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트 & 매직 다크메시아 체험기. 에이 설마!

곧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M&M 다크메시아. 뛰어난 물리엔진으로 만들어진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 이 게임이 드디어 멀티플레이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본 필자 역시 이 소식을 듣고 마냥 ‘와~ 재미있겠다’라긴 보다는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고자 달려들었으니…

험난대로는 이미 예언된 것일까? 그럼 필자와 함께 다크 메시아의 광란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보자.

놀라운 그래픽과 연이어 밀려온 멀미. 이건 정도가 지나치잖아!
로딩 중…
기나긴 로딩 화면은 ‘대략 난감’이란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길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즐길 수 있는 M&M 다크메시아 멀티대전을 기대하면 로딩 따윈 벽이 되진 않는다(물론 보다가 지루해 깜빡 졸뻔 했지만).

그리고 고생 끝 행복 시작. 드디어 입장한 다크메시아의 세상은 필자에게 황혼이나 다름없었다. 특유의 판타지 풍의 묵직한 분위기가 살아 숨쉬 듯 느껴졌고, 역동적인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감탄사가 절로 나와 ‘엘더스크롤4: 오빌리비언’의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기대에 이리저리 움직이며 돌아다닌 필자.

너무 사실적인 그래픽 구현은 멀미가 날 정도로 섬세하다. 물리엔진을 통해서 구현된 그래픽, 그것도 움직임에 의해 흔들리는 화면 처리는 매우 훌륭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그것은 해가 될 뿐, 이 너무 현실적으로 흔들리는 화면으로 인하여 멀미로 고통을 호소한 필자는 시작부터 좌절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번 사내가 발을 담궜으면 끝까지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오기로라도 이 게임에 대해 더 파헤쳐볼 생각으로 맹목적으로 필자는 달려들었다.

허나 앞으로 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필자는 이때까지 알지 못했다.

뭘 선택하면 좋을까? 난감 +(플러스)! 클래스 선택
게임 시작에 앞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진영’과 ‘클래스’를 선택해야 한다. 다크메시아는 '휴먼'과 '언데드'간의 싸움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멀티 대전시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종족마다 클래스의 차이는 없으니 자신의 취향에 따라 진영을 선택하자.

이제 진영을 선택했다면 다섯 개로 구분된 기본 클래스를 선택할 시간이다. 클래스마다 특성에 맞게 맞춰진 '스킬트리'가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스킬트리는 적과 싸워 얻은 경험치로 레벨업을 해 올려야 한다. 그리고 멀티 대전에서는 정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빨리 레벨을 높여 스킬을 습득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간단하게 클래스에 대해 알아보자. 클래스는 워리어(전사), 어쌔신(도적), 아처(궁수), 프리스트(성직자), 메이지(마법사)로 나눠져 있다. 월등히 높은 방어력과 체력(스테미너)으로 과감한 돌진력을 보여주는 워리어, 재빠른 움직임과 독과 은신을 통해 적에게 기습적으로 치명타를 안겨주는 어쌔신, 먼 거리에서 다양한 장거리 스킬을 통해 적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아처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밀리 클래스이다.

그리고 스펠캐스트인 프리스트와 메이지는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다. 그리고 게임에 있어 이 둘의 능력에 따라 승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 이유는 강력한 보조 마법과 공격 마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스트 경우 아군을 되살릴 수 있으며, 메이지 경우 강력한 광역 마법을 시전하여 적, 아군 구분 없이 쓸어버릴 수 있다.

클래스를 선택했다면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다. 여기서 본 필자는 당연히 뼛속부터 근골까지 활쟁이 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처를 선택! 당연히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댈 각오로 과감하게 돌격했다.

인생 뭐 있냐. 기쁨이 있으면 절망도 있는 법. 활쟁이를 좌절시킨 시스템
M&M 다크메시아는 기본적인 FPS의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즉 이동 커맨드부터 시작해, 무기(스킬) 선택도 ‘(1)~(0)’ 키로 바꾸는 것까지 똑같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에도 불구하고 FPS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플레이어의 컨트롤 실력 차가 크게 난다는 것. 아무리 하수가 고수에게 기를 쓴다 해도 고수를 쓰러트릴 수 없다는 것이 양육강식의 FPS 게임의 법칙이다. 하지만 다크메시아는 강한 상대와 싸우는 것보다 시스템 적응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FPS에 한동안 짬밥을 먹었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다크메시아로 인하여 자존심이 무너졌다. 이 게임에서는 현실적인 모든 것이 다 담겨있다. 검을 휘두르는 것부터 시작해 마법을 쏘는 것, 활을 쏘는 것까지 모두 현실의 그대로다. 필자가 아처이기 때문에 더욱더 난감했다. 아래에 표기해 놓은 것은 기본적인 활을 쏘기 전의 단계를 나열한 것이다.

화살을 장전한다 → 활시위를 당긴다 → 활시위를 놓아 쏜다!

결국 이 삼 단계를 걸치는 동안 아처는 아무것도 못한다. 또한 날라간 화살은 적이 피해버리면 절대로 맞지 않는다. 즉 전적으로 적을 맞추는 것은 플레이어의 실력에 달려 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각도, 거리, 그리고 적의 움직임의 예상 방향 모두 생각하고 쏘아야 하는 부분까지 좋지만, 아처의 컨트롤은 상당히 어려웠다. 즉 ‘활쟁이만 피 봤다!’라는 것이 필자의 억울함 썩인 하소연이다.

물론 타 클래스 역시 나름대로 그 현실의 물리법칙을 따른다. 하지만 FPS 게임으로서 지나치게 현실의 룰을 적용한 것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본 필자의 생각이다. 물론 3층 높이의 건물 아래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이지만, 이 게임만큼 현실의 룰에 얽매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결국 적을 죽인 수보다 적에게 유린당한 수가 많은 필자는 활쟁이로 세상을 재패하겠다던 다짐은 2시간을 넘기지도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그 후 타 클래스 모두 해봤지만 아처처럼 힘든 클래스는 없다라는 결론을 지었다. 필자가 아처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이 싫었다면, 직접 찍은 다른 클래스의 도영상을 통해 어떤 형태로 전투가 진행되는지 살펴보라. 아마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워리어 - 근접전의 최강자. 하지만 검을 휘두를 때마다 시야가 흔들리기 때문에 극도로 눈의 피로를 야기시킨다.

어쌔신 - 레벨이 높지 않은 이상 은신해봤자 어디로 튀는지 다 보인다. 하지만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고 시야를 흐리게하는 독 공격은 상당히 강력하다.

프리스트 - 다양한 보조 마법으로 팀원을 보조한다. 하지만 강력한 공격 마법이 없는 것이 흠이다. 보조 마법의 활용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지 - 누구나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클래스. 파이어 계열의 마법만 잘 활용한다면 어디가도 꿀리지 않는다. 단 캐스팅 시간이 길다는 점과 마나가 한정되 있으므로 마법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히어로즈5의 세계관을 물려받은 판타지 FPS. 차라리 MMORPG로 나오던지…
마이트 & 매직 다크메시아. 이 게임을 하면서 필자가 느낀 것은 ‘훌륭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였다. 현실의 룰을 적용시켰으며, 뛰어난 그래픽을 통해 판타지 세상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때문에 차라리 다 같이 역경을 이겨내 가는 파티 모험을 멀티플레이로 구현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현실의 룰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던 TRPG 시절을 추억으로 간직한 필자로서는 충분히 재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쉬움을 감추며 이번 마이트 & 매직 다크메시아의 체험기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