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된'스카이 갬블러: 에어 슈프리머시'
남자들은 누구나 어렸을 적에 군사무기에 대해 흥미를 가져본 일이 있을 것이다. 특히 거대한 군함이나 전차, 전투기에 대한 동경은 그와 관련된 장난감을 사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러다 나이를 먹고 군에 입대하게 되면, 자신들이 가졌던 동경은 깨지기 마련이었다. 일반 사병으로 복무한다면 전차나 군함을 타는 것은 겪어볼 수 있는 일이었고, 외부로 드러나는 멋진 위용의 이면에는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전투기다. 파일럿은 장기복무라는 선택과 함께 많은 것이 준비되어야 비로소 가능한 코스로, 운전면허 1종 보통 따는 것도 힘든 범인들에게는 먼 이야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에 대한 동경을 버리지 못한 이들을 위한 게임이 등장했다. 반다이 남코에서 제작한 iOS용 ‘스카이 갬블러: 에어 슈프리머시(이하 스카이 갬블러)’가 바로 그것이다.
탑건의 길은 수련의 연속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투기 조종은 쉬운 것이 아니며, 그만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은 조작이 어려워 접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게임에서 현실감을 살리면 덩달아 조작 난이도가 상승하게 되고, 아케이드성을 살리면 리얼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지적받는 일도 생긴다. 그래서 이런 게임을 하게 되면 조작감과 현실감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게 되고, 익숙한 조작을 위해 튜토리얼은 필수로 진행해야 하는 코스가 된다.
‘스카이 갬블러’는 조작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으며, 취향에 맞게 설정이 가능한 컨트롤을 지원한다. 조종간을 잡는 느낌을 주는 리얼한 비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틸트조작은 물론, 가볍게 비행슈팅게임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패드조작까지 단계별로 선택이 가능하다. 또 센서의 미세한 감도까지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작에서 플레이어가 느끼는 게임의 벽을 없애려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세세한 조절 옵션을 지원하지만......
▲ 활주로에 들어서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핸들을 갖더라도 연습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 운전이다. 그런 면에서 ‘스카이 갬블러’는 친절한 튜토리얼을 지원한다. 모든 종류의 조작법을 모두 경험하게 하고, 필요한 기능들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다뤄주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생략해도 상관없지만 해보면 정말 좋은 튜토리얼인 것이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착륙이 가장 힘들었다.
눈과 귀가 호강하는 게임
게임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 이유는 주위의 추천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건 자신에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눈길을 끄는 무기정도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 게임이 가진 무기들은 너무나도 화려하다.
▲ 가장 설레게 만들었던 미션, 쏟아지는 비를 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 잠시 손을 놓고 감상해도 좋다
게임을 실행해보면 먼저 ‘스카이 갬블러’의 그래픽에 놀라게 되고, 음악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그래픽은 근래에 나온 iOS용 게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최고를 자랑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플레이 해보면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간의 그래픽 차이가 상당하지만, 그렇다고 아이패드에서 그래픽이 나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눈이 즐겁고도 남는다. 사막, 협곡, 도시, 바다 등 다양한 맵의 풍경과 함께, 전투기가 보여주는 다양한 효과들은 게임 시 몰입도를 높여준다. 특히 드넓은 창공을 누비는 만큼 하늘에 대한 표현도 수준급이어서, 게임에서 지원하는 자동 비행모드를 켜두면 잠시 감상하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음악도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데 한 몫 한다. 시나리오의 이야기에 따라 경쾌한 락 음악은 물론, 진중한 분위기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까지 아우르며 게임의 느낌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마지막 미션에 다다르면 시나리오에 맞는 비장한 느낌의 음악까지 더해진다. 그 느낌을 설명하자면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의 후반부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미션은 짧지만 게임은 계속된다
‘스카이 갬블러’의 미션은 총 10개로 각 미션 당 플레이시간은 5분 내외다. 조작에 익숙해지고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하면 총 플레이시간은 2시간도 안되는 셈이다. 게다가 찝찝한 느낌을 주는 미션의 마무리도 불만을 일으킨다. 너무 좋아하던 드라마나 만화가 너무 금방 끝난다거나, 싱거운 결말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이런 말은 애정이 없다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인공지능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 유저간의 대결
많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기자와 같은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줄 장난감을 잔뜩 품고 있다. 시나리오 미션에 난이도 조절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시나리오 미션은 이야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어찌 보면 튜토리얼을 잘 마쳤는지 확인하는 절차와도 같다.
실제로 시나리오 미션 외에도 도그파이트 미션이 따로 있으며, 서바이벌, 개인전, 팀 대전, 깃발 뺏기, 기지방어 등의 다양한 부가 미션이 제공돼 지속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이 모드들에서는 일반 미션에선 볼 수 없는 난이도 조절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쯤 되면 시나리오미션은 단지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전투기를 모으기 위한 연습게임이었고, 부가적인 미션들이 본게임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 빌딩숲을 유유히 비행하는 것도 다 연습이다
그 외에도 ‘스카이 갬블러’는 Wi-fi를 통한 근거리와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데, 굉장히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임을 하다가 화가나서 나갈지언정, 접속이 끊기거나 버벅대서 나가본 일이 없을 정도다. 또한, 인공지능을 상대로는 볼 수 없는 유저들과의 플레이는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한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비행기들이 인앱 결제가 없이 제공되기 때문에 유료 비행기를 타고 학살을 일삼는 유저도 볼 수 없다. 순전히 실력을 놓고 싸우는 남자들의 게임인 것이다. 이는 적절한 에피타이저로 식사를 시작하고 뷔페식으로 골라먹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거대한 스케일의 디저트에 기뻐하는 것과 같다. 모든 미션들은 멀티플레이를 위해 준비된 코스요리인 셈이다.
해보면 아깝지 않은 게임
‘스카이 갬블러’를 보고 오랜만에 정말 iOS의 기능을 모두 사용한 게임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2D풍의 아기자기한 게임도 좋지만, 기왕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계의 성능을 모두 끌어낸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기기가 가지고 있는 특징도 장점으로 뽑아내 모두 담았으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스카이 갬블러’는 비행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한번 해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게임이다. 게임을 접하는 순간 비행기의 움직임에 맞춰 같이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당신의 지갑을 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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