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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여성부, ‘진짜’ 필요한 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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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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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손가락질을 감수하면서까지 오기와 독선으로 오지랖을 넓혀온 여성부가 마침내 검은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바로 돈이었죠.

‘인터넷 중독 예방 치료 기금마련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지난 16일 열린 토론회는 그야말로 가관이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은 “게임 중독으로 뇌 상태가 짐승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식의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주제와는 상관없이 ‘게임 싸잡아 비난하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인터넷 중독은 곧 게임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거죠. 결국 게임중독치료센터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를 게임업계 수익의 일부분에서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인터넷 중독은 게임이 가장 큰 영향을 주니 원인제공을 한 게임업계가 수익의 일부분을 사업주체(여성부)에 지급해 치료에 쓰이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성부의 검은 속내가 완전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죠.

여러분도 알다시피 여성부의 오지랖은 이미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미쳐서 날뛸 노릇이죠. 그렇다면 주무부처도 아닌 여성부가 왜 이리 게임산업에 간섭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럴만한 이유는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죠.

여성부 백희영 장관은 작년 11월 29일, 모 방송매체 9시 뉴스에 출현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14%인 93만 8천여 명이 게임중독 상태”라면서 “그 중에 18만 7천여 명이 즉각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밖에 나가 뛰어노는 아이들보다 PC방에서 노는 아이들이 더 많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서는 가슴 철렁한 뉴스였겠죠. 덕분에 ‘강제적 셧다운제’ 도입을 비롯한 여성부의 무리한 행보에 여론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게임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그들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쪽도 있었고, “꼭 필요한 정책인 거 같다”면서 수긍하는 쪽도 있었죠. 물론 “꼭 필요한 정책인 건 맞지만, 주무부처도 아닌 여성부가 비논리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는 식의 중립성을 띤 의견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세대나 집단들은 대부분 여성부의 정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비춰 그들의 단단한 버팀목이 돼 주었습니다.

▲ 모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의견

여성부의 무리한 정책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잘 아는 게임업계는 답답함에 몸서리쳤습니다. 게임메카 독자 분들 역시 게임 중독에 대한 예방을 꼭 필요하지만, 이번 여성부의 지나친 행보는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을 남겨주셨네요.

ID 굴다리밑꿩 “근데 말이죠. 다 필요없고 여성가족부는 수천억원에 가치가있는 게임산업을 말아먹을 거면서 정작 여성가족부는 한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을 하고있나요? 여성가족부가 한해 소비하는 예산의 배 이상을 챙길수있는 산업을 운용하고 있는 공공기관인가요? 현재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산업은 국내외에서 한해 약 23조원에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한해 23조원을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나요? 이 공공기관은 국익을 위한 공공기관인가요 아니면 국익을 망치는 공공기관인가요? 청소년의 중독을 막는다구요? 청소년의 중독을 운운하면서 한 산업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는 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군요. 중독을 막을거면 일주일에 1~2회이상 교내 중독예방프로그램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겁니다. 제가 초중고 다니는동안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게임중독예방교육따위 해준적도 없으면서 단순 시간때우기용 계발활동시간을 쥐여놓고 학생들을 위한 예산이라는 명목으로 수십억씩 예산을 챙겨놓고선 셧다운제라고요? 참 대단한 발상입니다.”

ID 베트남총각 “아주 가지가지하시네요 진짜. 왜 이런 창의적인 사람들은 여성부에 묶어 두는거죠? 사업 시키세요 사업. 돈 버는데 아주 베테랑급이신데들 이런 능력자 분들 여성부라는 작은 울타리에 묶어두지 마시고 ‘해외사업부’ 이런 부서 새로 만들어서 넣으세요. 외화를 바가지로 긁어모으겠네 아주”

ID 킬메탈 “게임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여전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피해를 막기 위해 국가에서 나서서 예방해야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셧다운 제도와 함께 이것저것 말도 안 되는 악법을 추진해 게임업계를 협박해 돈을 뜯으려는 여성부의 태도가 정말 짜증이 나는군요. 결국은 돈인가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전반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업계와 정부의 노력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여성부가 선택한 방법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됐습니다. 불과 한 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규제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태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여성부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게임산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부처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한국입법학회는 학부모와 청소년 90%가 게임이용지도의 주최는 ‘가정’이라고 답변한 통계자료를 밝히며 ‘강제적 셧다운제’에 실효성이 없음을 자각시켰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루소는 “어린이를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든지, 무엇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게 내버려 두는 것이다”란 말을 했죠. 게임 중독. 문제되는 거 맞습니다. 만약 여성부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다면 오기와 독선을 버리고 진정 무엇이 필요하고, 어디에 신경을 써야하는 지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청소년을 미끼로 사회적 인식을 이용해 먹는 것 같거든요. 탐관오리로 오해하기 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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