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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아직도 내가 게임메카로 보이니? 게임계 괴담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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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날씨가 날로 흉악해지고 있습니다. 장마철이라 뙤약볕이 한풀 꺾이려니 대신 습기가 차올라 후덥지근하죠. 치솟는 불쾌지수로 보아 바야흐로 납량특집의 계절이 돌아온 듯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가열차게 호러 무비를 보고 소름 돋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지친 심신에 공포를… 아니 생기를 불어넣어야겠습니다.

‘사일런트 힐’부터 ‘암네시아’, ‘아웃라스트’까지 기사에 담을만한 호러 게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개중에 명작만 엄선해도 여름 내내 납량특집으로 때울 수 있을 정도죠. 하지만 결국 이러한 콘텐츠는 개발자가 의도적으로 ‘삽입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공포는 개발자의 통제범위 너머에 있답니다.

기자생활을 하다 보면 게임을 둘러싼 각종 괴담과 도시전설을 접하게 됩니다. 대부분 황당무계하고 조잡한 것들이지만 간혹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로 기괴한 이야기도 들려온답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자아,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시길.

5위 마인크래프트 히로빈, 마르쿠스 페르손의 죽은 동생이 돌아왔다?


▲ 눈동자가 없는 괴인 '히로빈', 그는 과연 게임 속 어딘가에 실존할까

5위는 세계적인 인기게임 ‘마인크래프트’에 괴신이 출몰한다는 놀라운 괴담입니다. 모든 것은 해외 포럼에 한 유저가 스크린샷을 올리며 시작됐죠. 스크린샷 속에는 저 멀리 캐릭터가 하나 서있는데, 놀랍게도 두 눈에 검은자위가 없었습니다. 더욱 소름 끼치는 점은 제보자가 싱글플레이 중이었다는 겁니다. 즉, 애당초 다른 유저가 월드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죠.

기본 스킨 ‘스티브’를 닮았지만 눈동자가 없는 이 음산한 캐릭터는 ‘히로빈(Herobrine)’이라 불렸습니다. 첫 이미지가 올라온 후 전세계에서 ‘히로빈’을 봤다는 제보가 수천 건이 넘게 쏟아졌고, 대략적인 행동 패턴도 알려졌죠. 이에 따르면 ‘히로빈’은 유저를 먼저 공격하지 않지만 TNT로 유저의 건물을 부수며, 반대로 유저가 그의 건물을 부술 경우 무시무시한 저주를 퍼붓는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NPC가 존재하느냐에 대해서는,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이 죽은 동생을 기리기 위해 숨겨놓은 이스터에크란 설이 유력했습니다. 하도 논란이 커지다 보니 결국 마르쿠스 페르손이 직접 SNS을 통해 “나는 동생이 없다”고 해명해야 했죠. 그로부터 얼마 후 최초 제보자는 ‘히로빈’이 자신이 만든 가짜라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수천 명이 넘게 봤다는 의문의 NPC는 누구였던 걸까요?

4위 마비노기 남매 귀신, 넥슨 김동건 본부장도 밝혀내지 못한 미스터리


▲ 2004년 스포츠투데이 신문에 보도까지 됐던 '마비노기' 남매 귀신

4위는 국산 MMORPG ‘마비노기’가 공개서비스에 막 돌입한 2004년 즈음에 실제로 수많은 유저가 목격한 남매 귀신 이야기입니다. 당시 초보자들이 주로 가던 ‘키아’ 던전 입구 부근에서 카메라를 돌리다 보면, 어느 시점에선가 어둠 속 저편에 우두커니 서있는 두 캐릭터가 보였습니다. 둘 다 칙칙한 회색 옷을 입었는데, 오빠는 붉은 머리에 눈은 빨갛게 출혈됐고 동생은 검은 머리에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죠.

모든 유저가 남매 귀신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벽 너머에 존재하는 캐릭터라 손을 댈 수도 없었습니다. 일부 유저는 어떻게든 타겟팅을 해보려 하다가 벽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아찔한 체험을 하기도 했다죠. 다행히 탈출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인벤토리에 물품이 전부 사라져버렸답니다. 피해 사례가 속출하다 보니 처음에는 개발진의 장난 정도로 여기던 유저들도 곧 귀신을 두려워하기 시작했죠.

‘마비노기’ 남매 귀신은 점차 유명해져 “헉! 디지털 세상에 귀신이라니”라는 제목으로 신문에까지 실렸습니다. 허나 개발진은 귀신의 존재를 전면 부정하고 목격담이 전해지는 ‘키아’ 던전 채널들을 폐쇄해버렸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어떠한 오류로 인해 더미데이터가 출력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당시 개발을 지휘한 넥슨 김동건 본부장은 “귀신은 아니고 버그인건 맞는데 저희가 의도로 넣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도 무서워 죽을 뻔”이라고 12년 전을 회상했습니다.

3위 폴리비우스 게임기, 정부 주도하에 자행된 비밀스러운 무기 실험


▲ 현재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폴리비우스' 사진들, 그러나 관련 기록이 전혀 없다

3위는 한때 미국 아케이드장을 뒤흔들었던 ‘폴리비우스’에 대한 도시전설입니다. 이 작품은 80년대 초반, 몇몇 아케이드장에 소수 배치됐는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게임성으로 큰 인기를 모았답니다. 게임기 앞에 줄을 늘어서는 것은 물론이요, 여차하면 몸싸움까지 불사할 정도로 모두가 ‘폴리비우스’에 푹 빠져들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훌륭한 게임을 만든 개발사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혹자는 아타리의 천재 개발자 에드 로트버그가 관여했다고 주장했지만 본인이 극구 부인했죠. 수상쩍은 점은 이뿐만이 아닌데, ‘폴리비우스’가 설치된 아케이드장에는 주기적으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오갔습니다. 이들이 게임기를 점검한 후에는 ‘폴리비우스’를 즐긴 이들은 하나같이 악몽에 시다릴거나 기억이 소실되고, 심할 경우 자살충동을 느꼈답니다.

‘폴리비우스’ 괴담은 미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정부 주도하에 자행되는 비밀스러운 무기 실험’ 음모론과 매우 흡사합니다. 아마도 이러한 음모론 중 하나가 당시 아케이드장 유행과 맞물려 살짝 각색됐겠죠. 실제로는 80년대 미국에 ‘폴리비우스’라는 게임이 나왔던 기록은 어디에도 없답니다. 물론 막강한 권력을 지닌 누군가가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2위 폴아웃 3 난수방송, 영국 여왕의 죽음을 예언한 출처 불명의 암호


▲ 참된 언론인을 표방하는 GNR '쓰리 독', 그가 정말로 미래를 알고 있을까

2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오픈월드게임 ‘폴아웃 3’에 숨겨져 있다는 난수방송 괴담입니다. 난수방송(亂數放送, Numbers Station)이란 말 그대로 숫자나 문자, 단어 등의 나열을 조합한 난수를 사용해 암호를 전달하는 출처 불명의 방송을 뜻합니다. ‘폴아웃 3’는 게임 내에 여러 채널이 구비된 라디오 시스템이 있는데, ‘쓰리 독’이 진행하는 갤럭시 뉴스 라디오(GNR)가 가장 인기가 많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소식을 전해주기도 하고, 주인공의 퀘스트 수행 결과를 보도하기도 합니다.

다만 ‘쓰리 독’은 불사형 NPC가 아니므로 악인 플레이를 지향한다면 그냥 쏴버려도 무방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던 ‘쓰리 독’이 죽으면 ‘마가렛’이라는 기술자가 GNR을 이어받는데, 3D 조형은 없고 그저 목소리만 흘러나오죠. 그런데 괴담에 따르면 여기서 ‘쓰리 독’을 죽인 후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마가렛’이 나오지 않는답니다. 대신 ‘쓰리 독’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난수방송을 시작하는 거죠. 이 ‘특종 조건’이 무엇인지는 소문마다 제멋대로입니다.

어쨌든 ‘쓰리 독’이 진행한다고 알려진 난수방송은 수많은 숫자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일종의 모스부호인데 날짜와 시간, 그리고 짧은 문장을 담고 있죠. 놀라운 점은 이 내용이 다가올 유명인사의 죽음과 각종 사고를 나타내는 일종의 예언이라는 겁니다. 다만 이런 류의 괴담이 다 그렇듯 정말로 해당 숫자가 출력된 시점이 사고가 나기 이전이라는 증거가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GNR 난수방송은 엘리자베스 2세가 2014년 사망한다고 예언했는데, 여왕께서는 영국이 브렉시트로 시끌벅적한 오늘날까지도 정정히 살아계신답니다.

1위 포켓몬스터 로스트실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담은 숨겨진 버전


▲ 괴담을 기반으로 실제로 만들어진 '로스트실버' (영상출처: 유튜브 Reidd Maxwell)

1위는 어른이의 친구 ‘포켓몬스터’ 해킹버전 ‘로스트실버’ 이야기입니다. ‘포켓몬스터’는 어째 1세대 시절부터 유독 흉흉한 소문이 많았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공포스러운 괴담을 꼽으라면 역시 이 ‘로스트실버’죠. 이야기의 골자는 어떤 학생이 중고가게에서 ‘포켓몬스터 실버’를 구입했는데 게임 내용이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간혹 개인이 불법으로 개조한 해킹버전이 팩에 담겨 팔라기도 하니 아주 신빙성 없는 괴담은 아닌 셈이죠.

일명 ‘로스트실버’라 불리는 해킹버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장된 캐릭터의 이름은 그저 ‘…’이며 알파벳 포켓몬 ‘안농’을 잔뜩 지닌 체 ‘모다피의 탑’ 앞에 서있습니다. ‘안농’들을 조합해보면 LEAVE(떠나라)는 뜻이 되는데, 경고를 무시하고 탑으로 들어가면 곧 섬뜩한 광경이 펼쳐진답니다. 배경음악은 불길하기 짝이 없고 시야는 온통 시뻘건 핏빛에 되돌아갈 길은 사라져버린 것이죠. 할 수 없이 계속 전진하면 장면이 전환되는데 그때마다 ‘안농’ 조합이 바뀝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안농’ 조합은 LEAVE(떠나라)에서 DYING(죽어감), 더는 안돼(NO MORE)로 변화합니다. 그사이 상태창에 나타난 주인공은 사지가 하나씩 사라지고 피눈물을 흘리는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가죠. 그리고 결말에 다다르면 유령이 된 주인공 앞에 검은 공간만이 펼쳐지고 사방천지에 묘비가 가득한 상태로 게임이 정지된답니다. 괴담 속 화자는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운명과 삶의 허무함을 표현한 것 같다는데…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이런 해킹버전이 있다면 제작자의 정신건강이 걱정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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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2004년 6월 22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데브캣스튜디오
게임소개
'마비노기'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싸움이 아닌 교감과 소통, 이해와 사랑이 있는 판타지 세계에서의 낭만을 체험하는 것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MMORPG다. 카툰 랜더링 기법을 사용하여 게임의 그래픽을 애니메이션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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