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전체

[미소녀메카] 고품질 원화 꽉 찬 혜자게임 '미소녀 만화경'

/ 1


지난 10월 27일, 넥스트플로어의 모바일 신작 ‘데스티니 차일드’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눈길 확 끄는 미소녀 일러스트로 큰 관심을 모았던 ‘데스티니 차일드’는 게임 출시 후, 양대마켓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특히 국내 대표 일러스트레이터,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의 신작이라는 점과 그 매혹적인 원화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최대 매력 포인트로 꼽히고 있죠. 어떤 면에서는 이번 게임의 성공이 과거 ‘창세기전’과 ‘블레이드앤소울’ 등 매혹적인 그림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김형태 대표가 여전히 국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미소녀게임에서도 이처럼, 섹시하고 매혹적인 그림으로 유명한 원화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화가로 카넬리안, 초코칩, 그리고 핫포비 진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 중에 카넬리안은 여성향 미소년게임에 집중하고 있어 미소녀 원화로 만나기 힘들지만, 다른 두 사람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게임은 바로 원화가 핫포비 진의 대표작 ‘미소녀 만화경’입니다.


▲ '미소녀 만화경' 타이틀 이미지

원화의 질과 양 모두 충족, 오메가스타

‘미소녀 만화경’을 탄생시킨 오메가스타(ωstar)는 1999년 설립된 크로스넷 산하 개발팀 중 하나입니다. ‘파이브가드’로 데뷔한 크로스넷은 그 산하에 여러 개발팀을 만들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아프리콧(ApRicoT), 페이버리트(Favorite), 그리고 오메가스타가 있습니다. 크로스넷이 사라진 이후, 오메가스타는 독립하여 하나의 개발사로 독립했죠.

오메가스타의 대표작으로는 ‘그녀X그녀X그녀’와 ‘미소녀 만화경’을 꼽을 수 있는데요. 두 작품 모두 핫포비 진이 원화를 담당해,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죠. 특히 오메가스타는 이런 고품질의 원화를 게임에 가득 담는 걸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주요 작품에는 100장이 넘는 원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보통 미소녀게임 개발사들이 60~70장 담는다 생각하면, 절대 적은 양이 아닙니다.


▲ 이런 원화를 그야말로 게임에 꽉 채운 셈이다

다만, 오메가스타의 명성은 ‘그녀X그녀X그녀’ 발매 당시만해도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유명 개발사 ‘아틀리에 카구야’가 업계의 확고한 지배자로 존재하던 시절이었기에, 고품질의 게임을 내놓아도 크게 명성을 떨치기 힘들었죠. 실제로 한국에서 오메가스타의 ‘그녀X그녀X그녀’가 유명세를 탄 이유도 모 커뮤니티의 덕이 컸습니다. 그러나, ‘미소녀 만화경’이 나오면서,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만화경’으로 훔쳐보는 사랑 이야기, 미소녀 만화경

2012년 2월 처음 시작된 ‘미소녀 만화경’ 시리즈는 비주얼노벨 게임으로, 산 속의 시골 온천 여관을 무대로 합니다. 주인공은 일 때문에 여관을 방문한 호러 작가 ‘후카미 나츠히코’로, 여관을 돌아다니던 주인공은 정체불명의 미소녀 ‘렌게’와 만나게 됩니다. 이후, 주인공이 그녀에게 받은 ‘만화경’을 통해 환상을 보면서 본편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 후카미 나츠히코: 본작의 주인공이자, 호러 소설 작가. 미스테리와 괴담을 좋아하며, 그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변한다. 우연히 방문한 산 속의 시골 온천 여관에서 정체불명의 소녀 '렌게'를 만난다. 그녀에게 받은 기묘한 '만화경'을 통해, 다양한 환상을 보게 된다 


▲ 렌게: 쇠락한 여관에 살고 있는 미소녀. 차가운 인상의 소유자로, 말투는 거친 편이다. 기모노를 입고 있으며, 작중 이야기 전개에 핵심 역할을 하는 '만화경'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 여관 주인에게 '렌게'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런 사람은 없다고 들었다. 여러모로 비밀을 간직한 신비한 인물

이처럼, 게임은 주인공이 ‘만화경’을 통해 본 환상의 이야기를 메인 스토리로 다루는 액자식 구성을 취합니다. 매 작품마다 다양한 주제와 설정의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사실상 이 모든 것이 외부에서 주인공이 바라보는 환상에 불과하죠. 이런 독특한 구성은 본편 3부작과 외전작, 그리고 조만간 발매될 4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 시리즈마다 여러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결국 여관에서 보는 환상에 불과하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만큼은 최상급으로!

‘미소녀 만화경’은 처음 공개됐을 때, 전작 ‘그녀X그녀X그녀’에 비해 크게 발전한 핫포비 진의 원화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발매 후에는 오히려 방대한 게임 분량과 고품질의 음악이 주목 받기 시작했죠. 보통 일본에서는 3만원 대 미소녀게임이면 ‘저가형’, 9만원 대는 ‘최상급'인데, ‘미소녀 만화경’은 3만원 대의 가격으로 ‘최상급’ 게임에 비견할만한 가성비를 자랑했습니다. 덕분에 저가형 미소녀게임 중에서도 ‘혜자게임’의 대명사로 떠올랐습니다.


▲ 전작에 비해 매혹적인 느낌이 강해진 원화도 호평을 받았다


 ▲ 매번 다른 배경음악을 설정해,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유명 원화가 핫포비 진을 전면에 내세운 매혹적인 원화, 게임 분위기를 살려주는 미려한 음악, 여기에 가격 대비 최대 효과를 뽑아내는 분량까지, 이런 강점으로 무장한 ‘미소녀 만화경’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됩니다. 그 영향력은 리리스와 소프트하우스실로 대표되던 저가형 미소녀게임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킬 정도였죠.

이후 탄력을 받은 오메가스타는 2012년 7월, ‘미소녀 만화경’ 2부인 ‘물망초와 영원의 소녀’를 발매합니다. 후속작에서는 전작에서 거의 부각되지 않은 시나리오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었죠. 이는 원화, 음악, 가성비에, 시나리오까지 더해 화룡점정을 노린다는 오메가스타의 의도였으나, 아쉽게도 흥행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 연출 신이 크게 줄어든 2부는 아쉽게 흥행에는 실패했다

‘미소녀 만화경’은 어디까지나 매혹적인 미소녀 원화로 승부하는 게임이었기에, 늘어난 시나리오를 수용하기 위해 줄어든 원화는 오히려 유저들 반발을 사게 되었죠. 특히 잘려나간 부분들이 미소녀와의 연출 신에 집중되어 있어, 장점을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이처럼, 한번의 실패를 겪은 오메가스타는 이번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 3부 제작에 몰두합니다.

그토록 원하던 화룡점정을 찍은 3부

그야말로 심기일전하여, 3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탄생한 ‘미소녀 만화경’의 3부 ‘신께서 내려주신 소녀들’은 이러한 문제를 완벽하게 보완한 수작이었습니다. 마치 시료의 양을 조절하여 적절한 비율을 찾아낸 과학자처럼, 오메가스타는 2편의 실수를 발판 삼아 시나리오 품질은 유지하면서, 기존의 미소녀 원화 양은 그대로 유지해 큰 성공을 거두었죠.

특히 기존작과 차별화된 시나리오 역시, 호평을 받았는데요. 이전처럼 주인공이 만화경으로 접하는 환상이라는 설정은 같지만, 현대 학원물 구성을 보인 1, 2부와 다르게 3부에서는 독특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내세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죠.


▲ 사실상, 3부에서는 주인공이 가장 첨단을 달리는 인물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인간과 로봇의 전쟁으로 문명이 쇠퇴한 세계에서, 아직 과학 기술이 남아있는 성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고립되어 신에게 의지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주인공은 남아있는 과학 기술의 힘으로 전쟁으로 황폐화된 땅에 해바라기를 피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적극적인 교류도 없이, 매번 실패를 거듭하던 주인공은 결국 심한 외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자신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성 깊숙이 잠들어있던 미소녀 로봇 2체를 깨우죠. 이 로봇들이 바로 작중 메인 히로인으로, 이후 주인공은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는 이들과 교류하며,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로봇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게 됩니다.


▲ 로봇이지만, 그야말로 인간과 똑같은 히로인들


▲ 주인공은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자신의 모습에... 갈등하게 된다

‘미소녀 만화경’ 3부의 의의는 단순히 핫포비 진이라는 걸출한 원화가의 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시나리오와 원화, 그리고 음악이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뤄낸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한정된 문장으로 시나리오의 기승전결을 완성해야 하는 저가형 게임의 한계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이기에, 이런 오메가스타의 고민과 노력들이 더욱 부각되죠.

이처럼, 꾸준한 노력 끝에 오메가스타가 만들어낸 ‘미소녀 만화경’은 이제 저가형 미소녀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걸작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들이 들려줄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2016년 중에는 ‘미소녀 만화경’의 4부 ‘죄와 벌의 소녀’를 준비 중이죠. 과연 이번 신작에서도 3편에서 선보인 매혹적인 일러스트와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 차기작에서는 과연 어떤 매력을 보일까?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