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준 높은 그래픽이다 (사진제공: 넥슨)
넥슨이 올해 지스타 메인으로 앞세운 게임 중 하나는 ‘트라하’다. 지스타 프리뷰 당시 이정헌 대표가 직접 “하이엔드 모바일 MMORPG”라고 소개하며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완성도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넥슨이 출품한 모바일 신작 중 ‘트라하’만 아이패드로 시연한 이유도 품질 높은 그래픽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실제로 지스타 현장에서 ‘트라하’를 해본 유저들이 가장 큰 강점으로 손꼽은 것 역시 그래픽이다.
하지만 지스타에서 ‘트라하’가 가진 모든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넥슨만 해도 신작 11종이 시연 버전으로 출품되었기에 ‘트라하’에만 많은 시간을 줄 수 없었다. ‘트라하’를 개발 중인 모아이게임즈 최병인 기획팀장은 “트라하의 묘미 중 하나는 본인 스타일에 맞춰 캐릭터 세팅을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스타에서는 플레이 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세팅 하나로 보스까지 무리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트라하’가 지스타 현장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묘미는 ‘선택의 재미’다. 세 가지 무기 중 원하는 것을 고르는 ‘인피니티 클래스’, 나는 탈 것이 동원될 정도로 넓은 필드, 눈꼬리나 입술 모양과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를 조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까지. ‘트라하’가 앞세운 핵심 콘텐츠는 모두 ‘선택의 재미’로 귀결된다. 게임메카는 모아이게임즈 최병인 기획팀장, 노승훈 캐릭터 아트 팀장, 피상현 배경 아트 팀장을 만나 ‘트라하’의 숨겨진 매력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왼쪽부터 모아이게임즈 피상현 배경아트팀장, 최병인 기획팀장, 노승훈 캐릭터아트팀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탄탄한 기본기에 변주를 더하는 선택의 재미
‘트라하’는 모험적인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 ‘모바일에 이런 게임이 있었어?’라는 놀라움을 준 ‘데이브’처럼 시도 자체에 의미를 두는 실험작은 아니다. 넥슨에서도 매출 최상위권 입성을 염두에 둔 대작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트라하’ 최종 콘텐츠는 많은 유저가 필요한 RvR이다. 따라서 게임성도 최대한 많은 유저를 안고 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투에서 수동조작에 힘을 실었지만 UI는 기존 게임과 비슷하게 가져간 이유 역시 유저들이 게임을 낯설게 여기지 않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최병인 기획팀장은 “테스트 과정에서도 완전히 다른 패턴과 모양도 시도해봤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나도 모르게 익숙한 위치로 손이 가더라. 따라서 UI는 비슷하게 가되 컨트롤에서 변화를 주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 익숙한 UI에 색다른 수동조작의 맛을 더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트라하’를 관통하는 주제는 모바일 MMORPG하면 생각나는 기본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개성을 어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작 방향은 게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캐릭터 성장도 마찬가지다. 제작진이 생각하는 정석은 있다. 세 가지 무기를 골고루 키우고, 여기에 맞춰 전문기술(채집 및 제작) 4종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다. 최병인 기획팀장은 “각 무기나 전문기술을 일정 이상 성장시킬 때마다 캐릭터 능력치를 전반적으로 올려주는 새로운 능력이 개방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석에서 벗어난 플레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병인 기획팀장은 “저희 입장에서는 골고루 키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유저 선택을 존중하려 한다. 원한다면 무기 3종 중 하나만 키워도 된다”라며 “전문기술도 전투 레벨에 관계 없이 높은 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실에서도 모두가 같은 길을 가지는 않는 것처럼 ‘트라하’ 유저에게도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싶다는 뜻이다.
▲ 다양한 콘텐츠 중 집중하고 싶은 것을 고르면 된다 (사진제공: 넥슨)
모두가 전투력 1위만 보고 달려갈 이유는 없다. 누군가는 1등보다는 내 캐릭터를 키우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최고의 옷을 만드는 장인이 되겠어’를 목표로 삼을 수 있다. ‘트라하’라는 거대한 세계에서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다양한 군상을 품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다.
최병인 기획팀장은 “모든 유저에게 똑같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고를 수 있도록 콘텐츠를 풍요롭게 제공하려 한다. RvR이 있기에 종국에는 대규모 전투가 중심이 될 것이다. 다만, 전투도 중요하지만 유저가 해나가는 플레이 자체가 진영에 도움이 되고, 두 진영 간 경쟁을 일으키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필드 디자인도 이러한 방향과 맞물려 있다. 최병인 기획팀장은 “트라하 필드는 전투와 채집 지역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필드 곳곳에 다양한 몬스터와 재료, 보물이 숨어 있는 식이다. 여기에 두 진영 유저가 맞붙는 PK도 가능하다”라며 “플레이 중 필요한 것을 찾아 사냥터를 찾아 다니는 식이다. 사냥을 목적으로 하면 내 전투 레벨에 맞는 곳을 찾아가고, 원하는 재료가 있다면 다소 부담스런 사냥터에도 방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넓은 필드에는 유저를 기다리는 콘텐츠가 곳곳에 숨어 있다 (사진제공: 넥슨)
모바일 MMORPG에 맞는 선택의 즐거움 제공하겠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트라하’는 대중을 겨냥한 모바일 MMORPG다.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일정한 가이드가 없다면 즐기기 어려운 게임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제작진이 선택한 것은 은근한 안내다. ‘전문기술을 50까지 올리고 싶으면 전투 레벨 50을 찍으세요’라며 강제적인 조건을 거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플레이하면 더 좋아요’라며 유저가 자연스럽게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수동조작이다. 최병인 기획팀장은 “모바일에서 자동조작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수동조작을 사용하면 자동보다 2배에서 3배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수동으로 하면 캐릭터를 더 빨리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좋은 채집 재료를 레벨이 높은 몬스터가 있는 필드에 배치해 자연스럽게 전투와 전문기술을 고루 키우도록 유도한다.
전투와 전문기술도 연결되어 있다. 우선 전문기술끼리도 ‘낚시’를 하고 싶다면 먼저 대장 기술을 활용해 ‘낚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전문기술 4종을 고루 활용하도록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전문기술은 전투와도 연결된다. 직접 만든 ‘요리’를 먹으면 능력치가 오르고, 직접 만든 무기와 방어구로 캐릭터를 무장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MMORPG에서 어렵지 않게 선택의 재미를 맛보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 '낚시'로 물고기를 낚으면, 이를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사진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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