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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안의 작은 변전소, 파워서플라이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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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는 열이면 열 모두 더 ‘성능’이 좋은 PC를 꿈꾼다. 또 새로운 제품은 평균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더욱 높은 성능을 갖춰 출시된다. 항상 사용자들이 신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언제나 좋은 PC는 성능으로 말한다.

 

또한 DIY PC 시장이 큰 국내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제원을 선택하고 구입하는 것이 보편화 됐다. PC의 제원부터 각 부품의 브랜드 선정까지 예산이 허용하는 한 최대의 가격대 성능비를 뽑기 위해 고심한다.

 

허나 이렇게 성능에 치중하다보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안정성’이다. 성능이 높으면 전력 소모가 그만큼 크다. 이런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 바로 ‘전원공급장치’다. 전원공급장치는 시스템 내부의 모든 부품에 1:1로 연결되는 사람과 비교하자면 혈관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때문에 어떤 전원공급장치를 쓰느냐에 따라 시스템이 얼마나 더 원활하게 작동하는 지가 결정된다. 즉 바꿔 이야기하자면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은 전원공급장치가 결정한다는 말이다. 얼마나 일정하게 각 부품이 요구하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전원공급장치 자체의 정격 출력이 가능한지에 따라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이 좌우된다.

 

◆ 전원공급장치는 어떤 일을 수행할까

 

전원공급장치(Power Supply Unit)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PC의 각 부품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PSU라는 다소 낯선 약칭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전원공급장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사용자가 많아졌지만,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인식이 희박했다.

 

특히 DIY PC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의 경우 완성도가 떨어지는 보급형 전원공급장치를 사용하다, PC가 다운되거나 저장장치의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이는 전원공급장치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진행성 불량의 하나다.

 

사람으로 치자면 혈관과도 같은 전원공급장치. 사람의 혈관은 수축과 확장을 하면서 혈액을 항시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개개인마다 이런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수축 혹은 확장되면서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혈압)에 차등을 보인다. 여러 현상으로 인해 ‘고혈압’ 혹은 ‘저혈압’이 올 수 있다. 모두 건강 상 쉽게 간과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심하면 건강에 큰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

 

 
▲ 저장장치 중 HDD는 그 설계 구조 상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 손상될 위험이 있다

 

PC 역시 마찬가지다. PC의 각 주요 부품이 요구하는 전력을 적거나 과하게 공급하게 되면 시스템의 이상을 초래한다. 이런 현상은 초반에는 사용자가 크게 느끼기 힘들지만, 부품의 노후에 따라 시스템에 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전원공급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시스템의 잦은 다운 현상, 혹은 부팅이 되지 않는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아직도 저장장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HDD의 경우 이런 전력공급의 차질은 파손으로 이어진다.

 

특히 요즘처럼 고성능, 집적도가 높은 부품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최근 메인보드의 디지털 전원부 역시 이런 이유에서 필수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정밀한 전력 분배는 안정성 뿐 아니라 시스템 수명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 PC의 변전소 전원공급장치, 그 구성은?

 

전원공급장치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교류(AC) 전압을 직류(DC) 전압으로 바꾸는 ‘정류부’를 들 수 있다. 각 부품에 전력을 공급하기 전 전기의 성질을 1차적으로 바꾸게 된다. 500W니 600W니 하는 전원공급장치의 용량은 여기서 결정된다. 얼마나 많은 양의 전류를 바꿀 수 있는지, 바꿔 말하자면 교류에서 직류로 바꿔 담아 놓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직류로 바뀐 전기를 각 부품이 요구하는 만큼 나눠주는 ‘스위칭 변환부’를 거친다. PC의 각 부품이 요구하는 직류 전기를 각각에 맞게 분배해 출력한다. 3.3V, 5V, 12V 등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ODD 등 각각의 부품에 알맞게 직류를 보다 세분화된 직류로 바꿔 준다. 마치 물탱크에 있는 물을 상황에 맞게 적당한 양으로 나눠 주는 역할이다.

 


▲ 전원공급장치는 크게 3+1의 구성을 가진다

 

흔히 말하는 싱글, 듀얼 레일은 이런 세분화해 공급하는 출구, 물탱크로 따지자면 수도꼭지가 1개인지 2개인지로 구분된다. 물탱크의 수도꼭지가 2개라면 하나를 쓰고 있어도 다른 이가 다른 수도꼭지를 써 효율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전원공급장치의 싱글, 듀얼 레일 역시 마찬가지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듀얼 레일 제품일 경우 내부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효용성이 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스위칭 변환부에서는 세분화된 직류 전기는 ‘출력부’를 통해 한 번 더 정제된다. 각 부품이 요구하는 양만큼 세분화 된 전류를 깨끗하게 여과시켜 준다. 세분화된 전류를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이다.

 

요즘 전원공급장치에는 여기에 하나 더 필수적으로 갖춰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는 3구 접지 단자 안쪽에 마련된 ‘EMI(전자파장애) 필터부’다. EMI 필터부는 교류인 220V의 전기가 전원공급장치 회로에 들어가기 전 잡음(노이즈)을 한 번 더 정제하고 전류의 역류를 막는 역할을 겸한다. 고급형 전원공급장치의 경우 이 EMI 필터부가 2중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품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원공급장치는 각 부품이 요구하는 전류를 시스템이 작동하는 동안 상시 공급한다. 마치 쉬지 않고 피를 공급하는 혈관처럼. 때문에 회로의 구성과 각 부품의 용량, 그리고 품질이 어떤 지에 따라 전원공급장치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또 이는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 점점 비중이 커지는 전원공급장치

 

과거 흔히 말하는 286~486 PC의 경우 전원공급장치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다. 또 ‘정격’이라는 개념도 희박했다. 지금의 PC만큼 전력을 많이, 그리고 정밀하게 요구하지 않았다. 때문에 100W, 혹은 120W 정도 용량의 전원공급장치라면 크게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또 지금과 비교했을 때 각 부품의 정밀성도 그리 높지 않았다. 때문에 PC를 구성하면서 많은 사용자가 비용 절감을 할 때 보다 낮은 가격의 전원공급장치를 선택하는 일도 흔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전원공급장치를 사용해도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 PC 케이스의 부속으로 인식되었던 전원공급장치

 

또한 하이엔드급 사용자가 아닌 이상 전원공급장치를 별도로 구입해 쓰지 않았던 것도 한 이유다. PC 케이스의 부속품 정도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PC 케이스와 전원공급장치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 않았다. PC 케이스를 구입하면 으레 딸려오는 부속품 정도로 인식됐다.

 

허나 PC의 성능이 점점 높아지면서 보다 고용량 전원공급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전원공급장치의 고용량화는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PC 케이스의 부속이 아닌 하나의 주요 부품으로 분리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 정격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 성행한 일명 ‘뻥파워’,

표기된 용량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다

 

이렇게 전원공급장치가 독립된 하나의 부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초기, 검증되지 않은 출력의 전원공급장치로 많은 사용자의 시스템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뻥파워’의 등장이다. 200W의 출력밖에 되지 않는 제품을 스티커만 바꿔 500W로 판매하는 행위가 성행했으며, 아직 전원공급장치의 중요성이 대두되지 않았던 터라 사용자는 별 의심 없이 가격경쟁력만 높은 제품을 선호하기도 했다.

 

허나 많은 이들이 전원공급장치로 인한 시스템 불량을 겪으면서 전원공급장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대표적인 뻥파워의 경우 제품의 이름에 빗대어 이를 비하하는 속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제조사 역시 이런 사용자의 성향을 파악해 전원공급장치의 평균적인 완성도가 상향평준화 됐다.

 

 
▲ 정격 전원공급장치의 지표가 된 80플러스 인증

 

또한 ‘정격’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80플러스(80PLUS)’라는 인증 제도가 등장했다. 80플러스는 표기된 용량에 비해 어느 정도까지 효율이 나오는지에 대한 등급을 매김으로써 사용자가 제품을 구입하기 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시스템의 안정성 = 정격 전원공급장치라는 인식을 가진 사용자가 많아졌다. 특히 오버클럭, 혹은 서버 용도의 PC, 주변장치를 많이 활용하는 이들이라면 전원공급장치의 선택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 시스템의 안정성을 생각한다면, 정격 전원공급장치

 

정격 전원공급장치, 시스템의 안정성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PC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고급형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도 PC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열르 하지만, 그 근본은 바로 전원공급장치다. 특히 요즘처럼 PC의 성능이 높아진 지금에서는 두세 번 강조해도 어색하지 않다.

 


▲ 최근에는 안정성에서 차별화를 둔 전원공급장치도 등장했다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시리즈, 독자적인 에프터 쿨링 기술로 시스템이 꺼져 있어도 내부 온도를 체크해 자동으로 온도를 낮춘다)

 

특히 최근에는 제품 차별화를 위해 전원공급장치의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듀얼 EMI 필터라던지 듀얼 레일 설계, 액티브PFC, 80플러스 인증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며 사용자의 시선을 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이렇게 PC의 안정성을 담당하는 전원공급장치는 시스템을 오래오래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간과하지 말아야 할 PC의 주요 부품으로 그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요즘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500W 용량의 제품이 평균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이런 사용자 인식 변화의 방증이다.

 

고급형 PC를 꾸미려는 이들의 경우 1,000W, 1,200W 등의 대용량 전원공급장치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렇게 시스템 전체 예산에서 전원공급장치가 담당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당신의 시스템, 잔 고장 없는 안정성을 원한다면 전원공급장치에 주목하자.

 

테크니컬라이터 박선중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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