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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카드로 즐기는,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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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한 달에 한 번 보드게임 개발사 포푸리의 우치 대표와 함께 좋은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새로운 코너 [보드게임]을 연재합니다.

▲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 박스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인디게임의 전설로 시작해 최근 영화로도 제작된 마인크래프트가 이번에는 카드로만 구성된 보드게임으로 출시됐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원작의 주요 요소를 카드 게임으로 압축해 테이블 위에서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간단한 구성으로 원작 매력을 얼마나 잘 담아냈는지, 보드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복셀 아트 카드로만 이뤄진 간단한 구성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은 박스였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오로지 카드로만 구성된 단출한 구성품에 약간 의아할 수도 있죠. 원작의 복셀 그래픽 느낌을 살린 카드 디자인 외에는 원작을 재현한 요소가 많지 않아 아쉬울 수 있지만, 이처럼 간단한 구성이 오히려 쉽게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구성품이 카드뿐이라 셋업과 정리가 간편하고, 휴대성이 뛰어나 어디서든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복셀 아트 스타일을 살린 카드는 원작 느낌을 전달하며, 팬들에게는 익숙한 배경과 아이템, 몬스터를 손에 들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 복셀 그래픽 느낌을 살린 카드로만 구성된 가벼운 보드게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속도감 있는 전개에 '게임 오버'로 긴장감 더했다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의 규칙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배고픔 카드'라는 일종의 액션 포인트를 사용해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 카드를 소비하며 장소를 모험해 자원을 모으고, 행동을 방해하는 몬스터를 무찌르며 모은 자원을 박스에 넣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배고픔 카드를 사용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모두 실행합니다. 이후 몬스터가 출현하는 밤(night) 카드를 해결하면 다음 플레이어 차례입니다. 이처럼 간단한 구조는 게임 템포를 빠르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액션 포인트로 사용하는 배고픔 카드(왼쪽)과 몬스터가 출현하는 밤 카드(오른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배고픔 카드를 내려놓으면서 자신의 턴을 플레이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체력 시스템을 빼놓았다는 점 입니다. 복잡한 체력 관리 대신 몬스터 카드 더미 후반부에 '게임 오버' 카드를 섞어 넣어 위험 요소를 표현했습니다. 체력을 구현했다면 게임이 번잡해져 '가벼운 게임'이라는 매력이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아울러 몬스터 카드 더미에 들어간 ‘게임 오버’ 카드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게임 후반에 긴장감을 더해줍니다.  게임 오버의 존재를 토대로 플레이드들은 남은 턴을 계산하며 좀 더 게임에 집중하게 되죠.

아울러 쉬움, 보통, 어려움으로 난이도를 조절해 보드게임 초보자부터 베테랑까지 자신의 실력에 맞춰 도전할 수 있습니다. 게임 룰이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어서 진입 장벽이 낮고, 언어 요소도 많지 않아 어린 플레이어도 플레이 가능하죠.

▲ 지루해질 수 있는 진행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게임 오버' 카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원작의 무한한 자유도를 구현하지는 못했다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는 원작의 무한한 자유도를 완벽하게 구현하지는 못합니다. 디지털 버전에서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건설하고, 탐험하는 경험이 중심을 이루지만, 보드게임에서는 공격하는 몬스터를 참여자들의 전략으로 이겨내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인크래프트 중에도 서바이벌 모드(세계를 탐험하고 자원을 모으며 생존하는 기본 모드)를 기반으로 제작됐기에, 목표가 간단하고 입문하기 쉽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정말 마인크래프트만의 게임 경험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다양한 보드게임을 즐겨본 사람에게는 IP만 다를 뿐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드는 게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원작을 잘 몰라도 플레이 가능하고,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마인크래프트 팬이 아니라도 즐기기 쉽다는 점은 함께 할 사람을 구하기 쉽다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무작위성이 강한 카드 게임 특성상, 전략성보다는 운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또 다른 재미 요소가 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적응력이 승리의 열쇠입니다.

▲ 2020년에 국경 없는 기자회가 마인크래프트에 열었던 '검열 없는 도서관', 특유의 자유도가 돋보이는 콘텐츠다 (사진제공: 국경 없는 기자회)

2인부터 4인까지, 적정한 참여자 수는?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는 1-4인이 즐길 수 있는 협력 게임이며 플레이 시간은 30~60분입니다. 참여자 수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장 추천하는 인원수는 2인입니다. 게임 룰을 익히고 플레이하기에 가장 적당하며, 2명이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 속도감이 유지됩니다. 각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어 참여도가 높고, '어려움' 난이도에서도 가까스로 승리할 수 있는 정도여서 도전심을 자극합니다.

▲ 2인 플레이 세팅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몬스터 2마리를 잡으면 '배고픔 카드' 한 장 효과를 보너스로 받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3~4인에서는 플레이 양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속도감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경험 많은 플레이어가 주도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일부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도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다수의 의견에 휘둘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몬스터 출현 빈도가 높아져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게임 경험자가 있어도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고, 몬스터 폭주(몬스터 카드 추가 펼침)로 인해 금방 게임 오버에 이를 수도 있죠.

저 역시도 4인 플레이에서 게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플레이어가 주변 플레이어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가족이나 어린 아이와 주로 하게 될 게임의 특성상 답답한 상황에서도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 결정하길 기다려 주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4인 플레이는 뜻대로 풀리지 않기도 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에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팁을 소개합니다.

1. 배고픔 카드 관리: 자신의 턴에 사용한 배고픔 카드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플레이하면 사용한 카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적절한 난이도 선택: 처음에는 '어려움'보다 '보통'이나 '쉬움'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미션 박스 전략: 모든 미션 박스를 완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4. 지역별 자원 파악: 모험 카드가 무작위로 나오고, 생각하는 자원과 매칭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몇 번 플레이하면 어떤 자원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5. 몬스터 관리: 몬스터가 쌓이기 시작하면 폭주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적절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어린이와 함께할 때: 보드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와 플레이한다면 몬스터 출현 빈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규칙을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가볍게 즐기는 마인크래프트의 정수

▲ 마인크래프트의 탐험, 채집, 전투를 카드 게임으로 간단하게 담아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는 원작의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화하면서도 세계를 탐험하고 몬스터를 무찌르며 자원을 모아간다는 핵심 경험을 어느 정도 구현한 보드게임입니다. 카드만으로 구성된 간단한 디자인, 쉽게 배울 수 있는 룰, 다양한 난이도를 지원한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IP에 대한 애정으로 즐길 수 있겠지만, 특유의 자유도를 경험하기는 어렵습니다. 베테랑 보드게이머 입장에서는 원작에 대한 흥미가 없다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죠.

따라서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는 보드게임 입문자'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테이블 위에서 픽셀 블록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다면, 마인크래프트 익스플로러는 좋은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원작 시스템을 완벽하게 재현하진 못했으나, 경험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처음엔 2인 플레이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치
평범한 보드게임 개발자.
보드게임 회사 '포푸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플레이로그로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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