보면 아직 사회에 대한 반항기가 다 빠지지 않은 느낌이다. 심지어 전투복 조작법에 익숙해지자 마자 부대를 탈출한 ‘사기꾼 샘’이라는 사신도 존재한다. 이쯤 되면 고문관을 떠나서 근성가이가 아닐까?
TOP 1. 루이(피크민), 보급품 빼돌리기, 식량 거덜내기, 상관 살해 시도까지… 나가!
캡틴 올리마의 부하로 피크민 2에서 처음 등장하는 로이. 비록 군인은 아니지만, 상하 관계가 명백한 우주선에 탑승했으니 일단 고문관 자격은 충분하다. 루이는 독특하게도 식탐으로 인한 고문관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먹성을 이기지 못 해 황금 피크피크 당근을 먹어치워 회사에 맞대한 빚을 지게 만드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루이의 사고뭉치 행방은 계속된다. 모든 식량을 다 가져가질 않나, 열심히 모은 과실을 모두 먹어치운 후 도망가질 않나, 원주생물까지 먹어버리는 등… 그야말로 식탐으로 인해 칠 수 있는 사고는 전부 다 친다. 인성도 딱히 좋지는 않아서, 헤라클레스거대업어거미를 조작해서 올리마를 쳐부수려 하는 프래깅 행위까지 시도할 정도다. 그야말로 만악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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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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