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SNG 장르로 지난 4일 출시된 '전쟁의시대 for Kakao(이하 전쟁의시대)'가 서비스 1주일 만에 구글플레이 무료게임 인기순위 2위, 카카오 무료게임 인기순위 1위(10일 기준)에 올랐다.
사실 밀리터리 기반 장르는 특정 타겟층만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부담이 크다. 그러나 '전쟁의시대'는 이런 위험을 뚫고 현재 나름 인기를 쌓으며 한 단계씩 전진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에 잘 통한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 게임은 징가의 '엠파이어즈&얼라이즈'와 비슷한 형태로 설계돼 있지만, 그래픽을 비롯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낸 덕분에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특히 게임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몰입도라고 판단되며, 끊임없이 내 기지를 들여다보며 만지고 또 만지는 맛이 일품이다.
▲ 지난 4일 정식 출시된 위메이드의 '전쟁의시대' (사진제공: 위메이드)
- 그래픽, 아기자기와 오밀조밀, 그리고 꾸역꾸역
'전쟁의시대'의 기본적인 그래픽은 어떤 모바일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아기자기(밀리터리를 고려했을 때)하고 귀여운 맛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밀리터리 특유의 분위기가 아예 뭉개진 것도 아니니, 입대를 앞둔 일반인이나 혹은 전역자라도 충분히 기분 좋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건설형 SNG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그래픽에 대한 첫인상 외에도 표현에 대한 감각이 무척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게임의 힘은 여기서 시작된다. 건물은 물론 각 구조물(오브젝트)의 표현 방식이 무척 훌륭한 수준이고, 육해공 전투 유닛들의 디자인 역시 소유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만족스럽게 설계돼있다. 덕분에 무엇인가를 만들어낼수록 또 다른 걸 더 만들고 싶고, 후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감도 오르게 된다.
인터페이스 역시 노하우가 잘 축적된 듯,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사용하는 아이콘의 종류도 단순하고 명확하게 표현되며, 액션 버튼 역시 화면에 단순 클릭하는 형태라 어려운 점은 전혀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개체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덕분에 기지가 커질수록 그래픽 밀림현상이 발생하기도 했고, 건물과 유닛 배치에도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맵을 축소하는 기능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전체적인 조화를 볼 수 있는 것도 어려웠다. 여기에 로딩도 잦은 편이다. 다른 친구에게 방문했을 때 그 기지의 규모가 클수록 로딩이 더 소요되는 느낌도 컸다. 그렇다고 몇십 초가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게임에서 1초 로딩에도 살을 부르르 떠는 열혈 게이머들에게는 무척 고단하고 긴 시간이다. '빨리빨리' 원칙은 언제 어디서나 중요한 부분이다.
또, 건물 및 유닛의 방향 역시 고정돼 있어 '나만의 공간'을 창조적으로 꾸밀 수 없다는 점 역시 아쉽다. 이는 '꾸미기'보다 게임의 메인 콘텐츠인 전쟁에 더 집중한 까닭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아기자기함이 바탕이 된 게임이라 추가돼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건물이나 유닛을 지금보다 조금 더 큼직하게 표현하고, 기존 3개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1개로 압축해 획득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했다면 조금 더 좋지 않았겠느냔 생각을 해본다.
▲ 기본적인 게임 화면은 깔끔하기 때문에 첫인상이 나쁘지 않다
▲ 각 건물이나 오브젝트, 유닛의 표현 역시 훌륭한 수준
▲ 한 화면에 채워넣을 수 있는 개체수가 너무 많다, 클릭하는 것도 일
▲ 촘촘하다 보니 위와 같은 상황이 되면 유닛 클릭조차 '불가능'하다
- 게임 진행, 너는 지금 몰입하고 있다
'전쟁의시대'는 튜토리얼을 마친 이후 나만의 기지를 만들고 자원을 획득하면서 전쟁을 위한 유닛 생산을 하는 기본적인 흐름이 있다. 이 흐름 자체가 매끄러워 중간에 집중이 끊길 이유가 없다.
여기서 가장 큰 장점은 '몰입'에 있다. 필요한 자원을 모으고 추가 건물을 만들고 유닛을 생산하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든 건물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유닛은 서로 조합을 통해 더 강력한 것으로 생산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는 너무 복잡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단순하지 않게 중간을 잘 찾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게임은 여기서도 장점이 돋보인다. 결국 게임은 더 좋은 전투유닛 생산이 최종 목표인데, 각 단계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쌓아 가는 흐름이 무엇보다 잘 작동하고 있다.
▲ 유닛 조합은 '전쟁의시대'의 큰 재미 중 하나
전투의 경우 PvE(캠페인)과 PvP(침략)으로 분류된다. 전투 과정은 너 한번, 나 한번 치는 턴제 방식이지만 상성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름 전략적인 포메이션을 구성(최대 5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타이밍에 맞춰 공격 버튼을 누르는 형태로 짜여 있어 의외로 '싸우는 맛' 역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생각 외로 전투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선 PvE든 PvP든 '전투 자체'에 대해서는 AI와 싸우기 때문에 무조건 등급 높은 유닛이 많은 것이 유리하다. 때문에 상대가 높은 등급의 유닛으로 포메이션을 구성하면 싸울 맛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유닛은 육해공 다양하게 표현돼 있지만, 전투 시에는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도 아쉽다. 물론 외적인 표현을 빼면 육해공 고유의 특징도 딱히 찾기 어렵다.
또 하나, 처음부터 너무 하드코어하게 전개되는 것도 지적해볼 만한 부분이다. 전쟁이 중심인 만큼 초기부터 서로 침공하고 방어하는 것이 오픈돼 있는데, 초보 이용자 입장에서 12시간 동안 중립을 선언하는 것 외에 이를 피할 방법이 없다. 10등급 이용자가 2~3등급 이용자를 마구잡이로 침략하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소셜 기능을 통해 다른 아군 친구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바로바로 도와줄 친구를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결국 친구 없는 이용자는 12시간 가까이 손가락 빨며 지켜보는 경우도 생긴다. 캐시 아이템으로 한 방에 방어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1분도 안 돼 다시 침공받을 수 있으니… 참 어렵다.
결과적으로 전투는 다소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 다발적으로 침공하고 방어하는 끊임 없는 전투를 유도하는 것은 좋지만 어느 정도 밸런스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캠페인과 침공 외에 추가로 유닛으로 할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 역시 필요해 보인다. '자동 전투'가 포함되면 더 좋을 거 같다.
▲ 전투는 실시간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닛을 선택해 너 한번 나 한번 치는 방식
▲ 전투에서 잃은 유닛은 스톡(캐시머니)으로 살려야 한다, 덕분에 소극적인 전투를 유도하기도 한다
▲ 적대적인 친구의 기지를 보며 원하는 곳(특정구역)에 침략할 수 있다
▲ 이처럼 침략하면 일부 구역은 사용 불가, 격퇴하거나 점령시간(12시간)을 기다려야한다
- 총평, 몰입은 좋으나 롱런하기 위해서는…
'전쟁의시대'는 어떤 게임보다 뼈대 구축이 뛰어난 밀리터리 SNG 게임이다. 특히 내가 만든 기지를 계속 보고 만지면서 더 새로운 걸 갈구하는 심리적인 즐거움이 무척 훌륭한 수준이다. 현재 인기순위가 계속 늘어나는 것만 봐도 게임이 주는 기본적인 재미나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다.
때문에 '전쟁의시대'는 잘 만들어진 SNG처럼 롱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소셜'과 '전투' 부분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 특히 전투는 친구가 없는 이용자를 위한, 그리고 친구가 많든 적든 초반에는 게임에 적응하며 유닛을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좋게 써먹을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게임을 길게 보고 호흡을 조율한다면 충분히 이 게임은 오래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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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산적형. 나사빠진 낭만주의자.
'오빠'와 '모험'이라는 위대한 단어를 사랑함.blue@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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