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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섬머 레슨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M, 미연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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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M' 티저 영상 (영상제공: EVR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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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스타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곳이 있다. 미모의 여성 캐릭터를 앞세운 VR 게임 ‘프로젝트 M’을 선보인 EVR 스튜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프로젝트 M’은 금방 화제에 올랐다. 한국의 경우 마땅한 VR 게임이 없다는 점아 아쉬움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게이머에게 여성과의 연애를 즐길 수 있는 ‘섬머 레슨’과 같은 게임이 있다는 소식은 무엇보다 반갑게 다가왔다. 그런가 하면, 다 좋은데 여성 캐릭터가 에픽하이의 타블로를 닮았더라, 라는 반응도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프로젝트 M’은 VR 연애 게임처럼 보인다. 실제로 제작진 역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EVR 스튜디오는 ‘프로젝트 M’이 연애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프로젝트 M’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EVR 스튜디오의 김재환 대표, 민동준 프로듀서, 박재욱 아트 디렉터와 만나 이에 대해 들어봤다.


▲ 왼쪽부터 EVR 스튜디오 민동준 프로듀서, 김재환 대표, 박재욱 테크니컬 아트 디렉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소녀가 바로 내 눈앞에! ‘프로젝트 M’ 첫 소감은?

본격적인 인터뷰 전에 게임을 직접 해봤다. 우선 이번에 해본 부분은 소녀와 썸을 타는 남성이 주인공이다. 소녀의 집에 놀러 가서, 식탁에 마주 앉아 방학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주를 이룬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캐릭터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환하게 웃기도 하고, 얼굴을 찡그리기도, 방에 몰래 들어가려는 내 앞을 막아서며 깜짝 놀라기도 한다.


▲ '프로젝트 M'을 시작하면 저절로 게임 속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캐릭터의 표정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같은 웃음이라도 살짝 미소를 짓거나, 부끄러워하며 웃거나, 선물을 받고 활짝 웃는, 모든 느낌이 다르다. 이러한 생생한 표정은 소녀를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사람처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여기에는 제작진의 노고가 숨어 있다. 표정을 비롯해 전체적인 제작 과정이 40%는 기술, 60%는 수작업이라 말할 정도로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할 정도로 '프로젝트 M' 개발은 만만치 않다. 박재욱 아트 디렉터는 “사람의 얼굴 근육은 많고,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근육을 하나하나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체 움직임을 고려해야 한다. 즉 모델링을 뜨더라도 일일이 표정을 만들어주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프로젝트 M' 티저 영상 메이킹 필름 (영상제공: EVR 스튜디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캐릭터의 얼굴이다. 앞서 ‘타블로 닮았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소녀의 얼굴은 여신급 미인이라기보다는 평범하게 예쁜 편이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이 캐릭터는 실제 사람을 모델로 제작되었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이러한 사람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김재환 대표는 “시나리오에 가장 어울리는 모델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프로젝트 M’의 경우 시나리오, 그리고 이에 맞는 캐릭터가 중요하기에 이 점을 크게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VR 연애 게임이 아닌 어드벤처를 지향한다

사실 지스타 버전을 직접 해봐도 ‘프로젝트 M’은 연애 게임처럼 느껴진다. 썸을 타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재는 듯한 묘한 신경전과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프로젝트 M’은 연애 게임이 아니다. 김재환 대표는 “우리 게임이 미연시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포장지와 비슷하다. 저희는 영화 같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담아내고 싶다. 실제로 유기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문 작가 분들이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생각하는 이야기는 매우 방대하다. 민동준 프로듀서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라며 “VR 연애 게임보다는 어드벤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가상세계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내 감정을 노출시키는 것이 프로젝트 M의 목표다. 가상세계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감정을 노출시키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프로젝트 M’에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 지스타 때 공개된 이 소녀 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EVR 스튜디오) 

따라서 등장 캐릭터도 여러 명이다. 주연과 조연,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고 수십 명 정도다. 실제 사람을 생각해도 애인도 있지만,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대학 동기, 편의점 직원까지 다양한 사람과 만난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프로젝트 M’의 주인공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개중에 친한 캐릭터를 통해 시나리오를 풀어가는 단서를 얻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분량은 어느 정도일까? 민 프로듀서는 “사실 VR 게임의 경우 4, 5년 가량 길게 끌면서 개발할 환경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게임 출시 이후에도 기존에 없던 시나리오를 계속 추가하며 볼륨을 키우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게임 속 캐릭터와 어떻게 하면 친해지나?

관건은 내가 원하는 캐릭터와 친해지는 것이다. 그 원동력은 대화에서 나온다. 지스타 버전의 경우 게임 속 소녀가 나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방학 때 뭐 했는지,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는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뭐 했는지, 누군가와 여행을 갔다면 과연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시시콜콜히 물어본다. 그리고 어떻게 답을 했는가에 따라 캐릭터의 호감도가 변화한다.

민동준 프로듀서는 “이 대목에서 주인공은 다른 여성과 여행을 다녀온 상황이다. 그러나 내가 만나고 있는 소녀와도 일종의 썸을 타는 중이라 이를 솔직하게 말하기 곤란하다”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는 유저에게 달렸다. 말을 돌리거나, 애매하게 답변해서 상황을 모면할 수도 있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다. 다만, 무엇을 골랐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반응과 호감도, 앞으로의 대화가 실시간으로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 무슨 말을 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달라진다
(사진제공: EVR 스튜디오)

다시 말해 게임 속 캐릭터는 정해진 대로 답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주인공이 얼굴이 아니라 엄한 곳을 쳐다보면 화를 내기도 한다. 보통의 스토리 위주 어드벤처 게임이 여러 선택지가 있고, 그 선택지에 맞는 답이 나온다면 ‘프로젝트 M’은 유저의 시선, 행동,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많이 만날수록 친해지고, 좋아하는 것을 챙겨주면 호감도가 올라간다.

이러한 점은 낯선 사람을 만나 친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리고 제작진의 의도 역시 여기에 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다가 점점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친해지는, 따뜻한 소통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민 프로듀서는 “내가 했던 말이나 행동이 모두 게임에 저장되고, 캐릭터는 이를 기억해둔다. 예를 들어 내가 캐릭터와 같이 밥을 먹고 집에 바래다줬다면 다음에 만났을 때는 좀 더 친근하게 대하는 식이다”라며 “또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를 기억했다가 다음에 이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소통은 제작진의 목표와도 이어져 있다. ‘프로젝트 M’이 어떤 게임이 되길 바라냐는 질문에 민동준 프로듀서는 “우리가 1년, 365일을 살아가는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사실 며칠 없다. 365일 중에 360일이 그저 그런 날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매일 영화 같은 다양한 사건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상세계가 있다면 어떨까? 항상 재미난 일이 기다리고 있는 가상세계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요새 3포 세대니, 7포 세대라는 말도 많이 나오는데 ‘프로젝트 M’이 회색빛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젝트 M’은 내년 크리스마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짠하고 등장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나 바이브, PS VR 등 최대한 다양한 기종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VR이 없이도 PC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함께 PC 게임을 모바일로 연동해주는 스트리밍도 지원할 예정이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눈으로 어느 지점을 바라보는 동작으로 게임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즉, 컨트롤러가 따로 필요 없다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본인의 환경에 맞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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