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했던 애플의 첫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헤드셋 실물이 공개됐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진행된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3)를 통해 첫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선보였다. 가격은 3,499달러(한화 약 454만 원)부터 시작으로, 내년 초 미국 출시를 통해 판매국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비전 프로는 애플에서 처음 선보이는 AR·VR 헤드셋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공간 컴퓨터’라고 정의하며, 기존 헤드셋과 차별화 요소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조작 간편화를 내세웠다. 사용자는 4K 화질을 기반으로 별도의 콘트롤러를 쓰지 않고도 눈과 손, 목소리를 통해 영화 감상, 화상 회의, 엑셀 및 워드 등 여러 프로그램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M2와 R1 칩셋이 탑재돼 역대 최고 수준의 MR 헤드셋 성능을 제공한다.
애플 팀 쿡 CEO는 비전 프로를 공개하며 “오늘은 새로운 컴퓨터 시대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맥이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터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터 시대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로 450만 원이 넘는 가격이 대중화 측면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개 소식을 접한 대다수 게이머들은 메타 퀘스트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다.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된 메타 퀘스트 3는 가장 저렴한 모델이 한화 65만 원 수준이며, 현재 단종된 메타 퀘스트 2 64GB 모델의 경우 40만원 초반에 판매된 바 있다.
또한 짧은 배터리 시간을 포함해 경쟁 제품들보다 불편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비전 프로는 외장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최대 2시간까지 사용 가능한데, 배터리를 쓰지 않을 경우 전원선을 머리 뒤에 연결해야 한다. 또한 디즈니·유니티와의 협업으로 일부 해결되겠지만, 게임을 비롯한 3D 앱 콘텐츠 연계도 문제점으로 뽑히는 상황이다.
잇따른 이유들로 일각에서는 비전 프로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부 테크 외신들은 비전 프로에 “대중들의 소비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으며, 팀 쿡 CEO는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 중 나온 가격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자신의 재정에 따라 다른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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