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 쥬라기 공원을 만들 때만 해도, 공룡이라고 하면 악어나 도마뱀처럼 매끈한 피부를 가진 파충류였다. 당장에 시중에 나와 있는 공룡 장난감들만 봐도 표면이 맨들맨들하지 않은가. 자연히 공룡은 우락부락한 근육 윤곽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파괴자 이미지가 강했고, 게임 등 매체에서도 그렇게 묘사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상식들이 싸그리 뒤엎어지고 있다. 많은 수의 공룡들이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론이 점차 사실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공룡이 새처럼 깃털로 빼곡히 뒤덮여 있었다는 것까진 아니지만, 이전까지의 이미지는 모두 깨졌다. 이런 공룡 외모의 변화는 게임에도 활발히 적용됐다. 최신 고증에 입각해 털 달린 공룡들이 등장하는 게임을 소개한다.
TOP 5. 야생의 땅: 듀랑고
지금은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에는 오프닝부터 털 난 공룡이 등장한다. 쥬라기 공원에도 단골로 나오던 소형 공룡 랩터인데, 얼핏 거대한 새나 캥거루처럼 보일 정도로 온 몸에 털이 복슬복슬한 모습이다. 실제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일부 랩터류 공룡은 알록달록한 색까지 띄고 있어 더욱 새 같은 모습인데, 데이노니쿠스쯤 가면 날개깃까지 제대로 볼 수 있어 진짜로 거대 괴조 같다.
국내에서는 듀랑고 전까지 깃털공룡이 등장하는 게임을 쉽게 접하기 어려웠기에, 이런 비주얼에 대해 상당히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듀랑고 속 깃털공룡들의 모습이 최신 고증을 반영한 디자인이라는 것이 점차 알려지고, 털 달린 공룡 특유의 비주얼이 호평을 받기 시작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그런 면에서 듀랑고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깃털공룡의 세계를 알려준 기념비적인 작품이 아닐까?
TOP 4. 몬스터 헌터 월드
몬스터 헌터 월드 첫 공개 당시부터 주력 몬스터로 소개된 안쟈나프는 티라노사우르스를 모델로 새롭게 만들어진 수룡종이다. 사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예전부터 티라노사우르스를 가지고 다양한 몬스터를 만들어 왔다. 굉룡 티가렉스, 공폭룡 이블조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들은 옛 상식에 얽매여 털 없이 비늘만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러나 안쟈나프는 다르다. 티라노사우르스에도 깃털이 달렸을 것이라는 가설을 적극 반영해, 등부터 꼬리까지 진한 색의 털로 뒤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쟈나프를 재료로 만든 방어구 역시 털이 복슬복슬한데, 깃털의 일종이므로 아마 굉장히 억셀 것으로 보인다. 차기작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서는 과연 어떤 털 난 공룡 몬스터가 등장할 지 기대가 된다.
TOP 3.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아크 2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의 대다수 공룡은 비늘 피부를 가지고 있지만, 랩터를 비롯한 몇몇 공룡들에는 깃털을 인상적으로 달아 놓았다. 게임 내 랩터의 모습을 보면 머리부터 등에 걸쳐 일자로 털이 나 있으며, 꼬리와 팔에는 꽤 굵은 깃털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듀랑고의 깃털랩터 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충분히 털 난 공룡의 모습을 구현했다.
이러한 털은 영화배우 빈 디젤이 총감독을 맡은 후속작 아크 2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공개 트레일러에서 적대적 부족을 잡아먹으며 등장한 티라노 사우르스는 머리와 등, 꼬리, 팔에 가시 같은 털이 잔뜩 나 있는 모습을 보인다. 보통 공룡의 깃털은 흉폭함을 희석시킨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아크 2의 공룡 깃털은 찔리면 아플 것 같은 무시무시함을 보인다. 저런 공룡 등에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체 엉덩이가 뭘로 돼 있는걸까?
TOP 2. 비스트 오브 버뮤다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공룡 시뮬레이션 생존 게임, 비스트 오브 버뮤다 역시 털 난 공룡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생존과 성장, 멀티플레이 요소 등 전반적으로 앞서 소개한 듀랑고의 3D 느낌이 강하다. 물론 서바이벌을 추구하기에 본격적인 게임성은 상당히 다르지만, 듀랑고 서비스 종료 당시 아쉬워 하던 유저들 사이에서 많이 언급된 게임 중 하나다.
비스트 오브 버뮤다에는 앞서 소개한 깃털 달린 공룡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특히 티라노사우르스의 경우 온몸에 털이 복실복실하게 나 있어서 흡사 거대한 곰 같은 느낌도 준다. 그 외에 가시나 날개 같은 깃털을 지닌 공룡도 상당수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스킨 커스터마이징 자유도가 높아서 화려한 색상의 공룡들로 인해 현실성을 조금 해친다는 것인데, 이를 불편해 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현실감을 높여 주는 게임 내 자체 필터까지 지원한다. 그러니 안심하고 털 난 공룡의 세계로 빠져 보자.
TOP 1. 프리히스토릭 킹덤
올해 2분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프리히스토릭 킹덤은 2003년 나온 쥬라기 공원 기반 타이쿤 게임 ‘쥬라기 공원: 오퍼레이션 제네시스’의 정신적 후속적이다. 이 게임은 그야말로 고증에 목숨 을 걸었는데, 개발진 역시 공룡을 비롯한 고생물 디자인에 관련 논문들을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반영하고 있을 정도다.
사실 대형 용각류 등이 깃털이나 털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아직도 연구 중이다. 어느 한 쪽을 따라가기엔 고증에 걸리기 마련인데, 개발진은 이 문제를 스킨으로 해결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은 최소 5개 이상의 스킨을 가진다. 공룡 역시 비늘로 뒤덮인 스킨부터 털이나 깃털이 나 있는 스킨까지 다양하다. 참고로 초기에는 티라노사우르스를 비롯한 모든 공룡들에게 깃털 스킨을 구현하려 했지만, 용각류의 경우 털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뒤통수나 꼬리쯤에 몇 가닥 정도 달려 있는 정도로 타협을 한 듯 하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가장 최신 이론에 기반한 깃털공룡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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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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