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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FPS? 이건 잔혹 SRPG나 다름없다! 클라이브 바커의 제리코(제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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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갑옷을 걸친 괴물들, 그것에 대항하는 특수부대의 모습을 그린 ‘클라이브 바커의 제리코’는 흉측한 괴물과 바닥을 흥건히 젖힌 핏물로 섬뜩한 느낌을 전해주는 호러 FPS다. 무엇보다도 최근 나온 FPS 게임 ‘콜오브듀티4’, ‘기어즈오브워(PC)’, ‘크라이시스’ 못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제리코를 본 순간, 호러 FPS보다 먼저 ‘클라이브 바커’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가 만든 호러 영화 ‘헬레이저’의 공포 때문이다. 물론 필자는 그를 모르지만, 그의 영화는 귀가 따갑도록 소문을 들었다.

▲ 말 많았던 크레이브 바커의 호러 영화 '헬레이져'

또한 그가 만든 공포게임 ‘언다잉’도 호평을 받은 만큼, 이번 제리코를 통해 얼마나 신선한 공포를 맛볼 수 있을지 확인해보자.

클레이브 바커의 상상력이 결집한 공포의 세계

제리코에 대해 알고자 하면, 먼저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간략하게 스토리를 정리해보았다.

‘제리코’는 일종의 마녀사냥을 하는 집단이다. 즉 기괴한 일이나, 그릇된 의식으로 혼란을 야기시키는 자들을 심판하는 정의의 특수부대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도 존재하지 않은 외인부대다.

▲ 제리코 대원들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실상 게임 속에서는 세상에 수많은 종교와 신앙, 그로 인해 파생된 광신도들의 만행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역사 속에 감춰진 미스티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클레이브 바커의 상상력으로 공포의 세계가 열렸다.

제리코 부대는 ‘알-할리’라는 모든 역사 속의 쟁점이 되는 곳으로 향한다. 그곳에 파견된 조사단과의 연락 두절과 바로 생겨버린 기괴한 폭풍현상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인공 로스(플레이어)는 숙명을 느끼게 된다.

▲ 넌 이미 선택됐다. 재물로…

알-할리는 신이 최초로 만든 존재 ‘처음 태어난 자’가 봉인된 장소다. 신은 그를 죽이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강력했기에 봉인하는 것에 그쳤고, 신은 불완전한 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처음 태어난 자’는 그 인간들을 시기하고 질투했다.

그 ‘처음 태어난 자’의 봉인을 풀기 위해 사건을 일으킨 것이 바로 과거 제리코 출신인 ‘아놀드 리치’다. 그를 쫓기 위해 제리코 부대원들은 추격전을 펼치지만, 그 과정에서 ‘처음태어난 자’가 원하는 재물이 바로 로스(플레이어)였고, 결국 플레이어는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클라이맥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플레이어는 육체는 죽었지만, 영혼은 계속 분대원들의 곁에 머물며, 그들과 함께 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의식을 통해 벌어지는 차원의 틈을 통해 시공간을 넘어서 진실을 알아가게 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알-할리로 날아서 싸우게 되고, 십자군의 핏빛의 역사 속으로, 그리고 로마의 광기 등 참혹했던 역사가 ‘처음태어난 자’의 봉인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왜 제리코 대원이 7명인지에 대해 밝혀지게 된다. 그리고 처음태어난 자의 봉인은 단순히 막는 것이 아닌, 봉인을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그를 막기 위해 보다 더 큰 상자(세계)를 준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리코 대원들은 과거의 제리코 대원들의 참혹했던 일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고, 차원의 틈을 통해 시공간을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처음태어난 자를 소멸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이 제리코의 목적이자 핵심포인트다.

섬뜩한 그래픽과 현실감 있는 상황연출. 이 정도면 너무 리얼하잖아!

현실과 똑같은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했다고 리얼리티는 아니다. 얼마나 그 상황을 그럴싸하게 잘 포장을 했느냐가 관건이며, 제리코는 충분히 그런 과대포장을 성사시킨 작품이다. 게임을 하면서, 보여지는 피폐해진 세계(사막의 분위기, 쾌쾌하고 탁한 느낌), 그리고 총구에 불이 뿜은 뒤의 피어나는 아지랑이, 징그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시체와 핏자국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오금을 저리게 한다.

특히 시각적인 면을 잘 살렸다. 사람의 시야는 넓으면서도 정작 보는 것은 매우 협소하다. 이해가 안 간다면 사진기의 렌즈를 떠올려보자.

렌지의 초점을 조절할 때, 초점의 중심을 제외한 주변이나 멀리 있는 것은 흐릿하게 보인다. 게임 내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물론 불편하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기에 못 알아볼 정도다. 특히 바로 정면에서나 공격을 받을 때 튀기는 핏물이 화면에 얼룩지는 모습은 섬뜩함을 느낀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바로 시시각각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서 벌어지는 연출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시시각각 벌어지는 이벤트적인 장면들이 많다. FPS 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효과이며, 제리코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제리코는 여타 FPS게임과는 다르게 단순히 이벤트로 처리해도 될 것을 플레이어에게 한 순간의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돌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법(키 조작)을 하지 않는다면 낭패를 보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격한 움직임으로 인한 시야의 흔들림으로 플레이어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정신 없게 만든다.

또한 육탄전(총검술을 떠올려보자)을 벌일 시, 타격 성공 시 일어나는 순간적인 슬로우 현상은 플레이어에게 긴장감을 안겨주기에 손에 진땀을 흐리게 한다.

이런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제리코는 플레이어에게 당혹감을 선사하면서도 재미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거 FPS가 아니라 SRPG 이닌가요? 제리코 빙의 시스템과 분대원들

호러 FPS지만, SRPG에 어울리는 것은 왜일까? 필자는 게임을 하면서 충분히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면서도 묘하게 맥이 빠지는 부분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옥의 티인 제리코 분대원들이었다.

▲ 개성 강한 제리코 대원들 참 많다

FPS에서 가장 리얼하면서도 플레이어에게 안타까움, 당혹함, 그리고 분노와 치욕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렇다 바로 노련치 못한 자신의 손놀림으로 인해 죽게 되는 사태다. 이 얼마나 치욕스러운가! 하지만 제리코에서는 웬만큼 게임을 못하는 인물이 아닌 이상, 죽는 것이 이상한 게임이다.

제리코의 서막이 끝나면 로스(주인공/플레이어)는 죽게 되지만, 자신의 분대원들의 육체에 빙의 해 조종할 수 있다. 즉 플레이어는 이미 죽은 상태인 것이다(앞의 스토리 부분에서도 언급했다). 그리고 자신이 옮겨 붙은 대원이 죽으면 바로 다른 대원으로 옮겨가서 죽은 대원을 부활시켜주고 계속 싸울 수 있다. 물론 옮겨갈 대원들이 모두 죽게 되면, 당연히 ‘THE END’다. 이게이게 어디 호러 FPS인가? 그냥 SRPG지.

▲ 제리코 플레이 동영상

하지만 이러한 옥의 티라도 참신한 시스템은 분명하다. 또한 대원들은 단순히 총알받이가 아니다. 제리코 대원들은 각자 독특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일설에는 CIA에서 사건을 처리할 때 얻게 된 주술적인 힘을 제리코 대원에게 이식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가장 덩치가 커 눈에 띄는 ‘델가도’는 개틀링건이 장착된 자신의 건틀렛을 사용해 용을 소환한다. 그리고 동양인에 닌자 모습인 ‘처치’는 자신의 피를 이용해 주박(주술로 적을 못 움직이게 하는 술법)을 걸 수 있다. 그리고 레즈비언(?) 터프걸인 ‘블랙’은 염력을 사용해 어떠한 장애물이라도 치울 있다. 이렇게 각 대원들마다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제리코 대원들의 개성이자 앞으로 게임을 풀어가는데 필요로 한 키포인트다.

대원을 통해 멀리 있는 물건을 움직여 막혀 있는 통로를 연다거나, 혹은 멀리 있는 폭탄을 빙의해 폭발시키는 등, 어려운 상황을 풀어갈 열쇠를 대원들이 가지고 있다. 이것을 플레이어(즉 로스)는 상황에 맞게 대원들의 몸에 빙의 해 길을 해쳐나가는 것이다.

그래도 역시 호러 FPS인 제리코답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주로 홀로서기 독단물인 FPS의 게임에서 이러한 분대 시스템, 그것도 빙의를 해서 다양한 인물들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다는 것에서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공포 분위기, 하지만 단체로 공포영화를 보면 공포분위기가 떨어지는 것만큼, 제리코 역시 분대원들과 일심동체로 움직이다 보니 맥이 빠진다.

만약 각 대원들이 독단적인 미션을 해 고독감과 공포분위기를 더 조성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호러 FPS지만, 공포감 없개 자연스럽게~

필자처럼 제리코를 통해 진일보한 호러물에 친숙해지는 것은 어떻겠는가. 제리코의 처음 기괴한 분위기만 익숙해진다면, 어렵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날씨도 춥고 밖에 나가기 귀찮은데, 한번 제리코를 통해 독특한 FPS의 세계를 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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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언다잉의 원작자 클라이브 바커(Clive Barker)가 수 년 만에 게임을 통해 다가왔다. 바로 ‘제리코(Jericho)’를 통해서다. 이번에도 FPS게임으로 선보이는 제리코는 언다잉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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