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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뜨거] 한눈에 보는 TGS 2015 ‘서브컬쳐 종합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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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뜨거]는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게임계 이슈를 누구나 알기 쉽고 자세하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관련기사]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단연 도쿄게임쇼 2015였습니다. 올해로 25회째 이어온 일본 최대, 나아가 세계 3대 게임쇼로 손꼽히는 행사죠. 특히 올해는 ‘메탈기어 솔리드 5’, ‘페르소나 5’, ‘삼국지 13’ 등 역대급 기대작들이 포진해 어느 때보다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도쿄게임쇼는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17~18일은 업계관계자 및 언론, 19~20일은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총 참여업체 480사에 부스 2,009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으며, 26만8,000명을 들여 역대 관람객 수 2위를 달성했습니다.

여러모로 게임왕국 일본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들었죠. 한편으론 관련기사가 쏟아지다 보니 무엇부터 봐야 좋을지 난감하기도 합니다. 이에 오늘은 길고도 짧았던 나흘간의 도쿄게임쇼 2015를 보기 쉽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 한눈에 보는 도쿄게임쇼 2015 ‘서브컬쳐 종합박람회’

독무대에 오른 소니, 신작과 현지화 ‘융단폭격’

전통적으로 도쿄게임쇼에 불참하는 닌텐도에 이어, 올해에는 MS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플랫폼 홀더 3강 가운데 소니가 무대를 독차지하게 됐죠. 소니 입장에선 나쁠 게 없지만, 아무래도 게이머들은 볼거리가 부족하진 않을까 걱정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게임스컴에선 소니가 없는 가운데 MS 마저 다소 빈약한 라인업을 들고나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대망의 도쿄게임쇼 전야, 소니는 그간 준비해온 굵직한 신작들로 융단폭격을 감행했습니다. 압도적인 영상미로 돌아온 ‘그라비티 데이즈 2’를 비롯해 야쿠자 키류의 새로운 여정 ‘용과 같이 6’, 한층 더 귀여워진 ‘뉴 모두의 골프’ 등이 차례로 공개됐습니다.


▲ 도쿄게임쇼 전야에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 소니가 독무대에 올랐다

더불어 첫 발표이래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인왕’이 “귀무자를 연상케 한다”거나 “동양판 다크 소울”이라며 화제를 모았고, ‘사가’ 25주년 기념작 ‘사가 스칼렛 그레이스’도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습니다. 완연한 액션게임이 돼버린 ‘바이오 하자드 엄브렐러 코어’와 어설프게 3D화된 ‘킹 오브 파이터즈 14’는 반응이 미묘하긴 했지만,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작들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PS비타 신작들의 면면도 화려합니다. 오는 10월 방영 예정인 ‘철혈의 오펀스’가 참전하는 ‘건담 익스트림 버서스 포스’, 마니아들의 큰 지지를 받는 ‘뉴 단간론파 V3 모두의 살인 신학기’, RPG 명가 스퀘어에닉스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희생양과 눈의 세츠나’, 아틀라스와 바닐라웨어가 힘을 합친 ‘13기병방위권’ 등이 좌중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 동양판 다크 소울, 귀무자의 재림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된 '인왕'


▲ 3D화된 쿄는 졸지에 사이버가수 아담 닮은꼴로 주목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소니는 전에 없던 전격적인 현지화 공세로 한국 게이머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이날 한국어 출시가 확정된 게임은 ‘라스트 가디언’, ‘다크 소울 3’, ‘언차티드 4’ ‘스트리트 파이터 5’ 등 PS4 핵심 타이틀 12종입니다. 특히,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코에이 ‘삼국지’가 11편 이후 9년 만에 다시금 한국어화되는 기념비적인 날이었습니다.

자체적인 VR(가상현실)기기 ‘플레이스테이션 VR(구 모피어스)’ 시연 콘텐츠도 대폭 강화됐습니다. 게이머들의 꿈과 희망이라 불리는 ‘섬머 레슨’은 물론 ‘진삼국무쌍 7 VR 데모’, ‘하츠니미쿠 프로젝트 VR 테크 데모’ 등 10종의 시연이 마련됐습니다. 끝으로 아시아 지역 PS4 가격 인하(한국은 10월 1일부로 45만8,000원 -> 40만8,000원) 발표가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 뜨거운 호응을 받은 '삼국지 13' 한국어화 소식


▲ PS4 가격 인하 발표가 신작 소식보다 더 반갑다

눈은 즐거운데 지갑은 슬프다, 이곳이 바로 서브컬쳐 종합박람회

소니가 신작 한 보따리로 성대한 전야제를 치렀다면, 본격적인 행사를 책임지는 것은 2,000개에 달하는 부스들입니다. 서브컬쳐의 총본산이라 불리는 일본답게, 도쿄게임쇼 부스들은 여느 게임행사와는 사뭇 다릅니다. 서양 게임쇼에선 블리자드나 디즈니 정도를 제외하곤 개발사가 직접 굿즈를 내놓은 일이 드물지만, 도쿄게임쇼에서는 마니아를 위한 기념품이 다채롭게 제공됩니다.

덕분에 게임을 시연하러 돌아다니는 와중에 귀여운 미소녀 상품들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면에 게임 속 캐릭터가 그려진 책자, 에코백, 일러스트북, CD, 하다못해 부채까지 대부분 부스에 들리기만 해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커다란 백을 주는 곳을 우선적으로 방문하는 정도의 센스가 필요하죠.



▲ 도쿄게임쇼 행사장에선 어디를 보나 미소녀가 한가득

만약 지갑사정에 여유가 좀 있다면, 본격적인 굿즈 탐방에 나서길 추천합니다. 행사장 한 켠에 마련된 기념품 판매 코너에는 스퀘어에닉스, 캡콤, 세가, 코에이테크모게임즈 등 주요 업체들이 입점해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앙증맞은 ‘몬스터헌터’ 아이루 인형부터 그로테스크한 ‘바이오 하자드’ 리커 조형물,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 쿠션까지 팬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마련돼있죠.

이 밖에도 ‘건담’ 게임 출전에 덩달아 건프라 전시가 이루어지고, 신인 아이돌의 감짝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일본답게 아예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벽면도 있어요. 다분히 게임 자체에만 집중된 서양 게임쇼에 비하면 마치 서브컬쳐 종합박람회 같은 느낌이죠.


▲ 그래, 이정도는 팔아줘야 도쿄게임쇼지!


▲ 경찰... 아니 붉은 혜성이 지켜보고 있다

도쿄게임쇼의 또 다른 특징은, 글로벌 론칭하는 AAA급 타이틀만큼이나 내수용 게임에 큰 비중을 할애한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내수시장을 형성한 일본 게임계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덕분에 한국어는 물론 영어로도 평생 해볼 일 없을 듯한 게임들을 굉장히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압권은 여성향게임만 모아놓은 로맨스 부스입니다. 이제껏 족자에 그려진 미소녀를 보며 눈호강을 했다면, 여기서는 미청년의 향취에 한껏 취합니다. 남자친구가 모니터에서 안 나온다고요? 걱정하지 마시길. 쫙 빠진 미남모델들이 코스튬까지 차려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 게임 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기업 부스 외에 게임 관련 교육 기관에서 마련한 부스도 있으니 한번쯤 들려봐도 좋겠습니다. 부족한 기교를 넘치는 아이디어로 만회한 학생 출품작들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 게임계가 부럽기도 하고, 지지 않겠다는 호승심이 듭니다.


▲ 저곳이 바로 도쿄게임쇼의 발할라인가


▲ "야레 야레, 왜 이렇게 늦은거야? 기다렸다제☆"

한층 더 발전한 도쿄게임쇼, 지스타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나흘간 도쿄게임쇼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요 몇 년간 횡행하던 ‘일본 게임계 위기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한번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죠. MS를 비롯한 여러 서양 개발사가 불참했음에도, 자국 타이틀만으로 E3, 게임스컴에 견줄만한 내실 있는 게임쇼를 진행한 것은 분명 본받을 만 합니다.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느껴진 변화의 바람은 바로 모바일, VR, 중국입니다. 일본 모바일게임의 성장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새 한층 더 저변을 넓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넓은 부스와 함께 턱 하니 대형 조형물을 설치한 ‘클래시 오브 클랜’과 ‘그랑블루판타지’가 이를 방증하죠.


▲ 모바일게임 '그랑블루판타지' 대형 조형물이 위엄 돋는다

다음으로 ‘프로젝트 모피어스’에서 개명한 ‘플레이스테이션 VR’을 통해 VR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이미 10종에 달하는 시연작이 나왔을 뿐 아니라, 기존 인기작들의 VR 이식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끝으로 예년에 비해 중국 미디어나 업계 관계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소니 등 주요 참가 업체 부스에 빠짐없이 방문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으며 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7월 이루어진 중국의 콘솔게임 문호개방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듯 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이 콘솔시장에서 갖는 위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제 약 2달 후면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쇼 지스타 2015가 열립니다. 이웃한 도쿄게임쇼를 반면교사로 삼아 긍정적인 면은 적극적으로 배우고, 부정적인 측면은 도려내야겠습니다. 지스타 또한 그저 게임을 소개하고 끝나는 자리가 아닌, 게이머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 도쿄게임쇼를 반면교사 삼아 지스타도 한층 더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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