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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당당한 스타 3부작, 잘 나가는 코지마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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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무서울 정도의 원론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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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블리즈컨 특집 페이지

블리자드가 또 한번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블리자드는 지난 주 진행된 2008 블리즈컨에서 ‘스타크래프트2’를 종족별로 나눠 3부작으로 발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발표는 블리자드 부사장인 롭팔도가 진행하는 개발자 섹션에서 진행됐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었습니다.

롭 팔도 부사장은 ‘스타크래프트2’ 개발팀에 주어진 도전과제 중 하나로 `방대한 스토리`를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어 설명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을 단순화하고 선택적인 요소를 줄여 한 편으로 발매를 하던가, 아니면 각 캠페인을 대규모로 구성하고 각각 다른 제품으로 출시를 하던가.” 롭 팔도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말합니다. “아, 물론 옵션1과 옵션2를 절충해서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출시는 크게 늦어지겠죠.” 객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부작의 발표.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에서도 한 차례 소동이 일었습니다. 처음의 반응을 정리하자면 “블리자드가 돈독이 올랐구나.”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비롯해 ‘놀랍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뒤이어 3부작의 발매 배경과 자세한 내용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ID 생마는 “미션의 전체적인 볼륨 크기라던가 미션을 진행해감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진영의 테크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보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은데요. 가격 결정 현명하게 해줬으면 좋겠군요.”라고 의견을 표시했고 ID tkwkajfl 역시 “스타크래프트의 미션 26개~30개정도면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날 혹은 브루드워의 2개 종족의 미션 수이며 게다가 유닛 추가까지 된다니 타 게임들과 엇비슷한 확장 컨텐츠네요. 가격적인 면에서 좀 의견수렴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수긍 속 우려’인 가격부분은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과 폴 샘즈 부사장 모두에게 3부작 발매로 인한 ‘개당 가격인하의 기대’ 분위기를 전달하며 가격 수준을 물어봤는데요. 예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는 ‘자동응답’만 돌아오더군요.

하지만 3부작 발매를 한다고 해서 개당 가격이 그리 낮아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블리자드는 이미 3부작 각각을 하나의 게임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죠. 다음은 마이크 모하임 대표의 전언입니다.

“일단은 각각의 게임을 완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부작의 결정은 블리자드로서도 새로운 시도입니다만은 이 게임(스타2)은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개발진의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우리가 의도하는 바를 다 집어넣기 위해서는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느껴지시나요? 현장에서 직접 들고 느낀 바로는 이 발언 뒤의 숨은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3부작은 각각 그 자체로 하나의 게임입니다. (가격정책은 일단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완성하는데 집중하고 있고요. 게이머들이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줄 겁니다. (우리가 왜 싸게 게임을 내놓아야 하지? 그 자체로 하나의 게임인데)’

참 무서울 정도의 프로정신과 깔끔함입니다. 물어본 기자가 이상해질 정도군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 이것이 블리자드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렴하게 나온다면 더 좋겠다는건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잘 나가는 코지마 히데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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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감독, `일본게임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

애너하임에서 2008 블리즈컨이 열리고 있을 당시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는 동경 게임쇼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유명개발자 코지마 히데오도 쇼에 참석했는데요. 이 분의 발언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일본의 게임들은 기술면에서 뒤쳐져 있다. 아이디어나 컨셉은 좋지만, (기술적인 발전이 지급보다) 더 늦으면 게임산업 자체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일본 출신의 유명개발자가 그것도 히트작을 연속해 만든 개발자의 발언치고는 놀랍습니다. 아, 너무 냉정한 발언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는 이어 “개발자는 세계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일본 특유의 센스, 게임 디자인, 서비스 정신이 일본게임업계의 번영을 가져온 것은 분명하지만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세계적인 시각의 틀 안에서 일본식 개발마인드를 살려야 한다. 단순히 미국에 가서 미국 개발자를 고용하는 것이 세계화가 아니다. 일본의 센스를 잃어서는 안 된다.”라고 일갈합니다. 꾸짖는 것을 넘어 방향까지 제시하는 걸 보니 단단히 마음을 먹었군요.

코지마 히데오의 발언을 한국의 상황을 비춰보는 게이머들도 많았습니다. ID adsopg는 “지금 한국은 어떻죠? 기술력, 자본력 있고 게임의 세계화도 잘 되는 편인가요? 우리나라의 상황이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우리나라도 포함시켜주시지...”라며 ‘그럼 한국은 어떤가’라는 물음을 던졌고, ID 자아폭발은 “(그럼) 한국 게임은 개구리 안 유산균인가???!!!!!!”라며 뼈있는 농담을 했습니다.

또 ID narakril “온라인이 게임의 미래가 맞다. 온라인게임의 역사라 해봐야 겨우 10년. 이제 시작일 뿐인데 어찌 몇십 년을 달려온 콘솔과 비교를 하냐. 똑같이 방안에서 즐겨도 혼자하는 것과 다른 사람과 같이 한다는 건 수학적으로 통계를 내도 여러 변수가 존재함으로써 다양한 재미(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그 역시 또다른 재미가 될수도 있지)가 발생한다. 콘솔 역시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그 증거 아닌가? mmo 게임은 다른 장르의 게임들이 혼합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융합하고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이 어려워서 그렇지 그런 게임들이 나온다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도 있지. 다만 콘솔 역시 놀고만 있는 것 아니라 계속 발전하기에 아직 온라인게임의 힘을 느끼지 못하지만 온라인은 콘솔시장도 삼켜 버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ID 해머즈는 “우물 안 개구리라...그런 경향이 있네요. 그런데 다만 우물치고는 우물 안이 지하수로마냥 크니까 우물 밖으로 나갈 필요성을 덜 느꼈으니...한국의 경우에는 오히려 국내에선 돈을 못 벌고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게 주수입원인 회사들도 많아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라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일본에 비해 한국의 게임사업이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종종 보입니다. 다만 일본이 걸어온 길에 비해 한국은 아직 ‘덜 걸었고’ 상대적으로 아직 ‘체력도 싱싱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불필요한 자학은 에너지만 떨어뜨릴 뿐이겠죠. 자학이 아닌 산업종사자들의 냉정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코지마 히데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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