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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게임인의 풍자와 해학 담긴, 순실이 게임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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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정국 혼란이 가라앉을 줄 모르는 가운데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연말에 온통 속 터지는 소식뿐이니 게임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리뷰해야 하는 신작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뉴스가 너무 기상천외하니 웬만해서는 흥미가 안가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최순실 게이트’를 게임으로 즐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침 구글 플레이에서 게임인의 풍자와 해학이 담긴 주옥 같은 작품을 여럿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단시간에 제작하다 보니 다소 엉성하고 허술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만큼은 자못 진지하죠. 개발자의 신변이 걱정되는(...) 여러 게임 가운데 별점 4개 이상, 다운로드 수가 많은 순으로 TOP5를 살펴보겠습니다.

5위 청와대 출입하기(다운로드 1,000~/별점 4.5), 비선실세만 입장시켜라

비선실세 최씨는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온갖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죠. ‘청와대 출입하기’는 바로 이 점을 꼬집는 게임입니다. 개발자에 따르면 ‘국민은 내쫓고 최고 권력 순Siri만 출입시키자! 여러분도 국정농단을 간접체험 하실 수 있어요’랍니다. 플레이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청와대로 들어오는 차량 가운데 최씨면 차단막을 올려 들여보내고 그 외에는 내쫓으면 됩니다.


▲ 비선실세에게만 활짝 열려있고, 국민은 동물 취급하는 청와대의 모습

다만 규칙이 단순하다고 쉽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한시간 내에 차단막 계패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게임 오버되는데, 계속해서 밀려드는 차량을 보며 최씨인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청와대 경비가 얼마나 수고스러웠을지 조금은 알겠네요. 아, 최씨 외에 국민들 모습이 모두 동물인 것도 눈에 띕니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망언이 떠오르는군요.

4위 채순실 탈출기(다운로드 1,000~/별점 4.8), 국민의 촛불로부터 도망쳐라

최씨가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지도 한 달이 다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디론가 달아나고픈 마음 가득할 텐데, 여기 최씨의 바람을 십분 반영한 ‘채순실 탈출기’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최씨가 아닌 채씨인 것은 아마도 판사님을 만났을 때를 대비한 최후의 보루(…)가 아닌가 싶네요. 어둠 속에서 몰려오는 촛불 든 국민들을 피해 애완용 닭과 함께 탈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국민들의 촛불 행렬에 쫓겨 경찰 버스 뒤로 숨기 바쁜 '채'순실

게임을 해보면 공포물로 만들던 것을 개조했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꽤나 음산합니다. 실제로도 위정자들이 국민을 이렇게 무서워하면 좋을 텐데요. 마음을 졸이며 촛불 행렬을 피해 닭을 찾아내더라도 조작 방식이 불편해서 함께 탈출하기가 매우 힘겹습니다. 솔직히 이걸 정말로 깨라고 만든 것인지 의심될 정도에요. 아마도 국민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겠죠.

3위 쇼핑왕 순실이(다운로드 10,000~/별점 4.8), 돈도 실력이니 마구 질러라

최씨의 딸 정유라가 그랬죠. 돈도 실력이니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고. 대체 뭘 얼마나 쟁여두었기에 이런 막말을 할까요. 어차피 그거 다 국민 혈세를 빼돌린 것 아닙니까? 이들의 ‘금수저’ 행각을 잠시나마 엿보고 싶다면 ‘쇼핑왕 순실이’를 추천합니다. 터치 연타로 악어가죽 토트백부터 실버 스포츠카, 유라시아 명마까지 그야말로 못 사는 것이 없는 신나는 클리커게임입니다.


▲ 돈도 실력이라더니, 홈쇼핑보며 실력 발휘 제대로 하는 중이다

게임 속 홈쇼핑에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온갖 상품이 올라옵니다. 모처럼 ‘금수저’가 되었으니 판매종료 전에 마구 카드를 긁어줘야겠죠. 터치 한번은 1회 결제를 의미하며 상품 대금을 모두 치르면 점수를 얻습니다. 게임을 오래 즐길수록 카드가 업그레이드되어 1회 결재액도 상승하죠. 나름 과금 요소도 있고… 오늘 소개할 작품 중 구성 자체는 가장 그럴싸합니다.

2위 Choi's GATE (다운로드 50,000~/별점 4.8), 구문을 짜맞춰 연설을 마무리해라

박 대통령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SNS에 꾸준히 회자되는 그만의 화법이다. 말하는 도중에 주어와 서술어가 난립하는가 하면 어순이 부자연스럽게 뒤섞이기까지 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임기 내내 어록(…)을 남기다 보니 누리꾼 사이에선 신조어로 분류될 정도에요. ‘Choi's GATE’는 이처럼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박근혜 화법’을 활용한 게임입니다.


▲ 국민들이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데 왜 우주가 안 도와주는지 모르겠다

게임을 시작하면 대통령 연설문이 나오고 하단에 세 구문이 주어지는데, 이 중 연설문의 해당 부분과 동일한 것을 고르면 됩니다. 글로 보면 쉬울 것 같지만 제한 시간이 꽤 빠듯한데다 글이 원채 이상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어떻게든지 경제활성화를 해야 된다고 노력하고 있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염원하는데 그거에 대한 하늘의 응답이…” 아이고 맙소사!

1위 순실이 빨리와(다운로드 100,000회~/별점 4.7), 수갑을 피해 언니 만나러

대망의 1위는 이제까지 1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된 ‘순실이 빨리와’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난 지 나흘 만에 출시돼 화제를 모은 바 있죠. 비슷한 시기에 나온 ‘순실이 닭 키우기’ 등이 금새 자취를 감췄음에도, 이 작품만은 남산 위에 저 소나무처럼 꿋꿋이 버티고 섰습니다. 개발자는 탈없이 잘 지내는지… 게임은 제목처럼 최씨가 목마를 타고 위아래에서 튀어나온 수갑을 피해 어딘가로 꾸준히 나아가는 내용입니다.


▲ 옆 방에 수감된 분은 대체 누구? 판사님, 이 기사는 고양이가 작성했습니다

화면을 터치를 하면 최씨가 조금 상승하고 가만두면 그대로 추락하는데, 상승폭이 너무 크고 속도도 빨라 제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아무리 반복해도 20점을 채 넘기지 못하고 수갑이 채이고야 말죠. 아무래도 최씨에게 빨리 오라며 재촉한 곳은 감옥이었나 봅니다. 감옥에 갇힌 채 “언니~ 살려줘”라는 최씨에게 옆 방에서 누군가 “나도 여기 있다!”라고 답하네요. 어, 음… 판사님, 이 기사는 고양이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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