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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입양아 지스타와 폐륜 아서스, 게임의 힘을 무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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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지스타, 미안하지만 힘을 더 내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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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 2008 성공에서 배워야 할 몇 가지

2008 라이프치히 게임 컨벤션(이하 GC)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2008 GC에는 행사기간 동안 약 20만 명이 넘는 일반 관람객들이 성황을 이뤘다고 합니다. 2008 GC는 그 어느 때 보다 미디어의 관심도 많이 받았습니다. 주최 측에 의하면 행사기간 동안 종 48개국에서 3800명의 미디어 관계자들이 방문했습니다. 매년 성장해 나가는 GC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GC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E3의 축소나 영국 게임쇼(ECTS)의 폐지로 인한 ‘풍선 효과’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기존의 대형 게임쇼가 축소 내지는 폐지되면서 종합 게임쇼의 무게추가 자연스럽게 GC로 옮겨진 것이죠. 실제로 몇몇 개발사들은 심의문제로 인해 특정 게임을 전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컨퍼러스에서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GC가 ‘무대’로서 적합해졌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상황적인 이유 이외에 GC를 개최하는 라히프치히 시나 전시관 라이프치히 메세의 노력도 주목해 볼 만 합니다. 시와 전시관이 주축이 조직위원회는 GC행사가 ‘와서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발품 팔고 돈 쓰면서 볼만한 행사를 위해 음식점, 전시공간, 동선 등을 최대한 관람객 편의에 맞췄다는군요. 덕분에 행사장 곳곳에서는 누워서 편하게 게임을 즐기거나, 식사를 즐기는 등 ‘놀고 먹는’ 관람객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국내에서 매년 개최되는 지스타가 떠오릅니다. 물론 출품게임의 성격이 다르고 인프라가 다른 게임쇼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겠지요. 하지만 지스타나 국내 개발사가 GC사례에서 고민해야 할 것은 한 가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을 어떻게 즐겁게 해줄 것인가?” 다른 것은 몰라도 2007년 지스타에 무려 15만 명이란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하니 즐겁게 해 줄 관람객은 이미 충분합니다.    

사람들이 게임쇼를 방문하는 것은 그저 긴 줄을 서서 신작을 플레이 해 보고, 예쁜 언니들을 구경하고, 덤으로 기념품을 얻기 위한 것만을 아닐테지요. ‘오늘 하루 잘 놀았다’라는 느낌만 받는다면 게임쇼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피곤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열정과 노력이 있다면 지스타 역시 매년 발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2008 GC에 대해 ID -월고는 “즐길 요소를 충분히 포함하고 있는 게임쇼. 자칭 세계 4대 게임쇼라는 지스타가 좀 본받았으면 좋겠네요.” 라고 지스타 측에 주문했습니다. 또 ID 생마 역시 “이번 지스타에는 을씨년스러운 공간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꾸 듬성듬성 비던데 참가 업체가 적다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조직위에서 행사를 좀 잘 짜줬으면 좋겠네요.”라고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참고로 올해 지스타는 문화관광부 산하 게임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2007년까지는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주관했지만 올해 들어 업무가 이관된 것이지요. 하지만 지난 26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게임산업진흥원은 현정부의 1부 1원 정책에 따라 앞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과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되게도 됩니다. 통합의 효과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글쎄요. 별도의 전문조직으로도 별 성과를 내지 못하던 게임행사가 ‘콘텐츠’라는 두루뭉실한 단어에 엮어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 지스타에게 이런저런 파이팅을 주문하기도 미안할 지경이군요. 게임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들 혹은 자신에게 쓰는 편지, 리치왕의 분노 트레일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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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왕의 분노 시네마틱 트레일러, 한국어더빙 버전 공개!

2008 GC의 개막과 함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의 트레일러도 공개되었습니다. ‘아들아…네가 태어나던 날엔…’라는 테레나스 왕의 음성으로 시작되는 트레일러는 아서스가 훌륭한 왕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음성으로 나직히 깔리는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영상에서 리치왕으로 변한 아서스는 죽음의 군대를 깨워 아제로스 침공을 준비합니다. 역시 부모의 바람이 크면 자식은 삐뚤어지게 마련인 것 일까요?

“너희 아직 준비가 안됐다”라는 일리단의 외침이 아직 선명하지만 블리자드는 이번 트레일러로 수 많은 ‘와우 유저’들의 가슴에 또다시 불을 질렀습니다. 특히 ‘후레자식 아서스’를 잡고야 말겠다는 정의감에 불타는 유저도 곳곳에 보이는군요.

ID 봄날은 간다는 “트레일러 동영상은 블리자드가 최고네요. 휴먼의 왕인 아서스가 언데드를 이끄는 왕이 되다니 아이러니 하군요. ‘나의 시대가 끝나는 날 너는 왕이 되리라’ 마음을 후벼 파는 대사네요. 아서스 이 불효자 같으니라고.”라며 “기존의 와우 동영상을 요약하면 화려함과 현란함 빠른 편집점이 교차하는 속도감으로 요약 할 수 있었지만 이번 동영상은 매우 절제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와우의 스토리를 깊게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 동영상이 얼마나 많은 메세지를 담고 있는지 아실 겁니다. 아서스에게 살해당한 아버지 테레나스 국왕의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묻어나는 대사와 그에 반해 언데드를 이끄는 타락한 왕이 된 아들 아서스. 슬픔이 묻어나는 매우 감동적인 동영상이네요.”라고 트레일러에 대한 평을 내렸습니다.

이번 확장팩에서 아서스는 일리단과 마찬가지로 게이머 제물로 바쳐질 예정입니다.(하긴 일리단도 아직 확실히 죽은 것은 아니라고 하니 아서스의 생사도 한참이 지나야 알 수 있겠군요) 어쨌든 이야기만으로 궁금증을 주고 또 게임을 다시 하게 하는 활력을 주는 블리자드의 매력은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블리자드입니다.      

“진정한 승리란 백성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나의 시대가 끝나는 그날 너는 왕이 되리라.”   

이번 트레일러의 마지막 대사는 마치 블리자드가 게임계에 하는 말 같군요. 국내에서도 어서 블리자드 못지 않은 혹은 블리자드의 시대를 끝낼만한 ‘이야기꾼’ 게임 개발사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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