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위 정하는 남자]는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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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순정남]은 조금 색다르게 남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여성에게 추천하고픈 성탄절 데이트남’을 살펴봤습니다. 나름대로 객관적인 기준에 입각하여 ‘게롤트’, ‘아이작’, ‘루이지’, ‘조커’, ‘세나리우스’를 선정했는데, 연애가 아니라 무슨 결혼 상대를 모아놓은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죠. 확실히 성탄절에 함께 있고픈 남자를 고르는데 학벌, 재력, 건강상태 등을 우선한 것은 다소 엇나간 기준이었습니다.
여기 여성 독자가 직접 뽑은 게임 속 훈남 목록이 있습니다.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트위터를 통해 설문한 자료죠. 개중에는 ‘블러드본’의 ‘개스코인 신부’처럼 독특한(?) 취향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남자도 반할만큼 멋진 캐릭터를 일러주었습니다. 한가지 인상적인 점은 5명 모두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에 등장한다는 것인데, 역시 캐릭터 IP 활용만큼은 도가 튼 게임사답습니다.
5위 시란(던전 앤 파이터), 걸쭉한 사투리가 ‘섹시’한 방랑검객
▲ 걸쭉한 사투리가 섹시한 전설의 웨펀마스터 '시란'
5위는 ‘던전 앤 파이터(이하 던파)’의 ‘시란’입니다. 어떠한 사정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60대 검객으로, 제멋대로 헝클어진 머리와 입에 문 강아지풀, 풀어헤친 상의가 눈에 띄죠. 외모만 보면 전형적인 미형 검객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걸쭉한 사투리와 어딘지 여유가 묻어나는 풍모가 적절히 어우러졌습니다.
평소에는 친근한 삼촌 같지만, 한번 실력을 발휘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반전 매력이랄까요? 실제로 사도 ‘시로코’를 무찌른 전설의 웨펀마스터 4인 가운데 최강자 대접을 받으면서도 어딘지 헐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왠지 더 정이 가죠. 기다란 앞머리에 반쯤 가린 눈매가 한번씩 날카로워질 때면, 보는 이의 심장에 덜컥 무리가 온답니다.
이래 봬도 60대라 “인생이란 까보기 전에는 뭐가 나올지 모르는 기다”라며 해주는 조언도 간간히 회자됩니다. 끝으로 게임 내에서 밀어주는 연인은 ‘시간의 문’ 사건에서 여러모로 얽힌 ‘아이리스 포춘싱어’입니다만, 동인계에선 주로 남동생뻘과 많이 이어지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입담 좋고 술을 사랑하는 성격이다 보니 냉랭한 표정의 미소년과 나란히 세워놓으면 그림이 살아난다는 군요.
4위 은월(메이플스토리), 가끔은 잊혀진 영웅이 더욱 각별하다
▲ 모두에게 잊혀진 영웅이 더욱 각별히 느껴지는 '은월'
4위는 ‘메이플스토리’의 ‘은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세계를 집어삼키려는 ‘검은 마법사’의 야욕을 저지한 여섯 영웅 가운데 한 명이죠. 본래 ‘메이플스토리’에서 영웅은 엘프여왕 ‘메르세데스’, 폴암의 ‘아란’, 괴도 ‘팬텀’, 별의 아이 ‘루미너스’, 드래곤마스터 ‘프리드’까지 5인으로, 메이플(MAPLE) 이니셜을 하나씩 딴 것이 특징입니다만, 뒤늦게 무명의 방랑자 ‘은월’이 추가됐답니다.
이후 밝혀진 설정에 따르면 ‘은월’은 처음부터 다른 영웅들과 함께 ‘검은 마법사’에 맞섰지만, 최후의 전투에서 존재 자체가 소멸돼버립니다. 덕분에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하고, 기록되지도 못한 것이죠. 그러나 다행히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대신 평행세계인 ‘그란디스’에서 눈을 떴고, 여기서 ‘은월’이란 이름을 얻게 됩니다. 영웅 시절에 무어라 불렸는지는 불명입니다.
자신을 희생해 악을 봉인하고 잊혀진, 베일에 가린 또 하나의 영웅이라. 배경설정만 들어도 단박에 흥미가 동합니다. 모두가 떠받들어 주는 영웅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특별함을 간직한 캐릭터가 더 각별한 법이죠. 거기다 ‘메이플스토리’에서 보기 드문 동양풍 복장과 여우 구슬을 부리는 능력, 허리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흑발까지 덕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입니다.
3위 루드빅(사이퍼즈), 미형 악역이라 인기가 있는 게 아니었나!?
▲ 엄한 이유로 인기가 많은 유ㄷ...'루드빅'
3위는 ‘사이퍼즈’의 ‘루드빅’입니다.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53번째 캐릭터로, 몸 전체를 빛으로 변환하는 능력자죠.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입지가 좁을 듯 한데, 실상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기존 세계관에 적절히 녹아든 탄탄한 배경설정과 훌륭한 성능, 파격적인 외모가 빛을 발한 덕분이겠죠?
얼핏 보아도 미모가 상당한데, 잘 정리된 금발과 고급스러운 검은 정장이 잘 어울립니다. 자세히 보면 속눈썹까지 노란데다 상체는 블레이저 한 벌만 달랑 걸치는 등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있죠. 이쯤 되면 여성들 보기에도 부담스러웠는지 ‘누드빅’이라거나 ‘유X빅’이라는 별명이 유행 중이랍니다. 궁극기를 사용하면 바로 그곳(…)에서 빔이 나간다는 군요.
강렬한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만만찮은데, ‘루드빅’에 대한 다른 캐릭터의 평가를 보면 잔인하고 무자비하면서도 이성적인 인물이랍니다. 덕분에 2차 창작물에서도 주로 악역으로…나올 것 같았지만 직접 찾아보니 유X가 빛나는 개그 캐릭터로 주로 사용되는 것 같더군요. 뭐, 인기만 좋으면 그만이지 아무렴 어떻습니까.
2위 제이(클로저스), 이래저래 곁에서 챙겨주고 싶은 허당 아저씨
▲ 이래저래 곁에서 챙겨주고 싶은 허당 아저씨 '제이'
2위는 ‘클로저스’의 ‘제이’입니다. 국가차원관리부 특수처리반 ‘검은 양’ 소속 위상능력자죠. 10대로 구성된 ‘검은 양’의 유일한 성인으로, 겉으로 보아선 그리 늙어 보이진 않지만 주위에 애들뿐이라 대놓고 아저씨 기믹을 밀고 있습니다. 노란 선글라스와 탄탄한 흉근만 보면 꽤나 위압감이 있는데, 실상은 툭하면 각혈하는 병약 체질에 어딘지 어설픈 언행투성이죠.
사실 과거 차원전쟁에 참전했던 소년병으로, 당시 각종 위험천만한 임무를 성공시킨 역전의 용사입니다. 그러나 모종의 사건으로 현재와 같은 유약한 상태가 되어 오랫동안 종적을 감췄다가, 어린 요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금 현장으로 복귀한 것이죠. 어쩌면 그의 허당 기질 자체도 슬픈 과거를 숨기려는 노력이자 주위에 대한 배려일지 모릅니다.
이렇게 보면 캐릭터가 아예 달라 보이죠. 곁에서 챙겨주고픈 걱정스런 삼촌이며 동시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과거까지… 선글라스를 벗겨보면 얼굴도 굉장히 미남입니다. 비록 전성기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강자인데다 힘을 사용하는 기준도 올곧고 말이죠. 앞서 ‘시란’에서도 보듯 ‘할 때는 하는’ 외유내강 캐릭터가 인기가 많습니다.
1위 이글(사이퍼즈), 4년간 인기 정상을 지킨 단순무식 쾌남의 매력
▲ 단순무식 쾌남의 매력으로 4년간 인기 정상을 지킨 '이글'
대망의 1위는 ‘사이퍼즈’의 ‘이글’입니다. 앞서 소개한 ‘루드빅’이 최신 캐릭터인 반면 ‘이글’은 론칭을 함께한 최초의 18인 가운데 한 명이죠. 곱상한 외모와 하얀 꽁지머리, 쾌활하다 못해 망나니스러운 성격, 날렵한 풍채, 발도술에 기반한 전투 방식 등 당시부터 아주 덕심을 저격하려고 작정한 캐릭터였습니다. 덕분에 4년이 넘도록 인기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질 않는군요.
검술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명문 ‘홀든’가의 삼남으로, 큰형 ‘다이무스’는 강직한 성품이며 둘째 형 ‘벨져’는 오만하고 냉정한 성격, ‘이글’ 본인은 막내다운 자유분방함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셋 중 한 명만 취향에 맞아도 헤어나올 수 없다는 ‘홀든’가 덕질 삼각지대죠. 특히 ‘이글’은 대부분 시즌에서 전체 승률 1위를 달성할 만큼 성능까지 뛰어나 자연스레 인기 캐릭터로 발돋움했습니다.
요즘은 워낙 복잡다단한 설정과 사고에 매몰된 캐릭터가 많다 보니, 되려 ‘이글’처럼 단순무식한 쾌남이 귀해졌습니다. 심각한 건 딱 질색이라는 그의 신조처럼 그저 흥겨운 게임 한 판을 즐기려는 유저에게 이만치 어울리는 캐릭터도 없을 테죠. 고지식한 큰형 ‘다이무스’는 ‘이글’을 가리켜 “모든 결정을 5초 안에 내린다. 아마 매번 땅을 치며 후회할 것이다”며 혀를 차지만, 한편으론 이런 점이 박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여하간 ‘이글’과 데이트하면 지루할 일은 절대로 없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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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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