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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서플라이, 잘못 고르면 큰~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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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심장 파워서플라이, 잘못 골랐다가는 큰 낭패

 

흔히 파워서플라이를 일컬어 PC의 심장이라 부른다. 심장에서 온몸 구석구석 신선한 피를 공급하듯 파워서플라이 역시 PC의 모든 부품에 전기를 균등하게 분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같은 비유를 하는 것이다.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일상 생활이 어려운 것처럼 파워서플라이 또한 문제가 생기면 PC의 안전에 치명적인 해가 될 수밖에 없다. PC를 오랜 시간 접해온 사람들은 다른 어떤 부품보다 파워서플라이의 선택에 신경을 쓰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당수의 유저들이 파워서플라이의 선택에 상당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유저들은 PC를 조립하고자 할 때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메모리 등을 어떤 제품으로 구성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후 그래픽카드와 스토리지, ODD 등을 선택한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CPU나 메모리, 그래픽카드, 스토리지 등과 같은 부품들은 종류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명확하고, 메인보드 역시 가격에 따른 확장성의 차이가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반면 파워서플라이는 성능보다는 안정성이나 안전 등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단순히 수치만으로는 100% 알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부품에 비해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조립PC를 맞추는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한정된 비용에서 부품을 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여기는 케이스나 파워를 저렴하게 고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 무수히 많은 파워서플라이들이 판매되고 있어 PC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은 어떠한 제품을 골라야 하는지 어렵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혹자는 높은 성능의 최신 사양 부품으로 구성해 놓으면서 정작 파워서플라이는 출력 용량만 겨우 충족하는 수준의 저가 제품을 사용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매년 몇 차례씩 보급형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한 PC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파워를 경시하는 이 같은 풍조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다행이라면 이런 이슈들을 계기로 최근 사용자와 제조 유통사 모두 파워서플라이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국가적으로 시행하는 KC 자율안전인증 역시 이러한 인식 변화에 대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파워서플라이 선택에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간략하게 알아봤다.

 

 

초보자들이 실수하기 쉬운 파워서플라이 규격

 

파워서플라이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호환성, 즉 맞추고자 하는 케이스에 장착이 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파워서플라이도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양한 규격의 제품이 있기 때문에 용량이나 가격에 혹해 제품을 골라다 설치가 안돼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파워서플라이의 규격 중 대표적인 것으로 ATX 규격과 마이크로(Micro) ATX, TFX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들타워 케이스에 탑재되며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ATX 규격을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니타워 시스템에 사용되는 마이크로 ATX 규격, 슬림PC에 주로 사용되는 TFX 규격 등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모두 크기와 용량이 제 각각이므로 구매 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 파워서플라이는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 규격이 있다. 일반적으로 ATX 파워를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다

 

 

또한 각 규격마다 크기가 다르고 탑재되는 부품에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출력 용량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이 3개의 규격 중 크기가 가장 큰 ATX가 평균적으로 용량이 높다. 그렇기에 만일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게이밍PC를 조립하고자 한다면 ATX 파워가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제품 분류

호환 가능 케이스

ATX 파워

미들타워 / 미니타워 / 일부 슬림케이스

Micro ATX 파워

슬림 케이스 / 미니타워(LP)

TFX 파워

슬림 케이스 / 미니타워(LP) / 미니ITX

▲ 반드시 호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케이스 구입 전 확인은 필수다

 

 

반면 ATX 제품은 크기가 크기 때문에 슬림 케이스와 같은 스몰 폼팩터 PC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때문에 공간 활용적인 부분을 감안해 PC를 조립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 ATX나 TFX와 같은 파워로 PC를 구성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세부 전압에 대한 정보

 

다음으로 출력 수치와 이를 이루는 세부 구성 및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알아 둔다면 파워 구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은 400W~600W 등의 출력 용량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나, 이러한 용량 등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것까지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작동 원리만이라도 알아 둔다면 예상치 못한 전력 낭비나 전압 별 출력에서 요구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발생하는 과부하 등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세부 전압별 용도 설명 (클릭하면 이미지 확대)

 

 

파워서플라이는 외부를 통해 들어온 AC 전원을 PC의 각 부품이 필요로 하는 타입의 DC 전압으로 변환해 공급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파워서플라이에 표기된 출력은 이렇게 공급된 출력된 각 전압 별 용량에 대한 합산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파워서플라이의 출력 DC 전압은 +3.3V, +5V, +12V, -12V, +5VSB 등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중 -12V, +5VSB는 대게 통신 또는 부팅을 위한 초기 전력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데, 다른 전압 채널에 비해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각 부품의 실질적인 구동에 있어서는 +3.3V, +5V, +12V 등 세 가지 전압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중에서도 최근 +12V 전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과거 시스템에서는 프로세서와 메인보드의 주요 모듈 작동에서 +3.3V와 +5V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12V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12V 전압은 CPU와 그래픽카드 등 PC에 있어 소위 메인이라 불리는 부품에 공급되는 전압을 말한다. 이들 주요 부품이 PC에서 소모하는 출력의 대부분을 차지함을 감안하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 전압 중 +12V 전압을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워를 구매할 때 ‘인텔의 최신 ATX 12V v2.4’ 규격이라는 문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인텔에서 안정적인 PC의 전원 공급을 위해 제시하는 파워의 기준 규격인데, 가면 갈수록

+12V 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PC에서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가 차지하는전력 관리에 대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에 대한 증거로 볼 수 있다.

 

▲ 보통 파워서플라이의 측면에는 세부 용량을 표기한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각 전압을 살펴볼 때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바로 콤바인드(Combined) 출력이다. 파워서플라이 측면에 표기된 전압들은 앞서 말한 대로 각 파트 별로 분류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분적으로 묶여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위의 사진에서 보듯 +3.3V와 +5V가 하나로 묶여 140W의 콤바인드 출력을 보여주고, -12V와 +5Vsb가 하나로 묶여 18.6W의 출력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콤바인드 출력은 출력 효율 개선과 내부 구조 간소화를 위해 두 가지 이상의 전압이 하나의 정류 회로를 공유하도록 설계돼 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콤바인드 출력으로 묶여 있는 전압은 해당 회로의 출력 용량 범위 내에서 유동적으로 제한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24A 출력이 가능한 +3.3V와 20A 출력이 가능한 +5V가 150W의 콤바인드 출력 구성이 되어 있는 경우에, 수치상으로는 +3.3V가 최대 79.2W, 그리고 +5V가 최대 100W 출력으로 합계 179.2W가 되지만 150W라는 콤바인드 출력 용량으로 인해 이 범위 내에서 최대 출력 범위가 제한 된다. 시스템이 +5V를 20A 용량 모두 사용하고 있다면 +3.3V는 24A가 아닌 15A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12V 출력이 멀티 전압으로 구성된 경우 2개의 레인으로 나뉘어져 각각 22A씩 최대 출력 수치를 지니고 있어도 콤바인드 출력으로 396W로 구성돼 있어 실제로 두 개의 +12V 전압을 동시에 22A로 풀로드 출력할 수는 없다.

 

▲ 최신 부품을 무리 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12V 출력이 넉넉한지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PC 시장의 대세라 할 수 있는 ‘인텔 코어i5-4세대 4690’의 TDP가 84W이고, 마찬가지로 가장 인기가 많은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960의 TDP가 120W 수준임을 감안하면 소위 게이밍PC라 불리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돌리고자 한다면 적어도 +12V의 콤바인드 출력이 이를 상회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대게 어느 정도 출력을 갖춘 파워서플라이, 예컨대 400W급 이상의 제품이라면 대부분은 위의 사양을 무리 없이 지원한다. 하지만 시스템의 다른 파트에서 소비하는 전력을 감안하면 실제로 사용 가능한 12V의 용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5V 전압을 요구하는 USB 연결을 통한 외부 기기 연결 사용이 많은 요즘의 사용 환경을 감안하면 실제로 가용한 12V 용량을 생각하지 않고 표기 수치만 보고 전력 소모가 많은 고사양 부품을 사용할 경우 파워서플라이에 과부하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여유 있는 주변 기기 활용과 고성능 부품으로 쾌적한 컴퓨팅을 즐기고자 한다면 안정적으로 넉넉한 12V 출력을 확보한 500W 급 이상의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인텔 코어 i5 이상의 프로세서와 GTX960급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탑재할 요량이라면 600w 이상의 정격 출력 파워서플라이를 쓸 것을 권한다.

 

이상 파워서플라이 구매에 있어 기본이 되는 몇 가지 사항들을 짚어봤다. 이어지는 2부 기사를 통해 정격 출력 및 효율, 80플러스 인증과 안전장치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홍선우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비교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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