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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블레이드, 언리얼엔진이면 스마트폰 게임도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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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코리아를 다녀왔습니다. 오는 9일 앱스토어에 출시될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미리 체험해보기 위함이었지요. 알다시피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언리얼엔진3로 개발된 최초의 스마트폰 게임입니다. 게임성은 제쳐두고 일단 비주얼만으로 반 먹고 들어가는 게임이죠.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며 참 놀랍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작은 기계에서 이처럼 멋진 그래픽을 볼 수 있다니,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빠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죠.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기획의도에는 스마트폰용 언리얼엔진3의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도 당연히 포함돼 있을 것이니 어느 정도 성과만 거둔다면 이른 시일 내에 비슷한 부류의 게임이 대거 등장할 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잠깐 시연해본 느낌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에픽게임즈의 '인피니티 블레이드'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이런 그래픽은 없었어!

확실히 그래픽은 훌륭했습니다. 정말로 PC나 콘솔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였어요. 캐릭터가 걸치고 있는 무기와 갑옷은 자세히 보면 사소한 문양 하나하나까지 눈에 보일 정도로 정교하게 표현돼 있었고, 움직이는 모션에 따라 관절이 꺾이고 그에 맞춰 갑옷이 구부러지는 식의 섬세함도 잘 반영돼 있었습니다. 아이폰 액정이 크지 않았음에도 보일 건 다 보이더라고요. 물리효과도 구현돼 있었어요. 적군과 1:1 대치 중 서로 칼을 휘둘러 맞닿는 순간 ‘퉁’하는 둔탁한 느낌과 함께 살짝 뒤로 밀려나며 기우뚱하기도 하더군요. 리얼합니다. 그리고 무게효과까지 적용돼 있어 몸집이 육중한 몬스터가 등장할수록 물리효과는 더 큰 힘을 발휘했죠. 공격과 방어 시 터져 나오는 이펙트도 수준급이었습니다. 물론 게임이라는 게 꼭 그래픽이 좋아야 재밌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잖아요.

시연은 아이폰(4G, 3G)과 아이패드를 통해 진행할 수 있었는데요,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은 아이폰 4G였습니다. 프레임이 40 정도 꾸준히 유지되면서 깔끔하게 잘 돌아가더군요. 아이패드도 플레이 자체는 불편함이 없었으나 해상도 문제인지 프레임은 좀 떨어졌습니다. 아이패드보다는 아이폰으로 플레이하는 게 훨씬 괜찮았어요. 아, 그리고 아이폰 3G에서도 무난하게 구동된다고 하더군요.

▲ 믿지 못하겠지만 스마트폰 게임 맞습니다


게임 스토리 한번 심플하네

한 전사가 있습니다. 그는 어느 황량한 성에서 악의 군주(가칭)와 맞서다 칼에 찔려 죽음을 당하죠. 그리고 20년 뒤 다시 한 전사가 나타납니다. 바로 죽은 전사의 아들이자, 플레이어죠.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성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막는 악당들과 한판 승부를 벌여 승리를 따내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며, 악의 군주를 없애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참 심플한 설정이자, 스토리네요. 하지만 분위기 자체는 멋스럽습니다. 음산하고 황량한 것이 단순히 ‘장난’치는 거 같지 않고 제법 ‘진지’하죠. 때문에 길고 지루한 스토리 라인이 없이도 꽤 집중하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3분 안에 ‘왜’ 싸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자연스레 세계에 몰입되죠. 그렇죠, 스마트폰 게임 맞습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사실 플레이어는 게임 중 여러 번 죽습니다. 사악한 군주와 싸우다 HP가 모두 소진되면 그대로 칼에 찔려 죽어버리죠. 뭐 이런 게임이 다 있나. 대신 죽으면 다시 아들이 나타나 아버지의 복수를 한답시고 싸웁니다. 혈통 2세, 3세가 꾸준히 등장하죠. 참 불우한 운명의 가문입니다(웃음). 왜 이렇게 되는지 이해가 안 되신다고요? 네, 그렇겠죠. 아래쪽에서 다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 보스가 아닌 일반 적에게 사망하면 부활할 수 있다


터치 터치 터치! 게임의 전투 방식

게임 플레이 방식이 궁금하실 텐데요, 마찬가지로 심플합니다. 길을 따라 이동하고 뭐 그런 거 필요 없이 알아서 등장하는 악당들과 만나 전투만 하면 됩니다.

그럼 전투방식을 설명 드릴까요? 전투는 스마트폰 특유의 터치를 활용하는 형태로 설계됐습니다. 우선 전투가 시작되면 캐릭터의 시점이 숄더뷰 형태로 바뀝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바로 앞에 적군이 서 있어 대치 형태로 연출되죠. 전투는 리얼타임으로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해 움직이면 플레이어가 무기를 휘두릅니다. 예를 들어 화면 왼쪽 하단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오른쪽 상단으로 길게 드래그하면 캐릭터가 똑같이 왼쪽 하단에서 오른쪽 상단으로 무기를 휘두르죠. 즉 손가락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무기 공격 방향이 바뀌는 셈입니다.

▲ 화면을 터치해 공격을 하는 방식

물론 이런 식으로 공격을 막 퍼붓게 되면 의미 없이 칼질만 하는 싸움이 될 게 뻔합니다. 그래서 에픽게임즈는 약간의 전략요소를 넣어 절제된 전투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전략요소란 적군이 플레이어보다 우위에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적의 공격을 무시하고 막 칼질만 해보니 공격은 대부분 실패하고 전투에서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적의 패턴을 읽어야 했죠. 적군은 특정 모션을 함께 무기를 휘두르며 공격을 합니다. 그 공격 방향을 읽고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예를 들어 적이 오른쪽 상단에서 왼쪽 아래로 내리치는 공격을 하면 플레이어는 오른쪽 하단에서 왼쪽 상단으로 치켜 올리는 공격을 해 방어해야 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한데요, 휘두르는 속도에 맞춰 정확하게 써줘야 무기막기가 가능합니다. 또 적은 단순하지 않아서 이리 저리 휘두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적의 공격을 무기로 막으면 순간 적이 빈사상태가 되며 빈틈을 보입니다. 바로 이때 무자비하게 공격을 퍼붓는 거죠. 전투의 기본은 ‘공격을 막은 뒤 반격한다’입니다.

무기 방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방패를 들고 있는데 화면 중앙 아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알아서 방패막기 모드가 됩니다. 방패막기는 대부분의 공격을 막긴 하나 방패의 성능에 따라서 횟수 제한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회피도 있습니다. 화면 왼쪽과 오른쪽 하단에는 각각 화살표 버튼이 있는데요, 왼쪽은 누르면 왼쪽으로 피하고 오른쪽을 누르면 오른쪽으로 피합니다. 동시에 누르면 아래로 웅크리기도 하죠. 이런 식의 방어기술을 적의 공격 모션에 따라 적절하게 펼치며 기습을 노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공격을 막기만 한다면 기분 나쁘겠죠. 그래서 준비된 게 필살기과 마법입니다. 전투를 하다보면 화면 우측과 좌측 상단에 필살기 게이지와 마법 게이지가 차오르는데요, 가득 차면 버튼을 눌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필살기는 쓰기만 하면 적이 빈사상태가 돼 바로 무자비한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마법은 클릭한 뒤 터치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법이 ‘ㄱ’ 문자로 돼 있는 경우 똑같이 화면을 ‘ㄱ’자로 문질러야 발동됩니다. 마법은 공격 형태도 있고 힐링 형태도 있습니다. 꽤 흥미로웠어요.

▲ 연타 연타 연타!


몰입도 끝내주네! 아아 빠져 든다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게임을 시작하고 30~40분 이내에 막보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첫 캐릭터는 사망합니다. 막보스의 레벨이 100이고, 캐릭터는 기껏해야 4~5 정도이니 당연한 거죠. 이렇게 캐릭터가 사망하면 아까 말한 대로 아들이 다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레벨과 아이템은 그대로 유지되죠. 그리고 아까 싸웠던 적들과 처음부터 다시 맞섭니다. 당연히 난이도가 올라 적들의 레벨은 조금씩 높아져 있습니다. 외형도 바뀌어 있죠.

게임은 이렇게 재차 반복됩니다. 놀라운 건 지루하지 않고 몰입도가 강하다는 거죠. 몰입 요인을 몇 가지로 분석해본 결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투의 재미, 하나는 캐릭터의 성장,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열 받는다는 겁니다.

▲ 음, 좀 강해보이는데?

전투는 확실히 재밌습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적들은 더 강렬한 공격을 해오니 그걸 막는 맛이 제법 쏠쏠하죠. 후에 덩치 몬스터들은 발로 밟기도 하더라고요. 공격 시에는 손맛이 제법 쏠쏠합니다. 적이 빈사상태가 됐을 때 화면을 이리저리 막 문지르면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데요, 그래픽도 좋고 이펙트도 좋고 사운드까지 좋으니 타격감이 아주 만족스럽죠. 문지르는 속도에 따라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데요, 여유롭게 해도 뭐 큰 상관은 없습니다.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박성철 지사장님은 액정에 광날 정도로 빠르게 문지르시더군요. 게다가 이 공격은 연계기도 있습니다. ↓↓↑↓ 순서대로 입력하면 캐릭터가 점프해 찍어버리더군요. 이런 식의 연계기가 꽤 많다고 하는데 전부 확인은 못했습니다.

비록 설정 상 캐릭터가 자꾸 죽어 기분 나쁘긴 하지만 능력치와 아이템을 그대로 유지되니 참 다행입니다. 일단 캐릭터의 레벨이 오르면 포인트가 생성되는데요, 이걸 생명력, 공격력, 방어력, 마법력 중 하나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취향에 맞게 육성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적을 사냥하거나 곳곳에 떨어진 보따리를 클릭하면 돈을 모을 수 있는데요, 이걸로 강력한 무기를 살 수 있습니다. 저렙용 아이템은 싸지만 고렙용 아이템은 몇 만골씩이나 해 여러 차례 반복 플레이를 해야 살 수 있어 보였습니다. 엔진의 성능 때문인지 모든 아이템은 고유의 룩이 있어 아이템을 바꿀 때마다 멋지게 변하는 캐릭터를 볼 수 있습니다. 이거 맞추기 위해서라도 오늘 열심히 달려볼까, 뭐 이런 기분이 자연스레 들더란 말입니다. 또 아이템에는 옵션이 있어 그걸 맞추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흡수 옵션이 있는 아이템은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적의 체력을 빼앗아 오더군요.

마지막으로 게임을 하면 은근히 열 받습니다. 가만히 웅크리고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도 슬쩍 자존심 상하는데 막보스를 만나면 칼에 찔려 처참하게 죽기 때문이죠. 이처럼 캐릭터를 막 죽여 버리는 게임은 참 오랜만인 거 같네요. 그래서 다 쓸어버리고 싶은 오기가 발동합니다. 마치 고전 게임을 하는 거 같은 몰입감이죠.

▲ 어떤 걸 올려야할지 스샷만 봐도 고민된다


출시는 9일, 한글화는 완료

자, 어떠십니까? ‘인피니티 블레이드’가 어떤 게임인지 대강 감이 잡히셨나요? 기자는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했습니다. 출시되면 바로 구입할 거 같네요. 원래 그래픽 위주로만 볼 계획이었으나 게임 디자인이 생각보다 좋아 절로 극찬해버리고 말았네요. 확실히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스마트폰 게임에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게임 자체가 심플하니 시간 날 때 간간이 즐겨도 되고, 순간적으로 쏟아 내줄 수 있는 재미도 충분하니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겠다 싶더라고요. 이런 게임이 수두룩하게 쏟아질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렵네요.

어쨌든 서두에도 밝혔듯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오는 9일 출시됩니다.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우선 출시되며 아쉽게도 해외 시장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국내는 게임 카테고리가 없을뿐더러 오픈마켓 심의 문제로 출시가 불가능하죠. 대신 한글화는 돼 있습니다. 외국시장에만 팔 수 있는데 한글화는 돼 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참 안타깝네요. 앗, 마지막에 너무 진지하게 끝냈나요?

▲ 아이패드로 구동한 '인피니티 블레이드'
초반부 적 2명과 전투하는 장면입니다. 손이 화면을 가려서 다양한 기술은 못 썼어요.
끝부분에 'ㄱ'자로 삽질하는 장면은 마법 문자를 전에 확인 못한 기자의 탓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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