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역사를 소재로 한 RTS게임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의 신작게임 데모가 공개됐다.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라이즈 오브 레전드’란 타이틀을 달고 발매되는 이번 작품은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세계관을 채택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전 시리즈들은 주로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해 게임이 제작됐지만, 이번 작품은 판타지세계의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는 것!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나 워크래프트에서 보는 것처럼 전형적인 판타지 캐릭터(엘프, 드워프, 오크 등)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 게임은 마법과 기계문명간의 대립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워해머40K와 비슷한 컨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관련링크: 라이즈 오브 레전드 데모버전
개성이 뚜렷한 마법과 기계, 외계종족이 등장!
게임에는 총 3개의 종족이 등장한다. 알린(Alin)과 빈치(Vinci), 쿼틀(Cuotl)이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종족인데, 각각 독특한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종족이라 그 탄생배경에 대해서 더욱 주목할 만 하다. 먼저 알린은 아라비안 나이트 세계관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종족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등장한 지니, 드래곤, 반인반갈(반은 사람, 반은 전갈)의 판타지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그리고 사막을 주요활동무대로 삼은 원작의 이미지에 맞게 게임속에서도 이들은 사막에서 그들만의 문명을 발전시킨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영향을 받은 스팀펑크 세계관의 '빈치족' |
한편 빈치는 이름에서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업적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종족이다. 수많은 미술작품은 물론 과학이론, 기계설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박학했던 그의 세계관이 게임속에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각종 기계장치들이 맞물려 동작하는 빌딩과 유닛, 하늘을 나는 증기기관에 이르기까지 종족의 개성은 뚜렷하다. 기계를 사용한다고 해서 딱딱한 이미지만 있는 것도 아닌데, 다 빈치의 미술작품에서 보여지는 화풍으로 디자인된 빌딩들은 화려한 건축미를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쿼틀은 마야문명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종족이다. 하지만 그들은 알린, 빈치와 달리 이 행성에서 살아온 종족이 아닌 외계종족이다. 여느 외계종족이 그러하듯, 게임속에서 쿼틀은 앞의 두 종족보다 더욱 진보된 문명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유닛생성이나 빌딩건축에 필요한 동력도 앞의 두 종족처럼 광물이 아닌, 자가발전이 가능한 에너지에서 얻는다. 이러한 3자 구도는 이미 국내PC게이머들에게 익숙할 텐데, 마치 스타크래프트와 흡사하다. 알빈-저그, 빈치-테란, 쿼틀-프로토스의 비유가 다소 과장됐다고 생각될 지 모르지만, 그 만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아무렴 어떨까?
▲알린족은 아라비안나이트의 세계관을 모토로 특유의 모래문명을 선보인다 |
새로운 에너지원을 둘러싼 전쟁이 주된 스토리
게임의 스토리는 빈치족의 탐험가 가이아코모(Giacomo)의 일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는 동생인 페트르조(Petruzzo)에게 편지를 쓰는 식으로 기록을 남겼는데, 모험의 시작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서였다. 소규모 부대를 결성해 세계곳곳을 탐험하던 중 그는 광활한 사막에 도착하게 된다. 별 기대않고 탐험한 이곳에서 그는 생전에 보지 못했던 건축물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막연한 두려움에 선뜻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던 가이아코모는 내리쬐는 뙤양볕아래 의식을 잃는다. 정신이 든 그는 어느새 그 곳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스스로를 알린이라 칭했다. 그들 사이에서 20여일 가깝게 생활한 결과 알린족은 독특한 문명을 소유하고 있으며, 매우 친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곳에서 그는 페지(Fezzi)를 만났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형성된 두 종족의 평화로운 관계가 일순간의 사건을 통해 산산조각 난다. 외계생명체 쿼틀족의 우주선 하나가 이 행성과 충돌하게 된 것! 우주선은 높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던 터라 조각난 파편에서도 상당한 에너지를 채집할 수 있었다. 이에 알린과 빈치족이 이것을 둘러싼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 게임의 주된 스토리다.
▲스팀펑크와 마법이 공존하는 아스트랄한 세계관이 이 게임의 묘미 |
세계맵과 전장을 구분, 전투의 빠른전개가 특징
최근 출시되는 RTS게임의 트렌드가 세계맵과 전장을 구분하는 것인데, 이 게임 역시 그러한 경향을 따른다. 세계맵에서는 지역별로 도시를 건설, 각각 군사 및 상업적인 용도로 특성화시킬 수 있다. 물론 적의 영역을 침공하는 일도 가능하다. 적의 영토로 아군의 유닛을 이동시키면 화면은 전장으로 바뀌고 실제로 유닛들이 전투를 펼치는 장면과 정교한 빌딩들의 모습을 3D로 감상할 수 있다(스타워즈 엠파이어 앳 워와 유사). 전장 역시 적과 아군의 영역이 구분돼 있으며, 바닥에 묻혀있는 광물을 채취해 자원양을 늘릴 수 있다. 한편 금은 특정한 빌딩을 짓고 거대 왕복선을 통해 늘려나가는 방식이다.
▲월드맵과 전투맵을 분리, 보다 입체적으로 세력을 확장시킬 수 있다 |
게임의 핵심인 전투는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유닛을 만들거나 빌딩을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순식간에 이를 완료해 다음 전투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초반 전투맵에 바로 전투에 투입할 수 있도록 유닛들을 배치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일부 유닛의 경우 자원탐색이나 특수행동을 자동으로 펼칠 수 있는 커맨드가 있어 컨트롤을 편리하게 했다. 하지만 자동기능에 너무 의지하면 적의 정찰유닛에 의해 쥐도새도 모르게 아군의 유닛이 사라질 수 있으니 항상 관심을 떼지 말 것! 그 밖에 게임에는 절대적인 힘을 자랑하는 영웅유닛도 등장, 전투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위력과 비용의 조화를 통해 밸런싱 구축!
12개의 문명이 등장했던 전작과 비춰볼 때 3개의 종족만이 출현한다는 것은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는다. 하지만 제작사측에서는 단순히 종족수만 많았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 게임은 문명마다 개성을 강조해 매번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외모만 달랐지 판에 박힌 빌딩과 비슷한 속성을 지닌 유닛들이 펼치는 전투는 지루하기 쉽다는 것! 종족의 수는 줄어들었을 지라도 빌딩효과와 유닛의 공격, 이동특성을 더욱 다채롭게 구성해 무한한 수의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종족별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빈치는 기계문명을 사용하는만큼 화려한 기술과 빌딩, 유닛들의 모습을 보장한다(물론 위력도 그에 상응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치뤄야할 비용이 상당한 편! 단 한 개의 유닛과 빌딩을 만들더라도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반면 알린은 게임초반 유닛이나 빌딩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위력은 그에 못미쳐 비슷한 계급의 빈치족과 1:1로 맞붙는다면 승리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나약한 유닛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체구와 막강한 화력, 빠른 비행능력을 보유한 드래곤은 빈치족의 모든 유닛을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 쿼틀족은 화려한 마법을 자랑한다(마법형태로 보일 뿐, 엄밀히 말해선 애니그마 덩어리다). 거의 모든 공격이 마법을 위주로 이뤄지는데, 일정범위를 공격하는 마법들은 적의 모든 유닛을 제거할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또 이들은 알린과 빈치족과는 달리 에너지를 자원으로 사용해 자원부족에 시달릴 일도 없다. 빌딩과 기술 업데이트만 꾸준히 수행한다면 어떤 공격에도 살아남는 철옹성을 쌓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종족은 그들을 대표하는 거대유닛(화면의 상당부문을 차지할 정도로 크기가 어마어마하다)을 보유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유닛들을 재로 만들거나 압사시키고 거대한 빌딩들 역시 단숨에 허물어뜨릴 정도로 화려한 전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캠페인 구성은 The 4400이나 스몰빌 등 미국 TV드라마를 연상시킨다 |
백문이 불여일견! 데모를 해보자!
일단 게임의 공식적인 발매일은 금년 5월 9일로 잡혀있다. 공개된 데모는 로딩시간이 상당히 길고, 쾌적한 진행을 위해 높은 CPU성능을 요구해(CPU2.4GHz, 지포스6800GT, 램512MB에서 그래픽을 중간옵보다 낮춰야 부드럽게 돌아갔다) 아쉬움이 남았다. 이 문제는 제작사측에서 조속히 해결한다고 하니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아쉽더라도 데모게임으로 발매일까지 버텨보자. 이번 기사를 쓰면서 느낀건데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대부, 엘더스크롤, 툼레이더 등 매달 대작게임들이 쏟아지고, 다음달에는 ‘라이즈 오브 리전드’까지 발매되니 전세계 PC게임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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