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의 2011년 상반기 기대작 ‘데드 스페이스 2’ 는 ‘한 편의 공포영화를 게임으로 만들었다’ 등의 각종 찬사와 멋진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호러 TPS게임이다. 전작인 ‘데드 스페이스’ 는 우주를 무대로 미지의 질병 ‘네크로모프’ 에 감염된 인간들과의 사투를 그리고 있으며, 제한된 시점과 잔혹한 연출 그리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사운드가 호러게임 장르와 잘 어우러져 대단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런 ‘데드 스페이스’ 의 후속작 ‘데드 스페이스 2’ 가 지난 3일 홍대 클럽에서 열린 ‘2010 EA 다크 나이트 파티’ 에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장은 고막을 때리는 음악소리로 가득 찬 부산스러운 분위기였다. 때문에 필자는 게임에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데드 스페이스 2’ 의 몰입감은 장내의 음악소리와 분위기를 압도했고, 필자뿐 아니라 주변에서 플레이하던 유저들 역시 게임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연 버전은 우주선 내부에서부터 첫 번째 보스까지만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데드 스페이스 2’ 의 매력을 엿보기엔 충분했다.
일단 조작에 익숙해져야 한다!
게임을 시작하자 어두컴컴한 공간에 덩그러니 서있는 주인공 ‘아이작’ 을 보니 썰렁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버튼을 이리저리 눌러보면서 게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데드 스페이스 2’ 의 버튼 구성은 L스틱을 이용해서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R스틱으로 시점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R3은 다음 목적지까지 동선을 스캔해서 바닥에 레이저로 표시해주는 기능을 한다. L1는 조준, R1는 공격, L2는 달리기에 배정되어 있어 전작과 약간 차이가 있다.
또한 지역을 느리게 만들거나 무중력 상태에서 점프하는 등 특수 상황에서 액션은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한다. 때문에 ‘데드 스페이스 2’ 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버튼을 숙지하고 플레이해야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한 대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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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전사 '아이작'이 후속작에서도 주인공이다
퍼즐 파트에선 중력을 컨트롤 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L1 + ○’ 버튼을 입력하면 염력을 사용하는 듯한 액션이 가능한데, 이를 이용해서 적이나 물건 같은 오브젝트를 무중력 상태로 들어 올릴 수 있다. 위 동영상의 중간 부분(3분 43초)에서 기계장치를 활성화하는 부분이 바로 중력을 컨트롤하는 부분이다
R3버튼은 목적지를 스캔해서 플레이어에게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니 맵 조차 존재하지 않는 ‘데드 스페이스 2’ 에서 스캔 기능은 유저가 길을 헤매지 않도록 돕는 특징적인 시스템이다. 전작을 경험하지 않은 유저라도 R3버튼만 잘 이용하면 길을 못 찾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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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공의 포스를 발산하고 있는 '아이작'
공포영화 좋아하세요?
게이머들 사이에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명장면 중 으뜸으로 뽑히는 장면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좀비 개가 등장하는 이른바 ‘똥개 씬’ 이다. 유저들 사이에서 ‘똥개 씬’ 이 명장면으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이유는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는 긴장된 상황으로 유저를 몰아넣고, 깜짝 놀라게 하는 호러게임 특유의 연출이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 장르에 맞는 특징적인 연출이 중요하기 마련이지만 공포물의 경우는 특히 중요하다.
‘데드 스페이스 2’ 는 이런 고전적이지만 효과적인 호러 게임의 몇 가지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캐릭터 정면을 비추는 플래쉬가 없다면 사물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화면,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 들리는 소리라곤 캐릭터의 발소리뿐인 고요한 주변 상황. 이 것이 ‘데드 스페이스 2’ 의 기본적인 게임 분위기다. 또한 카메라 시점 역시 캐릭터 뒤에서 매우 제한된 각도 내에서만 조작이 가능해서 시야확보가 어렵다. 때문에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좀비를 걱정하느라 불안한 상태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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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해보이지만 X를 연타하면 좀비의 목을 순식간에 꺾어 버린다.
플레이 화면은 메뉴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장탄 수도 표시되지 않으며 체력 게이지는 ‘아이작’ 이 입고 있는 수트의 척추 부분에 간접적으로 표시될 뿐이다. 때문에 유저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속 상황에 처해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기법들 탓에 ‘데드 스페이스 2’ 를 보고 있노라면 게임이 아니라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렇게 긴장된 상태에서 좀비가 불쑥 튀어나온다면 누구라도 움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슈팅게임은 결국 타격감이다
요즘은 슈팅게임에 사용된 물리엔진을 언급하는 것이 다소 진부할 정도로 물리효과는 게임에 익숙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데드 스페이스 2’ 는 중력 컨트롤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물리효과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러나 필자는 중력 컨트롤 시스템이 아니라, 좀비의 목을 꺾고, 다리에 총 맞은 몬스터가 바닥을 기어오고, 넘어지 적을 밟는 등 전투 시 느껴지는 짜릿한 타격감에서 물리엔진의 존재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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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더러워서 죽이고 싶어진다.
‘호러 게임’ 이라는 단어는 게임의 장르라기 보다는 게임의 컨셉을 표현한 말이다. 따라서 ‘데드 스페이스 2’ 의 장르를 정확하게 지칭하기 위해서는 ‘TPS’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슈팅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타격감인데, ‘데드 스페이스 2’ 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필자가 사용한 무기는 플라즈마 커터와 기본으로 지급되는 총뿐이었지만 다른 무기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게 만들 정도로 호쾌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또한, L1 + □을 입력하면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적을 상대하거나, 환풍기를 지나갈 때 적합한 슬로우 효과가 발동된다. 제한된 시점의 ‘데드 스페이스 2’ 에서 이동 속도가 빠른 몬스터는 대처하기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이럴 때 시간을 느리게 만들면 꽤 재미난 모습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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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들의 별명은 '재배맨' 으로 확정
필자가 체험한 ‘데드 스페이스 2’ 는 전작의 흥행 요소를 계승한 웰메이드 타이틀이었다. 전작을 재미있게 즐겼거나, 공포물 매니아,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2011년을 ‘데드 스페이스 2’ 와 함께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데드 스페이스 2’ 는 2011년 01월 25일 PS3와 Xbox360으로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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