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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 RE:2' 좀비 살점 사운드의 정체는 양배추 뜯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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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서 사운드가 유저 경험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막대하다. 점프 스퀘어 이벤트를 통해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는 경우는 당연하며, 게임 전반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해주기도 한다. 공간의 질감을 표현하고, 좀비나 귀신이 플레이어를 공격할 때 더욱 실감을 더하는 데도 사운드 효과가 사용된다.

올해 1월 25일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RE:2'는 위에서 말한 사운드 효과가 매우 섬세하게 적용된 작품이다. 좀비가 사람 살을 물어 뜯는 소리부터, 공간에 따른 캐릭터 음성 차이, 심지어는 플레이어 동선에 따른 음량 차이까지 계산해 사운드를 적용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24일 'NDC 2019'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바이오하자드 RE:2' 사운드 디자이너가 NDC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바이오하자드 RE:2' 사운드 디자이너가 NDC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야채와 슬라임으로 만들어낸 좀비의 소리

이번 NDC 2019에서 발표를 맡은 캡콤의 사운드 디자이너 쇼헤이 미야타와 유스케 키노시타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호러게임에서 사운드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사운드는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고, 호러게임은 플레잉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라며, "피가 나거나 살점이 떨어지는 소리, 좀비의 목소리 등을 실제와 같게 만들어 유저가 3D로 음향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캡콤이 '바이오하자드 RE:2'의 3D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바로 폴리 사운드다. 폴리 사운드란 사람 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한 모든 음향을 말하는데, 캡콤은 이를 위해 매우 큰 공을 들였다. 유스케 씨는 "사내·외 스테이지는 물론, 각종 숲이나 건물에 가서 사운드를 녹음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 왼쪽부터 유스케 키노시타, 쇼헤이 미야타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좀비 호러 특유의 불쾌한 사운드에 신경을 썼다. 좀비가 움직이는 소리는 크게 내장과 뼈, 살로 계열이 나뉜다. 살을 자르는 소리는 양배추를 사용해서 냈으며, 내장이 떨어지는 소리는 산속에서 슬라임(액체괴물)을 떨어뜨리는 소리다. 뼈 계열 사운드는 피망과 샐러리를 사용했다. 특히 좀비 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직원이 샐러리를 베어무는 소리를 녹음해서 썼다. 좀비가 시체를 게걸스럽게 먹는 음향은 해당 소리를 전부 합쳐서 만들었다.

두 번째는 바로 실시간 쌍이효과다. 최근 ASMR을 통해 잘 알려진 쌍이효과, 일명 '바이노럴 효과'는 청취자가 마치 실제 소리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개발진은 이를 녹음하기 위해 유튜브 ASMR 콘텐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귀 모양 바이노럴 마이크를 사용해 녹음을 진행했다.

▲ '바이오하자드 RE:2' 스토리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처음엔 앞, 뒤, 좌, 우 4방향에 스피커를 설치해 거리와 방향을 조절했으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사람이 시각을 통해 전후 방향의 음향을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깨달은 개발진은 6방향으로 스피커를 수정해 거리를 정확하게 체크했다. 이 기술에 대한 확증을 얻기 위해 음향 심리학자와 통계학자를 초빙해 각종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여기에 영화 사운드 시스템인 돌비 애토모스를 사용해 각각의 사운드를 개별적으로 위치시켜 더욱 입체감과 몰입감을 높혔다. 올비 애토모스는 정사각형 형태의 영화관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사운드 시스템으로, 정확하고 완벽한 공간감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다. 당초 윈도우즈 10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었기에, 이를 단일 게임에 쓰기 위해 사용 프로그램도 여러번 바꿔야 했다.

교회, 부엌, 결혼식장과 폐공장의 울림을 담아내다

세 번째는 사운드 배치다. 제작진은 게임 속 공간과 최대한 비슷한 곳의 파형을 따왔다. '바이오하자드 RE:2'에는 수많은 방이 나오고, 그마다 역할과 질감, 가구 배치, 용도가 다 다르다. 때문에 이 방과 목적에 맞는 잔향, 즉 울림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스튜디오 엔지니어와 함께 답사를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쇼헤이 디자이너는 게임에 등장하는 곳과 최대한 비슷한 곳부터 시작해 다양한 곳의 울림을 체크하기 위한 답사를 시작했다. 집 부엌부터 교회, 공장, 축구장, 결혼식장 등 최대한 많은 곳을 조사했다. 해당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파형을 체크하고 이를 녹음한 뒤 기존에 녹음되어 있었던 캐릭터 대사나 효과음에 입혔다. 실제로 게임 속 레온의 목소리는 같은 대사라도 장소에 따라 전부 다 다른 울림으로 표현된다. 이어폰을 사용할 시 더욱 선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제작진은 완벽한 사운드를 위해 효과와 배치 모두를 신경써야 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제작진은 완벽한 사운드를 위해 효과와 배치 모두를 신경써야 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극적인 연출을 위한 거리별로 BGM에 다른 음량을 갖도록 만들기도 했다. 처음 연출이 발생한 포인트에서 다음 포인트로 갈 때까지의 사운드 디자인을 좀 더 구체적으로 구상한 것이다. 단순히 바로 옆방에서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에도 방에서 문에 가는 경로와 문을 나와서 다음 방으로 향하는 경로, 문을 열고 이벤트가 발생하는 곳까지 가는 경로마다 각각 다르게 음량을 적용한 것이다. 게임 속에서 타이런트가 등장하는 장면이나 좀비가 튀어나오는 장면 BGM에서 이 부분이 잘 구현돼 있다.

아직 구현하지 못한게 많아 다른 시리즈에서 더 열심히 할 것

유스케 디자이너는 끝으로 좀비가 직접 내는 사운드를 만드는 데 있어 자신만의 철학을 조심스레 이야기 했다. "본작에 등장하는 크리쳐나 적은 대부분 사람이었던 것이거나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때문에 과도한 이펙트를 주기보다는 연기자가 직접 내는 소리를 통해 인간다움을 살려서 녹음했다"는 것이다. 두 발표자는 아직도 구현하지 못한게 많아 아쉽다며 다음 시리즈에서 못다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발표를 끝마쳤다.

▲ 두 발표자는 "아직 구현하지 못한 것은 다음 작품에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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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RE:2 2019년 1월 25일
플랫폼
비디오
장르
제작사
캡콤
게임소개
'바이오하자드 RE:2'는 캡콤 대표 공포 게임 '바이오 하자드 2'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라쿤 시티'에서 발생한 전염병 사태를 배경으로 주인공 '레온'과 '클레어' 여정을 다뤘다. 리메이크 버전은 캡콤 자체... 자세히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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