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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개발자 인터뷰 '빠른 파밍을 원하면 모험 모드를 즐겨라'

2월 20일(목)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르네상스 호텔에서 블리자드의 대표작 디아블로3와 와우의 확장팩을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본 행사를 위해 디아블로3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개발자 '조쉬 모스케이라'와 '데이브 아담스'가 내한했다. 두 개발자는 시차 때문인지 피곤한 모습이었으나 1개월 앞으로 다가온 확장팩 출시에 기대와 흥분을 나타내며 모든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응답했다. 그들에게 개발 과정에 얽힌 비화와 핵심 콘텐츠에 대해 들어보자.
 
▲ 영혼을 거두는 자의 게임 디렉터 '조쉬 모스케이라'(왼쪽)와
수석 레벨 디자이너 '데이브 아담스'(오른쪽)
 
 
오리지널의 장비 드롭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출시를 1개월 앞둔 영혼을 거두는 자의 주요 콘텐츠는 대부분 완성 단계라고 한다. 때문에 개발진들은 유저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며 미세한 밸런스 조절을 비롯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며, 디아블로3 오리지널에 마지막을 고할 2.0.1 패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 패치는 성전사와 5막 등의 주요 콘텐츠를 제외하고 직업 및 아이템 밸런스 등의 요소만을 미리 적용하는 확장팩 사전 업데이트다.

한편, 두 개발자는 디아블로3 오리지널의 장비 옵션 시스템을 실패한 요소로 꼽았다. 장비 옵션이 완전히 무작위로 결정됨에 따라 유저가 필요로 하는 장비를 획득할 확률이 낮았다. 일부 유저들은 파밍 과정을 '파지 줍기'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이를 공감한 개발진은 영혼을 거두는 자에 '스마트 드롭' 시스템을 도입하여 캐릭터가 필요로 하는 옵션의 장비를 획득할 확률을 높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와 소개를 부탁한다
 
조쉬 모스케이라: 개발을 총괄하는 게임 디렉터 '조쉬 모스케이라'다. 한국 팬들을 만나서 기쁘다.
데이브 아담스: 디아블로3의 수석 레벨 디자이너 데이브 아담스다. 던전과 필드의 환경을 구성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어느덧 영혼을 거두는 자의 출시가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개발팀의 분위기와 남은 개발 과제가 있다면?

조쉬: 확장팩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벌써 기대된다. 현재 개발팀은 확장팩 출시에 앞서 라이브 서버에 적용할 2.0 패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영혼을 거두는 자 출시의 첫 단계나 다름없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데이브: 팀원 전체가 유저의 입장에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다. 우리의 성과물을 즐기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 이와 동시에 미세한 밸런스 조절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디아블로3 오리지널에서 성공, 실패한 요소를 하나씩 꼽는다면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영혼을 거두는 자에 어떻게 반영하고 발전시켰는지 궁금하다
 
데이브: 레벨 디자이너 입장에서 던전 디자인에 만족한다. 특히, 초반부의 트리스트럼 성당은 무려 80여 개에 이르는 타일로 구성했다. 하지만 필드 디자인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팬들은 디아블로3에서 다양한 경험을 원했으나 필드의 풍경은 모두 비슷하다.
조쉬: 5개 직업의 개성을 살렸다는 점에 만족한다. 모든 직업을 강하게 디자인하여 선택의 자유를 제공했다. 아이템 드롭 방식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장비 옵션에 무작위 요소가 너무 강해서 필요한 아이템을 모으기 어려웠다.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는 이를 개선하여 캐릭터의 주요 능력치에 맞는 장비가 드롭될 확률을 높였다.
 
 
개발진이 의도한 성전사는 '판금 갑옷을 입은 마법사'
 
영혼을 거두는 자의 핵심 콘텐츠로 신규 직업 '성전사'를 꼽을 수 있다. 성전사는 적절한 방어력과 원거리 공격력을 두루 갖춘 직업으로 테스트 기간 동안 인기가 많았다. 일부 유저는 지나치게 강하다는 이유로 밸런스 붕괴를 우려할 정도였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개발진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처음부터 탱커와 원거리 딜러의 색을 동시에 지닌 직업을 의도했고 목표를 이루었다며 만족을 표했다. 성전사에 관한 주요 문답을 확인해 보자.
 
신규 직업으로 성전사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성전사의 탄생에 얽힌 비화는 없는가?
 
조쉬: 디아블로3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이에 가장 어울리는 갑옷 입은 기사 느낌의 직업을 추가하고 싶었다. 마침 팀에서 탱커의 맷집과 마법사의 원거리 화력을 모두 갖춘 직업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후 디아블로2의 '성기사'(Paladin)에 착안했고 현재 개발팀의 개성을 담아 '성전사'(Crusader)를 완성했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말을 타고 전장을 누비는 기사도 상상했다. 하지만 디아블로3에는 탈 것이 없다. 그래서 고민 끝에 짧은 시간 동안 군마를 소환하여 돌진하며 적을 공격하는 '군마 질주'라는 기술을 추가했다. 막상 이렇게 말을 탄 기사를 구현하니 팀원 모두가 만족했다.
 
언급한대로 성전사는 두 가지 강점을 모두 가진 직업이다.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강하다는 평도 있는데 테스트 결과 성전사의 현재 밸런스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조쉬: 테스트 과정에서 성전사가 강하다는 피드백은 자주 받았다. 이를 고려하여 밸런스를 조절할 계획이다. 다만, 개발팀은 6개 직업 모두 원활한 몰이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강하길 바란다. 본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빠르게 장비를 파밍하려면 모험 모드를 즐겨라
 
디아블로3에서는 스토리 라인과 관계없이 필드를 마음껏 누비며 사냥과 아이템 파밍에 집중하는 '모험 모드'가 추가된다. 개발진들은 빠른 파밍을 원하는 유저에게 모험 모드를 추천했다. 또한, 전설 장비 제작 도면과 새로운 장비 옵션의 추가로 아이템 파밍 과정을 흥미롭게 개선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다음 내용을 통해 확장팩에서의 장비 획득에 관한 개발진의 답변을 듣자.
 
확장팩부터 게임 모드가 캠페인, 모험의 두 가지로 나뉜다. 유저들의 궁금증을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아이템을 빠르게 파밍하려면 어떤 모드로 플레이해야 하는가?
 
데이브: 아무래도 파밍 속도만 따지면 모험 모드가 빠르다. 캠페인 모드는 퀘스트의 흐름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냥 속도가 느리다. 다만, 캠페인 모드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게임의 주요 스토리와 추종자 캐릭터들에 얽힌 뒷이야기를 접하며 나름의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조쉬: 팁을 주자면 캠페인 모드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들은 최초 1회에 한해 전설 아이템을 드롭할 확률이 높다. 파밍을 원하는 유저들도 이 사실을 참고하기 바란다.
 
앞서 언급한대로 확장팩부터 캐릭터의 주요 능력치에 맞는 장비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모험 모드까지 추가되면 장비 파밍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유저가 파밍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면 게임에 쉽게 질리지 않을까?
 
조쉬: 개발진들도 동의한다. 하지만 필요한 옵션의 장비 드롭 확률이 상승해도 모든 유저가 꿈꾸는 최상급 성능의 장비는 여전히 얻기 어렵다. 유저들은 자신의 원하는 옵션, 수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장비를 얻을 때까지 파밍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더군다나 주 능력치 이외의 장비 옵션에는 여전히 무작위 요소가 강하다.
 
이와 반대로 경매장이 폐쇄되면 유저들의 장비 획득 통로가 하나 줄어든다. 게다가 유저 간의 직접 아이템 거래도 제한된다. 불편을 느끼는 유저도 있을텐데 새로운 거래 체계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조쉬: 팬들의 우려는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경매장이 없어도 필요한 장비를 모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기에 문제없다. 실제로 테스터들 역시 현재의 아이템 거래 방식에 만족했다. 물론 새로운 피드백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
 
거래에 제약이 생기면서 제작 장비을 찾는 유저도 늘어날 전망이다. 오리지널의 제작 장비는 캐릭터가 최고 레벨에 도달하면 큰 의미가 없었다.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는 어떨까?
 
조쉬: 제작 장비의 가치 상승은 우리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는 전설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도면을 다수 추가했다. 물론 기존처럼 사냥을 통해 전설 장비를 얻을 수도 있다. 실제로 제작 장비 활용도가 오리지널보다 상승했다는 피드백을 접수했다.
 
확장팩의 전설 장비에는 기술의 효과를 강화하거나 마나 등의 자원 소모량을 감소시키는 등 독특한 효과의 옵션이 많다. 이러한 옵션들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했는가?
 
조쉬: 개발팀에서는 중요한 방향을 결정할 때 전체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한다. 전설 장비 옵션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팀에 '와이어트 쳉'이란 개발자가 있다. 그가 반대하는 옵션은 유저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아서 모두 채택한다.(웃음)
 
와이어트 쳉은 대개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발휘하는 옵션을 지나치게 강하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하지만 유저는 하나의 옵션으로 두 가지 효과를 발휘하면 두 배로 만족한다. 유저가 원하는 바를 구현하기 위해 이러한 옵션을 채택한다.  
 

그 밖의 질문, 2.0.1 패치는 곧 적용할 예정

개발진들은 확장팩 사전 업데이트 2.0.1 패치의 적용 일정을 묻는 질문에 '곧'이라는 한 단어로 답했다. 또한, 스토리의 중심인물이자 디아블로가 되어 사망한 '레아'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 '캐릭터의 부활과 사망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는 의미심장한 답을 남겼다. 끝으로 한국 팬들이 보여주는 열정에 감사하며 영혼을 거두는 자를 기대해 달라는 말과 함께 인터뷰을 마쳤다.
 
오리지널 스토리에서 사망한 레아의 부활을 기다리고 예상하는 팬들이 많다. 레아를 다시 게임에서 만날 수 있을까?
 
조쉬: 스토리를 누설할 수 없으므로 답하기 어렵다. 다만, 수석 스토리 작가 '브라이언 킨들'이 같은 질문을 받을 경우를 상상하며 답하겠다. 스토리에서 주요 인물의 사망은 유저에게 큰 의미를 남긴다. 하지만 한번 사망한 캐릭터가 부활하면 최초의 의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캐릭터의 부활은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2.0.1 패치의 라이브 서버 적용 일정이 궁금하다
 
조쉬: '곧!'(Soon) 한 마디로 대답하겠다.

마지막으로 확장팩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데이브: 2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작업했다. 한국팬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 역시 잘 알고 있다. 우리가 확장팩에 쏟은 열정이 디아블로3를 더욱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었으니 기대하기 바란다.
조쉬: 출시가 다가올수록 기대와 흥분도 커진다.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게임의 핵심 요소를 대폭 변경했다. 팬들이 새로운 게임을 접한 듯 놀랍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 게임메카 김상진 기자 (에레하임, wzcs0044@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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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3'는 전작 '디아블로'와 '디아블로 2'의 스토리라인을 계승한 작품이다. 야만용사, 부두술사, 마법사, 수도사, 악마사냥꾼 등 5가지 직업을 지원한다. 무시무시한 악마 및 강력한 보스들과의 전투와 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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