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 2 레볼루션’은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해 PC 수준의 정교한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이런 ‘리니지 2 레볼루션’을 삼성의 최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8에서는 정말 PC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FHD 해상도에 키보드, 마우스를 이용한 조작법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바로 새로운 주변 기기 ‘덱스(DeX)’다.
사실 지금까지 모바일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블루스택이나 녹스 같은 앱플레이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앱을 PC에서도 사용하도록 만든 것으로, 모바일게임을 PC에 어울리게끔 ‘업그레이드’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덱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과연 ‘덱스’는 스마트폰 게임 라이프를 바꿀 수 있을까? 게임메카는 직접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찾아 ‘덱스’를 체험해보았다.
▲ '덱스' 시연을 진행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스마트폰을 PC로 바꾼다! ‘덱스’는 어떤 기기?
‘덱스’는 갤럭시 S8 및 갤럭시 S8+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도킹 스테이션으로, 외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넓은 화면에서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고, 키보드나 마우스에도 대응한다. 연결할 수 있는 모니터만 있다면 스마트폰이 PC로 변신하는 셈이다.
▲ 삼성 '덱스'(좌)와 갤럭시 S8(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삼성은 ‘덱스’를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모바일 데스크탑 환경을 갖출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만나본 ‘덱스’는 손바닥만한 크기에 무게도 230g으로 가벼워 휴대하기 용이했다. 여기에 2개의 USB 2.0 포트를 갖추고 있어, 키보드나 마우스 등 PC에서 사용하는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또한 키보드 단축키나 드래그 앤 드롭 같은 동작들도 모두 원활하게 작동한다.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만 있다면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 인터넷을 보며 문서 작업이 가능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또한 ‘덱스’는 모바일게임의 한계를 극복할 만한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먼저 랜선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이더넷 포트가 내장되어 있어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한다. 최근 모바일게임에서도 멀티플레이가 중요해진 만큼, 4G나 와이파이 같은 무선 인터넷의 단점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덱스’ 본체가 자체적으로 충전 기능을 가지고 있어,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해도 배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별도의 냉각 팬까지 내장되어 있다. 게임을 오래 하면 자연스럽게 기기가 뜨거워지는데, 냉각 팬을 통해 어느 정도 발열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덱스’는 설치 및 사용도 간단하다. 먼저 HDMI 케이블을 사용해 ‘덱스’와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한다. 이후 본체 중앙의 USB 타입C 포트에 갤럭시 S8을 꽂으면 자동으로 ‘덱스’가 기동하며, 넓은 모니터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워 준다. 마우스를 이용해 앱을 더블 클릭해 실행하고, 키보드를 두드려 글자를 입력하는 등, PC와 거의 똑 같은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바탕 화면에 자주 사용하는 앱을 꺼낼 수 있고 현재 사용 중인 앱이 작업 표시줄에 나와, 정말로 PC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을 보면서 문서 작업을 하는 등, 여러 앱을 한 화면에 띄워서 사용하는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PC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이지만, 사용 중에 불편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 '덱스' 전면 사진. 중앙에 있는 USB 타입C에 갤럭시 S8을 꽂는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덱스' 후면. 이더넷 포트와 USB 포트, HDMI 포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특히 갤럭시 S8은 VDI를 사용할 수 있다. VDI란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의 준말로, 가상의 윈도우를 불러와 PC처럼 사용하게끔 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하자면 갤럭시 S8에서도 윈도우 OS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특징에 힘입어 ‘덱스’는 정말로 PC 환경을 선보일 수 있다.
단, 주의할 점도 있다. ‘덱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전에 사용하던 앱은 자동으로 종료된다. 기기를 ‘덱스’에서 분리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약 작업 중인 중요한 자료가 있다면 저장하는 것이 필수다.
▲ 스마트폰으로 윈도우가 된다. 기술의 진보는 착실히 진행중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덱스와 ‘리니지 2 레볼루션’의 궁합은?
그렇다면 ‘덱스’를 사용해서 플레이하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시연대에서는 ‘덱스’에 최적화된 ‘리니지 2 레볼루션’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큰 화면에서도 막힘 없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리니지 2 레볼루션’ 그래픽은 1920x1028 해상도 모니터에서 깔끔하게 보였다. 여기에 프레임 드랍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고, 앞서 말한 ‘멀티태스킹’도 여전해 게임 중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 툴 등 다른 앱을 사용할 수 있었다.
▲ 엑셀과 함께 플레이하는 '리니지 2 레볼루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조작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별도의 키 설정을 거치지 않아도 WASD나 상하좌우 키로 캐릭터가 움직이거나, 숫자키로 스킬을 사용하는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작 방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우스 클릭이 터치를 대체하며, 더욱 정교한 조작이 가능했다. 그래픽부터 조작까지 불편하게 느끼는 점이 없다 보니, 실제로 PC MMORPG를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덱스’에서 모든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니지 2 레볼루션’ 외에도 ‘심시티 빌드잇’과 같은 몇몇 게임을 해보려고 했지만, 아예 켜지지 않는 경우가 꽤나 많았다. 즉, ‘덱스’에서 모바일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개발사에서 추가적인 최적화 작업을 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덱스’에 최적화된 모바일게임은 ‘리니지 2 레볼루션’과 ‘더 트리베즈’ 2종으로, 향후 더욱 추가될 예정이다.
▲ 11일 기준, '덱스' 파트너 앱 중 게임은 2종 뿐이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스마트폰을 매우 간단하게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덱스’는 매력적인 기기다. 하지만 아직은 게임보다는 문서 작성이나 사진 편집 등, 사무적인 기능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리니지 2 레볼루션’은 더욱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지만, 단지 게임 하나를 위해 16만 원의 주변기기를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덱스'가 스마트폰 게임라이프를 바꾸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게임이 ‘덱스’ 버전으로 출시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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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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