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이머들이 애용하는 스팀은 방대한 유저풀을 기반으로 여러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유저들이 주로 보게 되는 것은 최고 인기 게임과 최다 플레이 게임 등 게임에 대한 인지도지만, 조금 더 시선을 내려보면 스팀이 설문조사를 통해 취합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이용률에 대한 통계를 만나볼 수 있다.
해당 통계는 유저가 사용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매달 설문을 통해 수집한 결과물이다. 운영 체제를 시작으로 VR 헤드셋까지, 유저들이 게임을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들의 통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에 지난 4월 통계를 토대로, 현세대 PC 유저의 대략적인 평균 사양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게이밍 컴퓨터의 핵심, GPU와 CPU 평균은
게임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바로 그래픽카드와 CPU다. 우선 그래픽카드 통계부터 살펴보자면 제조사 별로 구분하자면 AMD 제품이 15.79%, 인텔이 7.49% 기타가 0.13%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76.59%는 모두 엔비디아 제품이었다. 스팀 유저들이 가장 애용하는 제품은 엔비디아 GeForce RTX 3060으로, 전체의 5.55%가 사용하고 있었다. 출시일이 다소 지난 기종인지라 전월 대비 1.16% 하락했음에도 압도적인 비중이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그래픽카드는 놀랍게도 4.20%를 차지한 엔비디아 GeForce GTX 1650이다. PC판은 2019년 출시돼 가성비 문제로 크게 외면을 받았지만, 게이밍 노트북에서 의외로 선전하며 탑재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였다. 이어 엔비디아 GeForce RTX 3060 Ti, RTX 2060, GTX 1060 시리즈가 각각 3.59%와 3.50%, 3.39%로 그 뒤를 이었다.
PC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CPU 부문은 운영체제 별로 다르게 구분돼 있는데, 우선 윈도우에서는 인텔, AMD, 마이크로소프트 XTA 등 세 개로 분류됐다. 이 중 인텔이 66.51%, AMD가 33.46%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XTA는 0.03%이라는 미미한 비중을 가지고 있다. 맥북의 경우 애플이 71.49%, 인텔이 28.47%를 차지했으며, 리눅스에서는 윈도우와 정 반대의 비율을 보였는데, AMD가 71.22%, 인텔이 28.78% 비중이었다.
모니터는 여전히 ‘FHD’, VR은 ‘오큘러스 퀘스트 2’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보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거대한 화면은 유저가 받아들여야 할 주요 정보를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모니터는 변동층이 그리 크지 않은 제품군인데, 이를 보여주듯 아직도 반수 이상에 달하는 58.43%의 유저가 여전히 1920x1080(FHD)를 사용하고 있었고, 이보다 한 단계 높은 2560x1440(WQHD) 해상도는 18.90%의 유저가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두 해상도를 사용하는 유저층은 소폭이지만 감소하는 추세로, 모니터 업그레이드로 인해 상위 해상도로 이탈하는 것이 관측됐다.
멀티 모니터에서는 2개의 FHD 모니터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3840x1080 해상도가 58.12%로 가장 많은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다소 독특한 조합인 4480x1440 해상도가 23.80%를 차지했다. 멀티 모니터의 경우 사용 모니터 변경이 많아 수치가 매우 가변적인지라 기타가 50.04%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으로 짝수 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조합이 눈에 띄었다.
또, 체험감 있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하드웨어인 VR 보급률이 점차 오르고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며, 스팀은 VR 제품의 통계도 집계하기 시작했다. 해당 통계로 확인된 값에 따르면 스팀 유저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하드웨어는 오큘러스 퀘스트 2였다. 38.03%의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는 해당 제품은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다.
다음으로는 밸브가 직접 출시한 밸브 인덱스 HMD가 15.92%를 차지했으며, 메타 퀘스트 3와 오큘러스 리프트 S가 각각 15.49%, 7.54%로 그 뒤를 이었다. 앞서 언급한 제품 중 오큘러스 2와 메타 퀘스트 3의 경우 지난 달부터 꾸준히 유저 수가 증가하고 있어, 점유율 상위권에서 한동안 내려올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어떻게 쓰고 계신 거예요? 신묘한 통계수치
여러 통계들을 관찰하다 보면, 상당히 편향되거나 눈에 띄는 수치들을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영 체제 비율이 그렇다. 스팀 유저 중 윈도우 유저의 비중은 96.76%로, OSX(애플)과 리눅스의 1.35%, 1.90% 대비 엄청난 편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해 제품군의 폭이 넓은 그래픽카드에서는 하이엔드급 신형 제품과 10여 년 전 출시된 제품이 동등한 사용자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비디아 GeForce RTX 4080 랩탑 GPU를 사용하는 유저와 인텔 아이비브릿지 내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유저의 비율이 같다는 것이 그 예시다. AMD 라데온 RX 6750 GRE 12GB 등의 신형 제품이 이제야 통계에 잡히거나, 엔비디아 GeForce GTX 960 등의 옛 그래픽 카드들이 현역으로 집계되는 모습 등도 확인됐다.
아울러 모니터 해상도에서는 5120x1440 해상도를 사용하는 유저가 의외로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모니터는 LG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나 삼성 오딧세이 CRG 시리즈 등 49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주 해상도다. 멀티 모니터에서는 7680x2160이라는 독특한 해상도를 사용하는 유저가 2.48%이나 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FHD 모니터를 가로로 4개, 세로로 2개로 나눠 총 8개의 모니터를 사용할 때 주로 관측되는 수치다.
또, RAM 이용자 비율에서도 주목해 볼만한 요소가 많다. 48.26%의 유저가 16GB를, 28.09%의 유저가 32GB를, 11.89%의 유저가 8GB를 사용하는 요소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0.05%의 유저가 아직까지도 4GB 미만의 RAM을 사용하고 있고, 64GB 이상의 RAM을 사용하는 유저도 0.32%나 되는 등 독특한 세팅을 고수하는 유저들이 눈에 띄었다.
2024 4월 기준 스팀 PC 유저의 평균 사양은?
이와 같은 통계로 집계했을 때, 스팀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하드웨어는 아래와 같다.
인텔 i5 CPU, 엔비디아 GeForce RTX 3060, 16GB의 RAM, 1TB 이상의 저장소, FHD 화질의 단일 모니터, 윈도우 10 64bit
해당 사양의 조합은 배틀그라운드 등지에서 144 프레임 이상을 유지할 수 있으며, 최근 출시된 오픈월드 게임에서도 중간 이상의 옵션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이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을 고수하기 시작했고, 오픈월드라는 요소를 주류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추세와도 직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상기한 하드웨어 사양은 해당 조건을 원만히 수행하면서도, 가격적으로 부담이 없는 ‘가성비’ 조합이기 때문이다.
특히 팬데믹 시즌에 성행했던 채굴 행위 등으로 그래픽카드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했던 이후 안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RTX 40번 대의 가격대 또한 높게 책정되며 RTX 30 시리즈로 눈을 돌린 요인 또한 RTX 3060 사용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단계 높은 RTX 3060 Ti를 사용한 PC가 2023년 3월 기준 본체만 130만 원 선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이 최신 게임을 돌릴 수 있으면서도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 조합은 GTA 6와 같이 영향력 높은 대작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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