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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한 달에 한 번 보드게임 개발사 포푸리의 우치 대표와 함께 좋은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새로운 코너 [보드게임]을 연재합니다.

우주 공간에서 미지의 외계 생명체와 마주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임무가 중요할까요, 아니면 동료들과 함께 생존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네메시스는 이런 질문을 현실감 있게 던지는 SF 호러 보드게임입니다. 영화 '에이리언'에서 영감을 받은 이 게임은 생존과 배신, 협력과 의심이 교차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영화 느낌 물씬 나는 게임 구성품
네메시스는 최대 5인까지 즐길 수 있는 우주 테마 보드게임입니다. 우주선 승무원이 되어 '인트루더'라 불리는 외계 생물로부터 살아남아야 합니다. 목표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섭니다. 각 플레이어는 비공개로 주어진 개인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데, 때로는 이 미션이 다른 플레이어의 죽음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런 설정은 자연스럽게 플레이어 사이에 의심과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이러한 전개는 최근 유행했던 '어몽 어스'와 비슷합니다.
여기에 네메시스는 공포와 긴장감을 유도하는 세밀한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기 전 구성품을 살펴보면서도 압도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로∙세로 30cm, 높이 16cm에 달하는 큰 상자 안에 정교하게 제작한 인트루더와 승무원 피규어들이 가득합니다.
특히 아트워크는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거대한 우주선을 보여주는 맵과 건조하면서도 삭막하게 표현된 내부 공간을 살펴보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합니다. 출시 당시에는 몰입감을 더 높이기 위한 지형지물 패키지도 별도로 판매됐지만, 패키지 없이 본 제품만으로도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생존과 배신이 교차하는 플레이 방식
네메시스의 핵심 요소는 생존과 미션 완수를 오가며 느낄 수 있는 긴장감입니다. 이론적으로는 1인 모드도 가능하지만, 진정한 재미를 경험하고 싶다면 4인 이상이 같이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서로 다른 능력을 갖춘 승무원 역할을 맡고, 비공개로 개인 미션을 받습니다. 이 미션은 단순히 탈출하는 것부터 특정 플레이어가 사망해야 완수할 수 있는 종류까지 다양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플레이어가 협력하면서도,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구도를 만들어내죠.


아울러 게임 내에서 에이리언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인트루더의 공세가 워낙 강해서 이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미션과 관계없이 에어리언 시리즈의 '시고니 위버'처럼 외계 생물을 무찌르는 영웅이 되어볼 수도 있죠.
게임은 카드를 내리면서 행동을 취합니다. 카드에 적힌 행동을 한다면, 왼쪽 하얀색 박스에 적힌 숫자만큼 카드를 비용으로 내야 합니다. 0이라고 표시됐다면 행동으로 쓸 카드만 내리면 되죠.


이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소음입니다. 방으로 이동할 때 발생하며, 방에 누군가가 있다면 소음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방을 정찰한다고 혼자 너무 돌아다니다가는 온 방에서 인트루더가 쏟아져 나올지 모릅니다. 따라서 소음을 신경 쓰며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네메시스는 진행 중 주사위 굴림과 무작위 사건 카드 뽑기가 빈번하게 이루어져 무작위성이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이 우주선에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 몰입감을 높여주죠.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 4인 플레이 경험
실제 4인 플레이 경험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정찰병 역할을 맡은 필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게임은 긴장감과 흥미로운 반전으로 가득했죠.
한 플레이어가 인트루더에게 사망했는데, 흥미롭게도 이는 필자의 미션 성공에 필요한 조건이었습니다. 또한 감염 카드를 받았을 때의 긴장감은 게임의 끝까지 이어집니다. 지구로 돌아갔을 때 감염이 확인되면 최종적으로 패배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도 일어났죠.



어떤 플레이어는 주사위 운이 따라주며 괴물 성체를 주먹으로만 때려잡은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이 캐릭터는 전투요원이 아닌 조종사였는데, 비전투원이 활약하는 에어리언 영화를 보는 듯해서 인트루더가 죽어갈 때마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죠.
특히 인상적인 것은 첫 사망자가 게임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고 인트루더를 조종하는 역할로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모든 참가자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플레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공포와 긴장감이 주는 독특한 재미
네메시스의 가장 큰 매력은 끊임없이 출현하는 인트루더와의 사투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입니다. 애벌레부터 여왕까지, 한 번 해치웠다고 안심할 수 없는 지속적인 위협이 뒤따르며 플레이어를 압박합니다.
다만 이 게임은 보드게임 ‘긱 커뮤니티’ 난이도 평가에서 5점 만점에 3.85점을 받을 정도로 다소 어렵습니다. 특히 자잘한 규칙이 많아 에러 플레이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게임을 잘 아는 '룰마스터'가 필요하죠.
하지만 이만큼 어몽 어스나 영화 에어리언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은 게임은 없었습니다. 소음 수치가 쌓이면 반드시 출현하는 인트루더, 동료라고 생각했던 이들의 사망, 동료의 뒤통수를 쳐서 사지로 몰아야 하는 선택의 순간. 다양한 상황이 매 판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플레이어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성공적인 우주 생존을 위한 팁
네메시스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몇 가지 조언이 있습니다
1. 게임을 두 번 이상 경험한 룰마스터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잡한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면, 에러 플레이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2. 경쟁이나 마피아 게임적 요소가 부담스럽다면, 완전 협력 모드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드는 오히려 난도가 더 높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3. 개인 미션에 집중하더라도, 인트루더의 위협은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통된 부분입니다. 때로는 서로 협력하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이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우주의 공포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네메시스는 보드게임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 경험에 가깝습니다. 특히 어몽 어스와 에이리언 영화의 팬이라면 이 게임에서 맛볼 수 있는 몰입감과 긴장감에 매료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배신과 의심이 이어지는 마피아 장르나 경쟁 요소, 징그러운 묘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이 게임은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네메시스는 아쉽게도 품절 상태이며, 후속작인 '네메시스 락다운'이 출시됐지만 배경과 난도가 달라 대체재로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피규어 완성도와 게임성 모두 뛰어난 네메시스는 보드게임 모임에서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입니다. 우주선 속 생존과 배신의 드라마를 경험하고 싶다면, 네메시스는 최고의 경험이 될 것입니다.
우치평범한 보드게임 개발자.보드게임 회사 '포푸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보드게임 플레이로그로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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