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액토즈소프트는 서울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모바일 사업 전략 발표회를 가졌다. 그곳에서 액토즈소프트는 스퀘어에닉스의 스마트폰 게임을 국내에 한글화 발매한다고 야심차게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늘 다루려는 ‘확산성 밀리언 아서(擴散性ミリオンア-サ-)’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스퀘어에닉스의 스마트폰 시장을 향한 새로운 도전정신이 담긴 첫 번째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발매된지 조금 된 게임이지만, 국내 출시를 앞두고 게임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담당한 작품만 나열해도 A4용지 수십 장이 나올 전문가들 투입
스퀘어에닉스 입장에서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하루에도 수십 종의 TCG가 나오는 일본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게이머들의 가슴 속을 가로지를 만한 ‘회심의 일격’이 필요 했을 것이다. 그 일격을 위해 스퀘어에닉스는 야심찬 ‘초호화 캐스팅’을 선택했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으로 유명한 카마치 카즈마가 시나리오를 ‘아즈망가 대왕’, ‘다!다!다!’, ‘노다메 칸타빌레’, ‘제로의 사역마’ 등 각종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일가견이 있는 J.C.STAFF가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다.
▲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대거 고용하는 패기를 보여주는 스퀘어에닉스
(위: 소니코미의 츠지 산다, 아래 토라도라의 야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카드 일러스트에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노벨)’의 하이무라 키요타카, ‘소니코미’의 츠지 산타, ‘토라도라(노벨)’의 야스,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하라다 다키히토 등 담당 작품만 나열해도 A4 용지 수십 장이 나올 정도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대거 고용했다. 게이머의 분신이 되는 주인공들의 성우에는 ‘아빠 말 좀 들어라! – 타카나시 미우’, ‘니세모노가타리 – 아라라기 카렌’의 키타무라 에리, ‘제로의 사역마 – 루이즈’, ‘토라도라! – 아이사카 타이가’, 강철의 연금술사 – 알폰스 엘릭’의 쿠기미야 리에 등 유명 성우를 대거 투입했다. 즉 ‘덕심(心)’을 자극할 만한 최고의 TCG를 제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다.
▲ 우리들의 덕심을 자극시켜주는 성우들
(위: 제로의 사역마 - 루이즈의 쿠기미야 리에, 아래: 아빠 말 좀 들어라 - 미우의 키타무라 에리)
실제로 이 같은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게임이 공개되던 ‘도쿄게임쇼 2011(TCG2011)’ 당시 이러한 덕심 요소 덕분에 큰 화제를 모았으며, 이는,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넓은 팬 층과 인지도를 형성시켜준 핵심적인 요소로 적용된다.
아서왕의 전설이 이런 내용이었나?
게임 제작에 투입된 초호화 캐스팅과는 별개로 게임 진행 방식과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밀리언(백만)’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게이머는 100만 명(혹은 이상)의 아서왕 중에 한 명이 되어 100만개의 엑스칼리버를 뽑아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해 싸운다는, 상당히 어이없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물론 실제로 엑스칼리버가 아닌 카드로 싸운다.
▲ 무언가 아쉬운 대화 화면
물론, 이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일 뿐이고, 이후 다시 설명하겠지만 클래스(캐릭터)에 따른 메인스토리와 서브스토리를 통해 다양한 전개를 이어가게 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 있는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일러스트레이터까지 고용했으면서 막상 스토리 이벤트는 미소녀게임을 하듯이 고정된 그림과 한 두줄의 대사만으로 처리되어 있어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에서 게이머는 블레이드 프로텍터(검술의 성), 테크노 스미스(기교의 장), 소서리 킹(마법의 파) 중 한 명을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한다. 화려한 클래스 명칭과 그림체(?)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할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만 막상, 캐릭터마다 특수능력만 조금 다를 뿐이고, 기본적으로 받는 카드의 수도 동일하고, 진행 방식 역시 거의 동일하다.
▲ 무언가 당황스러운 카드전투 화면
캐릭터를 선택하고 나면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TCG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스토리 진행, 던전 탐험, 전투라는 틀이 반복된다. 아마 국내에도 수입된 바 있는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 ‘파이널 판타지: 에어본 브리게이드’를 플레이 해 본 게이머라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초호화 캐스팅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TCG들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게임이었을 지도 모른다. 좋게 보면 실패할 일 없는, 또는 잘 잡힌 진행 방식을 택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쁘게 보면 대부분의 일본 TCG들과 패턴이 거의 흡사하여 금방 질릴 수도 있다.
나의 턴이다! 이 카드를... 어떻게 배치해야 되는 거야?!
게이머는 던전을 탐험하며 얻은 포인트로 ‘가챠퐁(뽑기)’에서 카드를 뽑은 후, 그 카드를 합성하여 수집하는 방식으로 능력을 향상시키게 된다. 카드는 업그레이드 할 때 마다 그림이 더욱 ‘덕스럽게(?)’ 바뀌기 때문에 게임에 있어 최고의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한다.
▲ 일단 카드를 수집하는 건 좋은데 그 이후 멀 해야하는지 파악이 안된다
게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대 돈벌이 중 하나인 가챠퐁 포인트를 결제하도록 유도한다. 발매 초창기에는 게임을 느긋하게 즐기더라도 캐시를 사용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레어카드, 초레어카드 등의 카드가 대거 추가되면서 캐시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게이머들과의 전투가 힘들어질 정도가 되었다. 기자처럼 단순하게 카드를 수집하는 수준으로 즐긴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게이머 입장에서는 캐시 유도 부분이 여간 귀찮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인 TCG에서는 게이머가 열심히 카드를 수집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덱을 구성하고 어떤 카드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어떤 카드를 보조로 사용할 지 선택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확산성 밀리언 아서(혹은 일본산 TCG)’는 사정이 다르다. 게이머가 전략이나 전술을 구성할 수 없고, 보유카드 중에서 ‘무작위로’ 덱이 구성되는 것이다. 즉, 들어오는 카드의 등급이나 수에 맞춰 AI가 알아서 구성하고, 전투에서도 게이머가 원하는 카드가 아닌 AI가 설정한 덱이 무작위로 전투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 다른 게이머들과 전투를 펼치는 방식도 무언가 무작위스럽다
이는 상당히 골치 아픈 부분이다. 자신이 원하는 덱을 설정할 수 없다는 것은 ‘간단하게 즐긴다’라는 부분에서는 합격점이라 할 수 있지만, TCG가 가지는 ‘전략, 전술’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양날의 검 같은 시스템이다.
미소녀를 좋아한다면 출시를 기다려보자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스퀘어에닉스의 ‘신의 한수’와도 같은 게임이다. 흔하디 흔한 일본 TCG 시장에서 최대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초호화 캐스팅을 선택하고, 3D 그래픽과 화려한 일러스트 등으로 시각적인 부분과 덕심을 자극한 부분은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TCG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략, 전술이 부족하다는 점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출퇴근 길이나 자기 전에 간단히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도 있겠다. 국내에 언제 발매될 지는 모르지만, 발매된다면 ‘소드걸스’와 함께 미소녀카드게임을 담당하는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 이제 한글로 된 메인 화면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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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포지션은 모바일, [앱숀가면] '레드'이자 '아버지(?)'. 2D 여자를 더 사랑하고, 피규어와 콘솔게임을 사기 위해 전재산을 투자한다. 필자시절 필명은 김전일이었지만 어느 순간 멀록으로 바뀜.geo@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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