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성능을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이 책임진다면, 건강은 어떨까? PC의 건강은 전원공급장치가 책임진다. 각 부품에 들어가는 전력 공급이 원활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게 되면 각종 진행성 불량으로 인해 시스템의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전원공급장치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써보기 전까지는 제품이 어떤지 판단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전원공급장치를 고를 때 제조사의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선택하거나 가격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써왔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이 높은 보급형 전원공급장치의 경우 ‘정격’ 출력이 가능한 제품이 극히 드물었던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단순히 PC에 전력만 공급해줘도 몇 년간 쓰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요즘처럼 PC의 성능이 높지 않을 때였기에 순간 전압이 불안정하더라도 큰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드물어 문제가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PC의 성능이 높아지고 회로의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정확한 전력 공급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 시스템의 안정성은 전원공급장치의 역할이 크다
(제품 : POWEREX BLACKQ II 500W 80PLUS)
‘정격’ 전원공급장치의 중요성은 PC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전 정격 제품이 아닌, 소위 말하는 ‘뻥파워’가 주류를 이루던 전원공급장치 시장에 PC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가격경쟁력만 높던 뻥파워 대신 제대로 만든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이렇게 제대로 된 정격 전원공급장치의 수요가 늘면서 등장한 것이 바로 ‘80플러스(80PLUS)’ 인증이다.
■ 검증된 전원공급장치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80플러스’ 인증
뻥파워가 시스템에 심각한 진행성 불량을 야기하는 것을 많은 사용자가 인지하게 되면서 안정성에 중점을 둔 정격 전원공급장치인 중고가의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금에서는 이런 정격 전원공급장치를 왜 써야 하는지 사용자 역시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80플러스 전원공급장치가 시장에 출시되면서 인증 규격 자체가 하나의 제품 경쟁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 전원공급장치의 공식적인 등급표, 80플러스
그럼 이 80플러스 인증 제도는 무엇일까? 80플러스는 한마디로 전원공급장치에 표기된 용량의 몇 %(퍼센테이지)의 전력 효율을 낼 수 있는지 ‘등급’을 정해 놓은 등급표다. 사용자는 이 인증 등급에 따라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써보지 않고도 쉽게 알 수 있다.
80플러스(www.80plus.org)는 미국의 에너지 효율 인증 기관인 에코스(www.ecos.org)의 전력 효율 인증제도다. 80플러스의 홈페이지에는 전원공급장치의 등급에 따른 전력 효율과 그동안 인증받아온 제품의 테스트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덕분에 사용자는 자신이 눈여겨보고 있는 전원공급장치의 성능을 미리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 80플러스는 다양한 등급을 통해 손쉽게 전원공급장치의 성능을 유추할 수 있다
전원공급장치가 80플러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표기된 최대 출력의 최소 80% 이상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전원공급장치가 20%, 50%, 100%일 때 전력을 측정해 표기 출력의 80% 이상의 출력 효율을 보인다면 80플러스 인증을 통과할 수 있다.
이렇게 80% 이상 전력 효율을 낼 수 있는 전원공급장치만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인증받은 후 80플러스 마크를 제품에 표기할 수 있다. 80플러스 인증은 가장 기본인 80플러스부터 단계별로 6가지로 나뉜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쓰이는 전원공급장치는 이 중 5개만 해당한다. 가장 기본인 80플러스 인증은 115V 입력을 받는 전원공급장치만 인증이 가능하다. 220V를 쓰는 국내 환경에서는 230V 입력을 받는 전원공급장치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230V 제품의 80플러스 인증은 ‘브론즈(BRONZE)’ 등급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실제 5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 동급 전력효율이 좀 더 높은 EU 인터널 인증(제품 : 잘만 ZM700-TX 80Plus 230V EU)
또한 이 외에도 80플러스 인증에는 115V 인더스트리얼 인증과 230V EU 인터널 인증이 있다. 이 중에서 국내 환경에 해당되는 부분은 230V EU 인터널 인증이다. 중고가형 전원공급장치 중 80플러스 인증 아래 ‘EU’라는 문구가 보인다면 같은 등급의 일반 인증에 비해 전력 효율이 2~3% 높다고 보면 된다.
▲ 80플러스 실버 등급 이상의 전원공급장치는 고급형 제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제품 : SuperFlower SF-650F14MT LEADEX SILVER)
▲ 골드 등급부터는 표기된 출력의 대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제품 : POWEREX LEGEND 500W GOLD)
▲ 80플러스 플레티넘 이상 등급의 경우 고급형 전원공급장치의 필수 요건으로 꼽히고 있다
(제품 : SuperFlower SF-1000F14MP LEADEX PLATINUM)
▲ 플레티넘 등급의 고용량 전원공급장치는 서버용 시스템이나 극한 오버클럭을 거친 게이밍PC에 적합하다
(제품 : Antec HCP-1300 PLATINUM)
80플러스 브론즈의 경우 100% 출력일 때 81% 이상의 효율을 보이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100% 출력일 때 80플러스 실버는 85%, 골드는 87% 이상, 플래티넘은 89~90%의 효율을 보이면 인증을 통과한다. 여기에 가장 근래 추가된 80플러스 티타늄 등급은 10% 출력 테스트가 추가되었으며 모든 출력 환경에서 90% 이상의 출력을 보여야만 인증받는다.
이렇게 80플러스 인증은 검증된 기관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데 사용된다. 이런 신뢰도는 제품의 완성도와 직결되며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검증된 전원공급장치야말로 매출 상승에 바로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한 무기가 된다.
▲ 전력효율을 높여주는 액티브PFC
전원공급장치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설계를 해야 할까.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전원공급장치의 용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인 트랜스와 콘덴서의 용량을 높이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단가가 크게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제한된 용량 내에서 전력효율을 높여야 한다. 이렇게 전력효율을 높여 주는 것이 바로 액티브PFC(Active PFC) 회로다. 액티브PFC 회로는 전원공급장치의 유휴전력을 모아 전력 효율을 높인다. 이렇게 전력효율을 높인 전원공급장치는 ‘정격’ 출력에 보다 가까워져 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전원공급장치 시장을 보면 80플러스 인증을 받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으로 나뉜다. 80플러스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경우 그만큼 제품 자체의 신뢰도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80플러스 인증은 이제 전원공급장치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80플러스 인증 전원공급장치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려는 이들이 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80플러스는 인증비가 만만찮아 동급 비인증 전원공급장치에 비해 1~3만 원 정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도 안정성을 생각해 80플러스 인증 제품을 찾는 이들은 더욱 늘어가고 있다.
■ 건강한 PC, 80플러스 전원공급장치가 만듭니다
지금까지 80플러스 인증에 관해 살펴봤다. 80플러스 전원공급장치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스템의 안정성은 결국 오래 쓸 수 있는 긴 수명의 PC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80플러스 인증 제품 역시 그 수요가 빠르게 늘어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 80플러스 인증은 이제 전원공급장치 안정성의 상징이 됐다
(제품 : AONE 몬스터2 500W 80PLUS 브론즈)
많은 80플러스 인증 전원공급장치가 출시되고 있다. 그만큼 사용자의 인지 수준이 높아 젔다는 방증이다. 특히 고성능 게이밍 PC를 꿈꾸는 이들에게 80플러스 인증 전원공급장치는 필수다. 정격 500W 정도의 출력만 되더라도 고성능 그래픽카드 1개, 저장장치 2개 정도로 구성된 게이밍 PC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건강한 PC를 만들고 싶다면 80플러스 인증이 통과된 전원공급장치에 주목하자. 출력과 더불어 각 부품의 원래 수명을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80플러스 브론즈급 전원공급장치만 되더라도 일반적인 구성의 PC라면 충분히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어 줄 것이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박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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