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에 설립된 국내 게임사 겜브릿지는 네팔대지진 생존자의 이야기를 그린 애프터데이즈로 이름을 알렸다. 그들의 차기작은 일본 위안부 피해자의 이아기를 담은 웬즈데이다. 12월 1일 스팀을 통해 출시된 웬즈데이는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주인공 ‘순이’가 되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본인과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제작진은 웬즈데이를 만들면서 기본적인 게임성과 재미를 갖추는 것 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역사를 알리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에게 누가 될 수 있는 자극적인 피해 묘사는 지양했다. 겜브릿지 황유정 작가는 “처음 웬즈데이를 기획할 때 다짐한 것이 ‘피해자에게 누가 될 게임이라면 만들지 말자’는 것이었다.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역사이기에 한층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이유는?
스토리를 구상하며 제작진이 신경을 기울인 부분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것이었다. 국내에 출간된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을 시작으로 국내와 해외에 출간된 위안부 관련 논문, 신문, 인터뷰 등을 참고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게임에도 반영됐다. 겜브릿지 황유정 작가는 “이러한 고증을 바탕으로 구성된 ‘순이 할머니의 서재’는 과거의 진실을 밝혀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에서 모아온 단서를 현대 서재에서 해석하며 순이 할머니는 진실에 다가간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에 나오는 사건과 소재 중 80% 이상이 역사적인 사건과 증언을 기반으로 기획된 것이다. 황 작가는 “고 김복동 할머님의 증언에서 발췌한 강제채혈, 호박에 주사를 놓는 엉터리 간호훈련, 얀 루프 오헤른 님의 증언을 기반으로 한 자발적인 삭발, 동료들의 이름을 적었던 손수건, 끌러간 섬의 이름조자 알 수 없었던 고 이복순 할머님의 사연 등이 있다”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모든 사실을 게임에 녹였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게임에 담긴 사건 대부분이 피해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탄생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게임 배경을 국내가 아닌 인도네시아에 있는 ‘암바라와 수용소’를 모티브로 삼은 이유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수용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황유정 작가는 “암바라와 수용소는 인도네시아에 있지만 우리나라 독립열사와 위안부 피해자의 한이 서린 곳이다”라며 “인도네시아에서 암바라와 수용소를 동양의 콜로세움으로 개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되면 위안소 건물은 사라질 위험이 높다. 위안소 건물을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으로 기록하고,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게임 배경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에게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타임리프 능력을 준 이유는 좀 더 사실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함이다. 당시 여성은 낮은 인권과 교육수준으로 인해 외국어를 몰랐고,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과 동료를 구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황유정 작가는 “당시 여성이 처했던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할 장치로 타임리프를 선택했다”라며 “미래에서 가져온 정보와 외국어 능력을 무기로 탈출을 도모하는 ‘순이’ 캐릭터가 탄생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타임리프는 과거의 비극을 되돌린다는 게임 주제와도 맞아떨어진다. 황 작가는 “한 번 타임리프를 할 때마다 하루씩 뒤로 돌아간다. 처음 돌아간 과거가 1월 7일이라면, 그 다음에는 1월 6일, 그 다음에는 1월 5일로 돌아가는 식이다”라고 밝혔다. 플레이를 진행할수록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 밝혀지는 구조라 스토리가 잘 맞물리도록 타임라인을 짜놓은 후에 이를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웬즈데이의 결말은 하나다. 주인공 순이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양한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건을 추리하고, 퍼즐을 풀며 단 하나의 결말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는 “멀티엔딩이 주는 재미도 고려할 부분이었지만, 이 주제와 소재에 적합한 싱글엔딩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작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웬즈데이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글로벌에 알리는 것이다. 스팀 출시를 결정한 이유도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가 사용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제작진은 외국어 번역에 역점을 두고 있다. 도민석 대표는 “영어와 함께 중국, 일본, 유럽까지 3개 언어로 추가 번역이 예정되어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도 알려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해외 게임쇼, 컨퍼런스, 미디어 등에도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2021년 중 모바일로도 웬즈데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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