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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재해레벨의 원삭맨, 뭐든 한 방에 삭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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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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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펀맨’이라는 만화, 보셨나요? ‘원 펀치 맨(One Punch Man)’의 줄임말인데요, 표현 그대로 어떤 상대건 한 방에 날려버리는 영웅이 주인공으로 요즘 SNS에서 화제인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취미로 영웅 활동을 하죠. 상당히 먼치킨(!)스러운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영웅답지 않은 엉성한 외모와, 시원스러운 연출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원피스’의 뒤를 이을 만한 인기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보다 보면, 원펀맨이 지구인 편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저토록 압도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행여 나쁜 맘이라도 먹는다면 어떤 진영이건 ‘순삭’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인데요. 이번 주 큰 논란을 일으켰던 국방부 게임 채널 차단 사건에서 원펀맨의 ‘나쁜 예’ 잔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군 생활관에서 ‘온종일 게임 채널만 시청하는 사람이 있다’라는 불만사항이 접수됐고, 국방부는 이에 ‘게임 채널 전면 차단’이라는 해결책(?)을 내놨죠. 비유하자면 국방부가 ‘원펀맨’처럼 한 방에 게임 채널을 날려버린 겁니다. 종일 롤챔스를 보느라 고통스러운 누군가의 고민을 아주 간단하게 ‘삭제’해 준 거죠.

하지만 현실은 만화와 다릅니다. 원펀맨…아니 ‘원삭맨’이 될 줄 알았던 국방부 기대와는 달리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론은 물론이고 전병헌 의원과 김광진 의원의 ‘극딜’만 맞았죠. 전병헌 의원은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한마디로 시대역행적 발상이며 장병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태다”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군 장병들이 게임 채널만 보다 보면 게임에 빠질 수도 있어 차단했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만, 명확한 근거가 없어 비판의 목소리만 높아졌죠. 네이버 ID kjsjja****님은 “티비는 왜 켜주냐? 중독되게. 책은 왜 주냐? 활자중독이 얼마나 무서운데. 담배는 왜 피냐? 사람 죽이는 독인데”라며 국방부의 허술한 해명을 꼬집었습니다.

ID 하하하…님은 “셧다운제 이전에 군대 윗분들 원래부터 저러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군요. 군대에서 구타사고, 자살사고 나와도 수습 못하다 뉴스에서 나오고 하는걸 보면”이라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문제는 게임 채널이 아니라 선임이 텔레비전을 독점하는 게 가능한 군대 체제인데, 엉뚱한 곳에서 해결책을 찾는다는 거죠.

국방부는 결국 이번 결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게임 채널 송출을 중단한 지 9일 만에 입장을 번복한 거죠. 이런 행보는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문제만 '삭제'해 대충 봉합해보려는 정부의 방침과 궤를 함께합니다. 청소년 수면권을 심야시간 게임 삭제에서 찾은 '셧다운제'처럼 말이죠. 이렇게 정리하고보니 무섭네요! 게임중독을 연일 외치는 정부인데, 아예 '게임산업'을 삭제하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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