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대전투라는 키워드는 무척이나 사람을 설레게한다. 온라인 게임개발자들에게는 부담스런 단어지만, 적어도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듣기만 해도 욕망을 끌어오르게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전쟁'을 테마로 한 수많은 온라인게임이 나왔지만, 아직 '부대전투'의 매력을 잘 살린 '기준'이 될만한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뭔가 허전하고 부족한 느낌은 채워지지 못했다. 때문에 힘든 길이 될 지라도, 개발자들에게 '대규모 부대전투' 구현은 곧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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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스게임즈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신작 MMORPG '모나크'는 바로 이 대규모 전투를 지향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영웅이 돼 그 시대를 이끌어가고, 다양한 용병부대를 부하 삼아 우르르 몰려 들어 전투를 전개해 나갈 수 있다. 물론 모든 게임은 딸기맛이 나는지, 바나나맛이 나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모나크' 역시 대규모 부대전투를 내세운 만큼, 당장 시장 성과보다 이용자들게 '검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모나크'는 과연 어떤 맛으로 검증될 수 있을까? ◀ 부대전투 MMORPG '모나크' |
뚜껑을 열기 전에, 마이어스게임즈의 '세 남자'가 읽어주는 '모나크 설명서'부터 확인하고 보자.
'모나크'는 흑역사를 지닌 게임? 이 과정은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워낙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온라인게임은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마이어스 게임즈 역시 법인을 설립한 이후 투자를 받기 어려운 부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노선을 바꿨다. 안준영 대표는 18일 공개서비스를 앞둔 상황에서 우스갯소리로 '흑역사'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그 자체는 무척이나 힘든 길이었다. |
▲ 왼쪽부터 마이어스 게임즈 안준영 대표, 신재원 팀장, 최창호 이사
# 아래부터는 '모나크' 개발 핵심인물 3인방과의 일문일답.
- 부대전투를 핵심 콘텐츠로 잡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최창호 이사: 처음부터 핵심 콘텐츠였던 건 아니다. 원래 부대전투는 서브 콘텐츠 정도였고, 우리가 메인으로 생각한 것은 과거 '리니지'와 '뮤 온라인' 같은 사냥과 아이템 파밍의 즐거움에 있었다. 그러나 몇 차례 진행된 내부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받았는데, 부대전투에 대한 호감도와 관심도가 높았다. 그래서 볼륨을 높이게 됐다. 3차 테스트에서는 부대전투는 물론 애초에 우리가 생각한 사냥과 아이템 파밍의 재미도 잘 녹여져 있어, 현재 구성은 좋다고 보고 있다.
- 부대전투는 블루사이드의 '킹덤언더파이어2'와 비슷한 형태로 보면 되나?
최창호 이사: 사실 직접 비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킹덤언더파이어2'의 부대전투는 RTS 기반인데다 인스턴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형태인데, 우리 게임은 전투를 포함한 모든 것이 심리스 월드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부대는 영웅의 보조 역할에 가깝기 때문에 문법 자체는 완전히 다르다.
안준영 대표: 가장 큰 차이는 개발비 아닐까?(웃음) 사실 부대전투는 무더기로 싸우기 때문에 뷰는 같다. 그러나 '킹덤언더파이어2'는 상황에 맞게 병과를 투입하는 식의 전략적인 요소가 있지만, '모나크'는 복수가 아닌 단일 부대만 다루는 방식이다. 심리스 월드 위에서 평소 준비해둔 병과로 언제 어디서든 싸울 수 있는 형태로 보면 된다. 물론 타겟층도 다르게 보고 있다.
- 심리스 월드에서 부대전투 운용이 가능한가?
최창호 이사: 물론 평소 필드에서는 부대를 끌고 다니지 않는다. 대신 몬스터 중에 '부대 몬스터'가 따로 있다. 이들과 전투를 벌이면 시스템적으로 하나의 판을 만들어주는 형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로딩은 없다. 이용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펜스가 쳐진다고 보면 된다.
- 수천개의 유닛이 뒤엉키는 만큼,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거 같다.
안준영 대표: 사실 서버쪽은 커버할 수 없다. 대신 클라이언트 랙 등을 막을 수 있게 최대한 많은 노하우를 쏟아붓고 있다. 과거 '킹덤언더파이어'를 만졌던 경험이 있어 부하처리 면에서는 자신이 있다.
최창호 이사: 원래 '모나크'는 고퀄리티 그래픽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콘셉 자체가 많은 부대가 나오는 것으로 잡았다. 이에 맞춰 아트 스펙도 낮게 잡았다. 또, 안준영 대표가 제작한 엔진은 이른바 '개떼'가 모였을 때 퍼포먼스를 내는 성능이 있다. 내부 테스트 결과 최대 6,000개까지 무리없이 돌아가는 것도 확인했다. 이 엔진이 '모나크'게 가장 적합한 거 같다.
- 그래픽 퀄리티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았다. 걱정되지는 않나?
안준영 대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테스트가 거듭될수록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만족도 역시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사실 1차 테스트 당시에는 '노예병' 같은 느낌으로 부대가 완성돼 솔직히 욕을 많이 먹었다. 홈페이지에는 번쩍이는 갑옷을 입고 있는데, 게임 내에서는 헐벗은 흑인들이 몽둥이 들고 있으니 오죽했겠나. 부대가 나를 지켜줘야 하는데, 내가 부대를 지키는 느낌. 이후 패치를 통해 많이 개선했고, 지금은 더 좋아졌다. 공개 서비스 스펙에서는 만족하고 있다.
- 부대원들의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았는데.
최창호 이사: 사실 세팅 문제로 인공지능이 떨어졌다. 1차 테스트 당시 많은 분들이 '인공지능이 멍청해서'라는 이유로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테스트 이후부터 성능이 많이 개선됐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콘셉은 '영리하게 싸운다'가 아니라 '잘 싸운다'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게임은 컨트롤로 승부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 MMO는 성장을 통해 강해져야 시간대비 효율이 높다. 컨트롤만으로 해결되면 MMO 근간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싸운다'는 것에 초점을 둔 이유가. 이번 공개 서비스 버전에서는 완벽히 개선됐기 때문에 훨씬 더 잘 싸울 것이다.
- 부대전투 외에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는?
신재원 팀장: 아이템 파밍이 가장 재미있다. 미확인 아이템을 감정하면서 원하는 옵션을 하나하나 맞춰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재미가 확실히 살아 있다. '디아블로' 처럼 모든 아이템은 랜덤 옵션이 있다. 성장하면서 계속 맞춰야 하니까 한번 사이클을 익힌 이용자 분들은 계속 재미있게 하더라. 아이템 획득은 사냥부터 퀘스트까지 다양한 루트로 습득할 수 있다.
안준영 대표: 에테르 시스템이 꽤 재미있다. 이를 활용해 아이템을 개조하거나 제작할 수 있는데, 조합시 총 16가지의 부가효과를 줄 수 있다. 그 효과의 이름은 이용자들이 직접 지을 수 있다. 부대전투를 비롯한 PvP도 괜찮지만, 아이템 파밍, 그리고 에테르 같은 개조와 조작 같은 소소한 재미가 '모나크'에 잘 배치돼 있다.
- '모나크'의 엔드 콘텐츠는 어떻게 설계될까?
최창호 이사: 공성전이다. 부대전투를 위한 공성전. 원래 PvP라는게 1:1시 한쪽이 잘하면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있지만, 다대다로 붙으면 되게 재미있다. 특히 '모나크'는 수천의 부대가 어우러지는 만큼, 훨씬 더 재미있다. 유저들은 영웅(플레이어)만 점사해서 죽이려는 전략을 세우는데, 그러다 본인이 먼저 생명력이 소진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렇게 쫓고 쫓는 재미와 엮이고 엮이는 재미가 충분하다.
신재원 팀장: 사실 '모나크'는 PvP시 이른바 '장비드랍'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너무 쉽게 떨어지게 해놔서 이용자들이 고충이 있었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그렇게 심한 수준은 아니다. 장비드랍은 부가적인 재미를 느끼는 데 반해, 그만큼 상실감이 크기 때문이다. 장비드랍은 200명의 이용자가 부대와 어우러지는 상황을 상상해보면 무척 재밌을 거 같다. 또,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건 '영지관리'다. 이 부분 역시 '모나크'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파벌이 같은 이용자들이 '시민권'을 판매하는 등 다각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시민이 되면 관련 영지에서 편하게 사냥할 수 있고 부가 효과도 받는다. 대신 시민권이 없으면 영지 주인의 길드원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길드에 대한 영토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 하드코어한 내용이 있는 줄 몰랐다. PvP가 아닌 PvE시에도 사망할 때 장비가 떨어지나?
최창호 이사: 아니다. 별도의 위험지역이 있는데, 거기서만 떨어진다. 또, PK를 한 수준에 따라 범죄자 성향과 도덕 성향이 갈리는데, 범죄자 성향에 가까울수록 드랍 확률이 오른다. 이 부분은 운영진이 개입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도구를 통해 자정할 수 있도록 했다. PK 역시 19레벨 이상만 가능하도록 했다. 사실 1차 테스트에는 드랍 확률이 너무 높아 몇 번 죽으면 옷을 벗고 다닐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렇게 심하지 않다.
- 한 길드가 들어갈 수 있는 제한인원 같은 게 있나?
신재원 팀장: 인원제한은 있는데, 길드 레벨이 성장하면서 점점 늘어가는 구조다. 길드 생성에 별도의 제약은 없다.
- 요즘에 온라인게임이 개발비용을 들인 대작이 아니면 버티기 힘든 구조로 가고 있다. 걱정되지 않나?
안준영 대표: 하도 많이 듣는 질문이다. 때문에 주변에서 더 응원을 많이 해준다. 사실 이 부분은 투자시장의 위축이 산업으로 퍼지는 형태다. 게임트릭스 자료를 보면 온라인게임의 매출이 줄거나 플레이 타임이 크게 떨어진 건 아니다. 다만 신생업체가 투자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향후 MMO 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요즘에는 개발자들이 좋아하면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웃음), 내부적으로는 평가가 좋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창호 이사: 확실히 저변은 예전만큼은 못하다. '모나크'는 기획할 당시 타겟층은 확실히 정했다. 바로 30~40대 아저씨다. 그리고 이 시장은 아직 살아있다. 작년 'DK온라인'이나 '드라고나'가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는 부분도 이를 증명한다. 해당 타겟층은 이제 세분화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모나크'는 부대전투라는 점 때문에 색다르긴 하지만, 나머지는 기존 MMO를 좋아했던 분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바로 이 부분에 기대를 하고 있다.
신재원 팀장: 두 분은 본인들을 롤모델로 타겟층을 잡고 있다. 30대에 결혼 못하고, 돈은 있는, 그런 타겟층(웃음).
- 그럼 어느정도의 성과를 예상하나?
안준영 대표: 원하는 건 동접 5만이지만, 꿈의 숫자다. 대신 마이어스 게임즈가 처음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만 일단 성과를 거두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안준영 대표: 많은 걸 준비했고, 또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부대전투 콘셉에 대해 접근성도 높였으니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유저 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면 한다.
최창호 이사: 본의 아니게 야근도 많이 시키고, 준비하느라 고생 많이 한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지난 테스트에서는 알게 모르게 '개발자 길드'가 있었는데, 당시 이용자 분들에게 실컷 '털린' 기억이 잇다. 이런 식으로 모두가 함께 해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안정적인 서비스 약속하겠다.
신재원 팀장: 론칭 시점이 다가오면 늘 이런 생각을 한다. 2주일만 더 있었으면, 혹은 한 달만 더 있었으면. 그러나 막상 시간이 늘어나면 또 같은 생각이 반복된다. 지금은 다음 업데이트 계획도 이미 준비했고, 이용자 분들이 제기하는 이슈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쳤다. 만족도를 높여가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니, 게임을 하다 불만족스러운게 있으면 편하게 피드백을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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