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시장에 새로운 에너지가 될 '울트라북(Ultrabook)'을
놓고 인텔과 노트북 제조사가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맥북에어를 누를 수 있는 대안으로 울트라북을 제시한 인텔과, 맥북에어와는 상관
없이 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개척장치로 봐야 한다는 노트북 제조사, 그들이 바라보는
시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울트라북 놓고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동상이몽(同床二夢)'
형국이다.
<>인텔,
"맥북에어를 누를 수 있는 개척장치"
인텔은 지난 6월, 세계 IT 전시회 컴퓨텍스에서
맥북에어를 누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자, 노트북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울트라북을 공개하고, 이를 충족해야 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13인치의 크기에 20mm이하의 두께를 지녀야 하고, 가벼우면서도
성능도 뛰어나야 할 것. 또 빠른 부팅속도와 최소 5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배터리를 달아야 한다. '울트라북'은
인텔의 노트북 상표로, 노트북 제조사는 인텔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갖춰야
울트라북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 인텔은 '맥북에어'와
비교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상태다.
(사진 애플 맥북에어/아수스 울트라북 젠북)
조건만 들으면 울트라북은 맥북에어와 많이
닮았다. 맥북에어 또한 두께가 얇고 가벼우며 성능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고사양'과 '이동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1인치를 비롯한 13인치 모델로
나뉘는 것도, 지켜지지 않지만 인텔이 제시한 1000달러 이하라는
가격 조건까지도 999달러(11.6인치)의 맥북에어와 비슷하다.
인텔은 '맥북에어'와
비교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상태다. "맥북에어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사양이자 조건"이라며, 되려 경쟁상대로 보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 만큼 승산이 있다
말한다. 울트라북이 태어난 이유가 노트북 시장을 맥북에어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함이었고, 태블릿PC에
밀리지 않기 위함이었으니 경쟁상대로 봐달라는 것이 크게 무리는 아니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 박민진 이사는 "맥북에어와 운영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맥북에어 보다 울트라북 사양이 훨씬 높고
라인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시장 경쟁력이 더 크다"라며 울트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인텔은 2012년까지 울트라북이 노트북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트북 제조사, "맥북에어와
비교 말라"
넷북을 비롯해 노트북
시장에서 제대로 재미를 보지
못한 제조사들은 울트라북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맥북에어와 비교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다소 저렴한 맥북에어를 울트라북과
비교하면 가격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고, 자칫 잘못하면 울트라북이 저 사양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격에 묻혀 울트라북의 장점을 소비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신제품을 발표하는 행사장에서도 제조사들은 맥북에어와 비교하는 것을 꺼려하는
눈치다.
울트라북은 고사양까지 라인업이 다양해 그래픽작업 등 맥북에어에서
구동시키기 어려운 프로그램도 쉽게 돌아간다. 익숙한 MS운영체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과 제조사가 다양해 선택이 폭이 넓다는 것도 울트라북만의
장점이다.
▲ 8개 제조사가 내놓는 울트라북은 코어 i7-2세대까지 탑재한 고사양 제품까지 모델이 다양하다.
아수스 곽문영 팀장은
"넷북시장은
꽃이 피려다가
만 시장이었다. 가격에 초점이 맞춰져 넷북의 가격은 점점 떨어지게 됐고 이를 찾는
이들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가격을 아래로 끌어내리면 넷북처럼 울트라북 시장도 죽을 수 있다"
라며 우려심을 나타냈다. 맥북에어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일이 울트라북을 저 사양화가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출시되는 울트라북은 대게 120만원부터 200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들도 있지만, 8개 제조사 모두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낮은 사양부터 고사양까지 제품을 나눠 내놓고 있다. 얇고 가벼운 제품을
입맛(성능)에 맞게 고르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을 맥북에어와
맞출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인텔의 2세대 프로세서
샌디브릿지를 넣고,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맞추기 위해 HDD대신 SSD를 넣었다.
그렇게 되면 1000달러라는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더욱이
고사양에 초점이 맞춰진 국내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하려면 1000달러 이하로는 무리다.
그런 이유로 한 두 기업을 제외한 노트북 제조사들이 평균 14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도시바 또한 다양한 모델 중 고사양이라 칭할
만한 모델을 선별하여 국내에 선보였다.
하나
둘 울트라북이 시장에 나오면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맥북에어와 비교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인텔과, 비교를 거부하는 노트북 제조사 사이에서 울트라북 시장이 어떻게
성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디어잇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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