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에이지 기대작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크로우즈(Crowz)’가 스팀 넥스트 페스트 기간에 맞춰 지난 21일 공개 테스트를 시작했다. 당초 2021년 출시를 계획했지만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여러 번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확실히 초기에 선보였던 모습과 비교하면 유저 피드백이 대거 수용돼 즐기기 좋은 게임으로 거듭났다.
정식서비스를 한 발짝 앞둔 크로우즈의 모습을 평가하자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나 배틀필드 시리즈, 콜 오브 듀티: 워존 등 기존 FPS에서 느낄 수 있는 익숙한 맛이 난다. 여기에 고유의 세계관과 '큐온'으로 대표되는 개성적인 향신료를 한 숟갈 첨가해 차별화를 꾀한 느낌이다.
수집 목표물 ‘큐온’을 놓고 벌이는 전투
이번 테스트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스쿼드 오퍼레이션’과 ‘블러드존’ 2가지 모드다. 전자는 4인 분대를 이루어 게임 세계관의 핵심 에너지자원 ‘큐온(Q-on)을 확보해 탈출하는 것이 목적이고, 후자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적의 거점을 점령해야 하는 대규모 PvP다. 많은 게이머들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4인 스쿼드 모드, 배틀필드 시리즈의 대규모 점령전이 떠오른다. 실제로 플레이 해보니, 구성 면에서는 두 게임과 크게 다른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크로우즈는 이러한 익숙함에 자신만의 개성을 한 방울 첨가하려고 노력했다.
먼저 4인 분대 모드 스쿼드 오퍼레이션에서는 전투 외에도 큐온 수집을 신경 써야 한다. 배그의 배틀로얄이 전투에 집중돼 있다면, 크로우즈는 여기에 큐온 수집 후 탈출이라는 요소를 추가했다. 큐온은 맵 곳곳에서 추출할 수 있으며, 일정량을 모아 헬리콥터를 부르고 탈출하면 승리할 수 있다. 총 10만 큐온을 모아야 하는데, 4인 분대로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빨리 모인다. 필요하다면 상대 스쿼드를 사살하고 큐온을 약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에 집중해도 좋지만, 큐온 획득에 중점을 둔 색다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 이는 후술하겠다.
일정량의 큐온이 모일 때마다 추가 보급품과 탈출을 위한 헬리콥터를 요청할 수 있다. 헬리콥터가 맵 상에 표시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다. 게임의 주 목적이 탈출이고, 배그의 자기장 시스템과 비슷하게 운석이 떨어진 뒤 생기는 오염물질이 점차 맵을 잠식해오기 때문. 초반에 큐온 획득에 집중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안전지대와 헬리콥터가 위치한 지역에 모이게 되고, 결국 전투가 불가피해진다는 뜻이다. 확실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긴장감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블러드존 모드는 최대 64인이 참가할 수 있는 대규모 거점 점령전이다. 맵에 존재하는 다양한 거점을 점령할 때마다 일정량의 포인트가 쌓이고, 총 3,600 포인트를 모으면 승리한다. 플레이어는 적을 사살할 때마다 재화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특정 지점에 폭격을 요청하거나 UAV(무인정찰기)를 띄워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타 게임에서와 같이 탱크나 헬리콥터 등 다양한 탈 것도 존재한다(물론 타기 위해서는 경쟁을 뚫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익숙한 모습이다.
해당 모드에서 재미있게 볼 부분은 레벨 시스템과 임의 지점에 리스폰 스팟을 생성하는 기능이다. 적을 사살하다 보면 총기 레벨이 오르고 다양한 부착물들을 붙일 수 있게 된다. 종류도 다양하고, 각 부착물에 따라 장단도 확실하기에 본인의 성향에 따라 맞춤이 가능하다. 콜 오브 듀티 워존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그리고 리스폰 지점 생성기는 적이 점령한 거점 뒤에 설치해 후방을 교란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닌 맵 곳곳을 신경 써야 할 필요성이 생기고, 보다 다양한 지점에서 교전이 일어나게 된다. 적응 기간이 짧은 테스트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해당 시스템에 익숙해진다면 전장을 보다 넓게 활용할 수도 있어 보였다.
아쉬운 부분은 여전했다
고유의 재미에 차별화 요소를 도입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아쉬운 요소도 공존한다. 바로 크로우즈의 고질적 문제인 최적화다 .이 부분은 테스트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부분이고, 개발사 측에서도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해당 문제는 공개 테스트에서도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3080 기준 프레임 드랍은 여전했고, 이는 대규모 교전 시 불편함을 느낄 정도였다. 아직 테스트 버전인 만큼 해결 시간은 충분하지만, 앞선 세 번의 테스트에서 확실하게 잡아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또한 아직까지는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배그와 배틀필드 시리즈를 뛰어넘을 무언가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부정적 평가에 한 몫 한다. 당장 배그와 비교하면, 시작부터 무기가 주어지고 큐온을 모으면 대부분의 장비를 보급받아 맞출 수 있기에 초반 파밍의 재미가 덜하다. 1인칭과 3인칭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지만 우각 플레이가 가능해 밸런스 간극이 크다. 또한 넓은 맵에 비해 투입되는 인원이 적어서 적을 마주칠 일이 적은데다가, 대부분 큐온 수집에 힘을 쏟고 전투를 피하기에 게임 진행이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물론 배그가 기준이기에 크로우즈가 이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배그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은 만큼 불호를 표하는 의견도 분명 다수일 것이다.
긴 대기시간도 플레이어에 따라 불호를 표할 수 있는 요소다.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는 게임 시작에 앞서 40명의 참여를 요구한다. 배그에 비해 필요 인원수가 상대적으로 적기에 빠르게 시작할 것 같지만, 인원이 다 차면 180초의 긴 대기 시간이 지난 후 전장으로 투입되어 체감 시간은 훨씬 길다. 다시 말하자면 게임 시작까지 ‘40명 참여 시간 + 대기 시간 180초 + 게임 로딩 및 낙하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다. ‘기다림에 지친다’는 말이 있듯, 굳이 시간을 이렇게 길게 잡아놓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큐온이 계륵으로 남지 않으려면
공개 테스트를 통해 본 크로우즈는 서두에도 썼듯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큐온을 활용해 본인만의 개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들이 게임에 ‘조화롭게 어우러졌나’라고 묻는다면 아직까진 확답하기 어렵다. 타 슈팅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낯익은 모습에 추가된 큐온이라는 요소는 처음 봤을 때는 신선해 보이지만, 가끔은 게임 플레이를 루즈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이를 좀 더 스피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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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게임이 제 손을 떠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늘 옆에서 즐거운 게임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kdyoung1028@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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