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잡지보기]
최근 요리 게임 '쿠킹 시뮬레이터'가 한국어 패치를 통해 다시 한 번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정통 요리 게임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레시피에 따라 요리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해 세팅해서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물론 요리 그 자체보다는 가스통에 불을 붙이거나 소화기를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는 등 미친 짓들이 더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요리 게임입니다!!!
사실 이런 요리 게임의 역사는 꽤 오래 됐습니다. 요리라는 행위 자체가 꽤나 일상적인 콘텐츠이기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다수 선보여졌는데요,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플래시 주방 게임이라던가, 모바일로 즐기는 요리 타이쿤 게임이라던가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오늘 소개할 '천하일품 요리왕'도 그런 게임입니다.
일단 광고 내용을 보기 전, 요리사 복장을 한 여성 모델 한 분이 눈에 띕니다. 어쩐지 눈에 익으시다면 당신을 올드 게이머로 인정합니다. 네. 바로 온게임넷 초창기에 게임자키로서 눈부신 활약을 했던 길수현입니다. 온게임넷의 마스코트적 존재였던 그녀는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 진행을 토대로 공중파에도 진출해 '딩동댕 유치원'이나 '섹션TV 연예통신' 등에도 나오며 2000년대 초중반까지 눈부신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야말로 게임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죠.
그런 길수현을 홍보모델로 활용한 게임이 바로 이 '천하일품 요리왕' 입니다. 제작사는 T3 엔터테인먼트, 판매원은 한빛소프트입니다. 지금에아 T3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상태지만, 당시 두 회사는 파트너십 관계였죠. 사실 당시만 해도 한빛소프트는 블리자드 게임 유통으로 꽤 잘 나가던 상태였고 T3는 아직 제대로 된 히트작이 없었던 개발사였던 터라 한빛소프트의 지원을 받던 상황이었는데, 이후 한빛소프트가 블리자드 게임 유통권을 잃으며 하락세를 타고 T3가 '오디션' 흥행으로 대박을 치며 상황이 역전돼 결국 2008년 T3가 한빛소프트 경영권을 인수하는 단계까지 왔으니 알 수 없는 인생입니다.
게임을 보면 일단 국내 최초 요리게임을 표방했는데요, 당시 리츠 칼튼 호텔 양승남 조리팀장과 서울보건대학 유택영 교수가 감수를 맡아 사실성을 높인 점이 특징입니다. 국산 게임답게 우리 생활에 친숙한 요리들을 소재로 했다는데, 확실히 듣도보도 못 한 서양 요리가 나오는 해외 요리게임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광고에 나온 요리도 스테이크, 생선회, 생선구이, 갈비구이 같이 맛이 연상되는 요리들이군요.
게임 자체는 주인공 '한요리'가 요리학교를 시작으로 포장마차, 패스트푸드점, 일식, 중식, 양식, 한식, 퓨전요리집, 호텔 등 다양한 곳에서 요리를 하며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립니다. 칼질, 볶기, 썰기, 끓이기 등 다양한 조리법을 묘사했는데, 조작 자체는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것이 대부분이라 살짝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무려 온라인 예약판매를 진행했던 것도 특기할 만 합니다. 사실 1~2년 전만 해도 예약판매는 대부분 전화나 우편(!!)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요, 2002년에 접어들며 인터파크, 소프라노 등 예약판매 사이트가 생기며 조금 편하게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온라인 예약판매 초기라 그런지 지금은 상식이 된 예약판매 특전 등에 대한 내용은 없네요.
아무튼 이 게임은 나름대로 당시 화제를 모았고, 2년 후에는 후속작인 '천하일품 요리왕 2'가 무려 온라인으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챕터 연재 방식 다운로드 게임으로, 별다른 멀티플레이로서의 특징이 없어 큰 반향 없이 서비스를 종료했지만요. 차라리 지금 시뮬레이션 요소를 좀 더 강화해서 나왔다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군요.
*덤으로 보는 B급 광고
오늘의 덤으로 보는 광고는 ‘짱구는 못말려 6 원시소년 짱구’ 입니다. 삼성전자에서 2000년부터 출시한 PC게임으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6편의 게임이 나올 만큼 인기를 끌었었죠. 개발사도 수시로 바뀌었는데, 그 덕에 게임 장르도 횡스크롤 액션에서 미니게임, RPG식 액션게임 등으로 휙휙 교체됐고 각 편마다 평가도 극과 극으로 달렸습니다. 참고로 ‘임진록’ 시리즈와 ‘거상’을 만든 HQ팀도 ‘짱구는 못말려’ 4편을 제작한 바 있지요.
이번 광고는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한 6편으로, 정통 횡스크롤 액션으로 복귀한 작품입니다. 원시시대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꽤나 재미있는 스테이지 구성이 가능해졌고, 미니게임과 흰둥이 플레이 등으로 나름 호평을 얻었죠. 이후 ‘짱구는 못말려’ PC게임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손을 떠나 갑자기 학습용 게임으로 선회하더니, 7편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사실상 위 게임이 우리가 아는 ‘짱구는 못말려’ PC게임 마지막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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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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