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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과 성능을 모두 챙긴 ‘소니 바이오 듀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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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블릿PC가 대세다. 침대에 엎드려 혹은 소파에 기대어 손끝으로 쓱싹쓱싹 웹서핑도 하고, 게임도 즐기고, 한편의 영화도 감상한다. 잠깐 있는 화장실에서도 벗 노릇을 톡톡히 하며, 외출시에도 어김없이 주인 따라 길을 나선다. PC를 대신해 구입한 태블릿은 아니지만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마저 빼앗고 있다. 이런 까닭에 노트북PC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도 이제는 태블릿PC를 사볼까 고민에 빠진다.

 

태블릿PC에 대한 갈망은 윈도우8이 등장하며 더욱 거세졌다. 태블릿으로, 노트북으로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바꿔가며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태블릿PC의 뛰어난 접근성과 편이성, 그리고 노트북PC의 풍부한 호환성을 앞세워 모바일 천하통일을 이룰 기세다. 그중에서도 더욱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소니 바이오 듀오 11'. 태블릿으로 쓰다가도 스크린을 끌어올리면 철커덩 노트북으로 바뀐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 그리고 디테일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소니스러운’ 완벽함. 많고 많은 윈도우8 태블릿 중에서 유독 이 녀석에게 마음이 가는 이유는 뭘까?

 

▲ 소니 바이오 듀오 11

 

소니 바이오 듀오11

프로세서

인텔 코어 i5-3317U 1.7GHz(터보부스트시 2.6GHz)

메모리

4GB DDR3

그래픽

인텔 HD 그래픽스 4000

저장장치

128GB SSD

디스플레이

11.6인치(29.4cm) / 1920X1080 픽셀 해상도

카메라

전면 1920X1080 / 후면 1920X1080

무선 랜

IEEE 802.11a/b/g/n

블루투스

블루투스 표준버전 4.0 + HS

I/O 포트

USB3.0 X 2 / LAN / Audio Out

HDMI / D-SUB / 메모리카드 슬롯

크기

319.9 X 17.85 X 199mm

무게

1.305kg

운영체제

윈도우8

가격

159만원 (12월 9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

 

태블릿에서 노트북으로... 재빠른 전환

 

첫만남은 태블릿. 그러나 순식간에 키보드가 나타나 노트북으로 쓸 수 있는 두 얼굴의 PC다. 평상시에는 넓은 평판형태의 태블릿으로 활용하다가 윗부분을 살짝 당기면 스르륵... 키보드가 드러나 노트북 형태가 된다. 다시 스크린 윗부분을 밀면 금방 태블릿으로 돌아온다. 수년전 보던 슬라이드 타입 휴대폰처럼 말이다. 젖히고, 돌리고 할 것 없이 태블릿과 노트북간 전환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런 방식을 ‘슬라이더 하이브리드 PC’라 부르며, 소니에서는 자체적으로 ‘서프 슬라이더’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 태블릿과 노트북의 변환이 빠르고 자유롭다. (이미지 출처 : 소니)

 

▲ 슬라이드 방식으로 접혔다가 펴지는 하이브리드 PC (이미지 출처 : 소니)

 

스크린 전면은 터치스크린을 채택해 손끝으로 콕콕 누르거나 문질러 쓸 수 있다. 중력 센서를 달아 가로로, 세로로 휙휙 화면이 전환된다. 카메라도 앞쪽과 뒤쪽에 각각 있고, 화면 속 가상 키보드로 문장 입력도 가능하다. 키보드를 접은 상태에서는 영락없는 태블릿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조금 더 크고, 1.305kg으로 태블릿 치고는 무겁다는 것. 키보드가 숨겨져 있다 보니 17.85mm로 두께도 좀 되는 편이다. 그래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꺼내들어 한손으로 받치고 웹서핑, 영화감상,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것은 크나 큰 매력이다.

 

▲ 중력 센서가 내장돼가로/세로로 화면이 전환된다.

 

▲ 실측 결과 무게는 제품 사양(1.305kg)에 조금 못미치는 1.279kg으로 나왔다.

 

 

▲ 충전기는 277g으로 측정

 

슬라이드 구조다 보니 일반 노트북과는 다른 모양새다. 키보드를 꺼내도 절반 정도 밖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만큼 좁은 공간(열차나 비행기처럼 앞뒤 공간이 좁은)에서도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구조상 지지대가 디스플레이 부분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으니 터치로 콕콕 눌러도 디스플레이가 뒤로 넘어가거나 흔들리는 문제가 없다. 디스플레이 각도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 지지대가 견고하게 디스플레이 부분을 받쳐준다.

 

그리고 노트북에서는 다소 생소한 슬라이드라는 독특한 방식 탓에 쉽게 고장 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한 속을 들여다보면 상판과 하판을 이어주는 케이블이 노출되어 있어 쓰다가 끊어지는 것은 아닌가 괜한 걱정마저 든다. 이에 대해 소니는 개발 과정에서 반복 개폐나 낙하, LCD 충격 등에 대한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으며, 내구성에 대해서는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니다운 꼼꼼한 마무리

 

키보드는 슬림 사이즈의 다른 노트북과 비슷한 얇은 키감을 가지고 있다. 키캡 크기도 다소 작긴 하나 키 간격은 충분해 오타 발생은 적어 보인다.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키보드 백라이트를 넣었다.

 

 ▲ 아이솔레이션 타입의 키보드를 사용

 

▲ 어두운 곳에서도 작업이 쉽도록 키보드에 백라이트를 달았다.

 

키보드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다보니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터치 패드가 아닌 트랙포인트를 사용했다. 키보드 중간에 둥그런 뭔가가 튀어나와 있으니 씽크패드의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동작 방식은 차이가 있다. 씽크패드 트랙포인트는 스틱 형태로, 물리적인 힘에 의해 마우스 커서가 화면 위를 돌아다니지만 이 제품은 광학방식을 썼다. 트랙포인트 위로 손가락 끝을 슬슬 문지르기만 해도 마우스 커서 제어가 가능하다.

 

▲ 광학식 트랙포인트

 

 

 

▲ 트랙포인트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설정 화면

 

태블릿으로 이용하는데 있어 확장성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측면에는 다양한 입출력 포트를 달았다. 두 개의 USB 3.0 포트는 다양한 기기와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중 번개 표시가 된 USB 포트는 충전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스마트폰 등을 연결하면 내장된 배터리에 의해 충전이 진행된다.


아래 첫 번째 사진 좌측부터 두 개의 USB 3.0 포트와 HDMI, 전원버튼. 두 번째 사진은 좌측부터 D-Sub와 메모리카드 슬롯. 세 번째 사진은 좌측부터 랜 포트와 전원어댑터 포트 순이다.

 

 

▲ 슬림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입출력 포트는 모두 달았다.

 

▲ 전원이 꺼져 있어도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기능 제공

 

 

필요에 따라 거실의 TV나 모니터 등에 연결이 용이하도록 HDMI와 D-SUB 등 두 개의 영상 출력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두께 2cm도 되지 않는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어댑터를 이용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도록 온전한 형태로 내장했다. 요즘은 영상입출력 포트로 HDMI를 주로 사용하지만 프로젝터 등 기업 환경에서는 아직까지 D-SUB가 이용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이러한 설계의 꼼꼼함은 랜 포트에서도 볼 수 있다. 랜 포트 역시 일정한 두께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다수 슬림형 노트북은 아예 생략하거나 혹은 어댑터를 이용해 이를 지원한다. 하지만 이 제품에서는 커버를 이용해 포트 자체를 확장하는 독특한 구성을 통해 쓰는데 문제 없도록 했다.

 

▲ 얇지만 별도의 어댑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랜 케이블을 꽂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밖에 메모리스틱 듀오와 SD메모리카드를 읽고 쓸 수 있는 메모리슬롯이 있으며, 스테레오 타입의 헤드폰 잭이 제공된다. 아래쪽에는 키보드를 이용할 수 없는 태블릿 상태에서 볼륨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볼륨 조절 버튼을 달았다. 그리고 중력 센서에 의해 화면이 자동 회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버튼, 그리고 소니 바이오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한 assist 버튼이 제공된다.

 

▲ 바닥면 양 끝에는 스피커가 있으며, 그 옆에 볼륨 조절 버튼과 화면 회전 고정 버튼,
바이오 지원 assist 버튼을 각각 제공

 

▲ 측면에 동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4개의 LED

 

 

손으로…펜으로… 두가지 터치 지원

 

11.6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지만 해상도는 풀HD에 해당하는 1920x1080 픽셀을 지원한다. 게다가 시야각이 우수한 IPS 패널을 썼으니 대단히 선명하고 또렷한 느낌이다. 해상도가 높아 두 개의 웹페이지를 동시에 띄워도 문제가 없다. 좌측에는 미국 드라마 동영상을, 우측에는 대본을 띄워 학습용으로 사용해도 충분하다. 다만 해상도가 높다보니 글자가 매우 작게 보여 어떤 이에게는 부담스러울 듯. 이 경우 DPI 조절을 통해 글자 크기를 키우면 된다.

 

▲ 최대 1920x1080 픽셀 해상도를 지원

 

태블릿으로 쓸 수 있으니 당연히 손끝으로 쓱쓱 터치가 가능하다. 10점 동시 터치가 지원되며, 터치감이나 터치에 따른 반응은 여타 태블릿과 별반 차이는 없다. 그리고 보다 정밀한 입력이 가능하도록 전자식 스타일러스펜(N-trig 방식)도 함께 구성했다. 필압을 감지하는 기능(512단계)이 있기 때문에 실제 종이에 글을 쓰듯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주고 있다.

 

가상 키보드를 꺼내놓지 않아도 필기체 인식 기능을 이용, 손글씨를 그대로 텍스트로 변환해주기 때문에 키보드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우 편리하다. 또한 펜을 이용해 정밀한 스케치가 가능하며, 사진 속 원하는 부분만 따오거나, 마치 책 위에 마커펜으로 강조하듯 문서 위 특정 텍스트를 펜으로 강조할 수 있다. 이처럼 활용도가 다양하다. 물론 전용펜을 쓰는 다른 태블릿과 마찬가지로 화면에 펜을 가져다 댄 상태에서는 손이 닿아도 입력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펜촉은 교체가 가능하며, 시중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AAAA(LR61) 타입 알카라인 배터리를 전원으로 사용한다. 하루에 4시간씩 사용할 경우 대략 18개월 정도 쓸 수 있다고 소니는 밝혔다.

 

▲ 손을 이용한 터치 뿐만 아니라 전용 펜으로 정밀하게 입력 가능 (이미지 출처 : 소니)

 

▲ 펜촉은 쉽게 교체할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타 방식보다 N-trig 타입의 스타일러스펜은 필압을 지원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펜드로잉 목적이라면 주로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N-trig를 지원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덩치는 작지만 아래쪽 두 개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는 꽤나 우렁차다. 좌우 분리된 음이 확실하게 느껴지며, 일정한 공간감마저 형성시키고 있다. 소리 또한 생생하고 선명하며, 부드럽게 흘러나온다.

 

▲ 보다 자연스럽고 뛰어난 음향 효과를 위해 돌비 홈 씨어터 v4를 탑재

 

작지만 강하다

 

생김새는 태블릿이지만 성능이나 기능은 노트북, 아니 울트라북이다. 노트북의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프로세서는 인텔의 3세대 코어 i5인 i5-3317U를 사용했다. 1.7GHz로 동작되며, 터보부스트시 2.6GHz까지 올라간다. 성능보다는 휴대성을 고려한 CPU로, 저전력으로 설계되어 배터리의 지속성을 향상시켰다.

 

성능을 우선으로 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에는 밀리지만 이전 샌디브릿지보다는 향상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실제 i5-3317U 정도 프로세서라면 당장 가정이나 회사에서 메인PC로 써도 충분할 정도로 괜찮은 성능을 내주기 때문에 만족감은 높다. 메모리도 2GB+2GB 형태로 듀얼채널로 구성, 총 4GB를 제공한다. 주로 들고 다니며 써야 하는 특성상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128GB 크기의 SSD를 사용했다.

 

▲ CPU-Z로 본 CPU 정보

 

▲ Windows 8이 설치 됨

 

▲ Windows 체험지수

 

▲ 울트라북 사양을 충분히 맞춰주기 때문에 태블릿PC임과 동시에 울트라북이기도 하다

 

비록 내장 그래픽코어 이기는 하나 HD4000도 크게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텔의 발표에 따르면 기존 그래픽코어보다 약 2배 가량 성능 향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종 게임을 돌려봐도 의외로 매끄럽게 돌아가는 모습에 ‘이 정도면 할 만 하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디아블로3>의 경우 25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보였고, 많이 즐기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도 잘 돌아가는 편이다. 다만 데스크톱PC에서도 고사양을 요구하는 <블레이드 앤 소울>은 초당 20 프레임도 나오지 않아 게임을 즐기기에는 무리다. 이처럼 일부 특정 게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으나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HD4000이 잘 받쳐주고 있어 내장그래픽이 달린 노트북이라고 해서 업무용으로만 바라보는 시대는 지난 셈이다.

 

▲ CPU-Z로 그래픽 칩셋 정보

 

또한 바이오 듀오 11은 윈도우8과 SSD의 조합으로 매우 빠른 부팅 시간과 종료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부팅시에는 대략 7초, 종료시에도 이와 비슷한 6초 만에 시스템 종료가 이뤄진다. 절전모드로 진입할 때에는 약 3초 만에 이뤄지며, 다시 절전모드에서 깨어날 때에는 1초만에 돌아오기 때문에 윈도우를 기반으로 하는 태블릿이라도 부팅으로 인한 대기 시간은 거의 없이 꺼내어 바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소니 기술의 결정체 ‘바이오 듀오 11’

 

생김새부터 심상치 않음을 풍겨주는 바이오 듀오 11. 이 작은 디바이스 안에 소니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음을 새삼 느끼게 하는 소니 기술의 결정체다. 가격이 100만원 후반대로 비싼 편이지만 타 기기와 비교하면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은 충분히 느껴진다.

 

하지만 활용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울트라북에서 접근하면 휴대성이나 성능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태블릿에서는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는 소니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얼마나 윈도우8이 시장에서 자리 잡고, 풍부한 킬러 앱이 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뛰어난 사양의 하드웨어를 얼마나 잘 뒷받침시켜 줄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글 / 이준문 테크니컬라이터
기획 및 진행 / 미디어잇 홍진욱 기자 honga@it.co.kr
상품지식 전문뉴스 미디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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