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크툴루: 다크 코너 오브 디 어스(이하 콜 오브 크툴루)’는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제작사로 잘 알려진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이하 베데스다)가 유통하는 호러어드벤처게임이다. 엘더스크롤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베데스다의 시나리오 기획력이 이번엔 명작 호러소설과 만나 인간의 내면적인 공포에 대한 재조명에 나선 것이다. 게임은 현대에 와서 인정받은 호러소설의 대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H.P. Lovecraft)의 인기작 ‘콜 오브 크툴루(Call of Cthulhu)’를 소재로 한다. 이미 게임은 지난해 10월, 베데스다와 인연이 깊은 Xbox로 발매된 바 있으며 PC는 오는 5월초 발매될 예정에 있다.
▲'콜 오브 크툴루'는 인간의 인식 밖에 있는 존재에 대한 미지의 공포를 다룬 게임이다 |
어둠의 세계관의 대가 러브크래프트 원작게임
이
게임은 단순히 ‘우리에게 익숙한 호러어드벤처게임이다’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세계관의
크기가 타게임과 차원을 달리한다. 반지의 제왕의 원작자인 J.R.R. 톨킨이 세상의
밝은 면을 소재로 한 판타지소설의 대가로 꼽는다면, 콜 오브 크툴루의 러브크래프트는
세상의 어두운 면, 죽음 이상의 공포를 소재로 한 호러판타지소설의 대가로 손꼽힌다.
‘빛의 세계관에 톨킨이라면 어둠의 세계관에 러프크래프트다!’라는 공식은 이미
서양에선 너무도 익숙할 정도. 대표적으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는
이미 영화나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빛의 세계관이고,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해 낸 크툴루 신화(Cthulhu Mythos)와 네크로노미콘(Necronomicon)은
각종 영화와 소설, 게임에서 자주 채택되는 어둠의 세계관이다. -->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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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데스다의 기획력보다는
원작의 세계관에 초점을
필자가 처음 프리뷰를 기획할 당시엔 ‘엘더스크롤의
베데스다 게임이니까!’라는 시각으로 접근했지만, 정보를 조사할수록 ‘과연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속 세계관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크툴루 신화와 네크로노미콘만 소개하자고 해도 분량이
엄청날 정도. 간략히 핵심만 설명하자면, 게임은 인류가 존재하기도 전부터 이 땅에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신과 같은 존재, 단지 ‘크툴루’라고 불리우는
것 밖에 알 수 없는 어둠의 존재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소재로 한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교수의 자료들과 그것이 설명하고 있는 특정시기와 관련된 일련의 사망사건들. 인간이 만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미지의 조각들과 종교집단. 우리가 흔히 일컫는 ‘악몽’이라는 형태로 전해지는 그들의 메시지. 지금은 태평양 심해에 잠들어 있지만, 언젠간 수면위로 올라와 다시 이 땅의 주인임을 행세하겠다는 기록들은 인간들로 하여금 알면 알수록 더욱 큰 공포를 갖게 한다. 물질이 아닌 존재, 인간의 창조주라는 그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전해지는 공포는 단순히 흉측한 괴물이 등장하고 피가 난무하는 오감적인 공포가 아닌, 사념으로 인식되는 존재에 대한 막연한 지식에 원인을 둔다.
1인칭 호러어드벤처, 공포의 극대화
그럼
이제 게임에 대해 알아보자. 게임은 호러어드벤처라는 장르지만, 일반적인 어드벤처게임과는
달리 1인칭시점(FPS)으로 진행된다. 콘솔로 발매된 사일런트힐 4와 같이 호러장르에서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진행이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제한된 시점으로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의 유통사인 베데스다가 주로 1인칭 시점의
게임들을 제작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 한편 스크린샷과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게임의
그래픽은 비슷한 발매시기를 목표로 제작되고 있는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게임은 잭 월터(Jack Walter)가 주인공으로 배를 타고 태평양을 항해하다가 거대괴물의 습격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후 배는 괴물들의 소굴로 변해버리고, 잭은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정신을 잃게된다. 정신이 든 곳은 어느 한적한 마을의 정신병원. 하지만 그곳은 수많은 괴물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시체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에 잭은 왜 이러한 현상이 벌어졌는지 조사해나가는데, 그 배후에 상상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관련돼 있음을 알게 된다.
정신적, 육체적 상태표현이 게임의 특징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정신(Sanity)과 체력시스템이다. 먼저 정신은 잭이 마을을
탐험하면서 시체를 보고, 괴이한 소리를 듣고, 습득한 정보에 의해 자제력을 잃는
것을 말하는데, 게임속에서는 그 정도에 따라 환청이 들리고, 환각을 보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에 다시 자제력을 되찾기 위해선 이러한 현상을 납득할 만한 장소를
발견하거나 괴물을 제거해야만 한다. 한편 체력은 주인공의 물리적인 상태를 나타내는데,
정신과는 달리 주인공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 예로 다리가 부러지면 절뚝거리고,
팔이 부러지면 총을 쏘기가 어려워진다. 또 중독되면 체력이 서서히 감소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환경의 특성이 체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추운 지역에서는
옷을 껴입어 체온을 유지해야만 한다.
미토스 포인트가 크툴루 역사조명의 핵심
게임에는
잭이 알아낸 정보의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로 미토스 포인트(Mithos Points)가 있다.
이 수치가 얼마나 높으냐에 따라 게이머는 사건을 해결할 만한 새로운 단서나 정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크툴루 역사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다. 한편 게임은 총 16개의 무대와 1920년대에 사용됐던 무기나 의료품들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무대는 다양한 사건으로 길게 구성된다. 대표적인 무기로 콜트 리볼버, 마우저,
스프링필드 등이 있으며, 던전을 탐험하면서 미지의 무기도 얻을 수 있다.
미지의 공포를 부각시키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
일단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살펴보면 원작은
인간이 미지의 존재를 알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반면, 게임은 흥미를 위해 시청각적인 공포요소를 많이 부각시킨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제작사가 엘더스크롤의 베데스다이고, 먼저 발매된 Xbox버전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 작품의 완성도는 기대해 볼 만한 편. 호러와 탄탄한 시나리오가 결합된
최고의 호러게임이 될지 원작에 못미치는 결과를 얻을 지는 게임이 발매될 때까지
좀 더 지켜보기로 하자. 한편 베데스다는 후속작 ‘콜 오브 크툴루: 데스티니 엔드’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인데, 이 게임들을 통해 러브크래프트의 판타지세계관이 게이머들에게
더 널리 알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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