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업계에서 본래 남성인 역사적 인물을 여성으로 TS(성전환)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중국 미소녀게임 초차원여친도 이러한 관례에 따라 동서양 역사인물들을 미소녀로 묘사한 작품입니다. 한국 서비스를 앞두고 한국 역사인물 충무공 이순신을 기반으로 한 미소녀 캐릭터를 공개했는데, 한국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이순신 캐릭터를 게임에 등장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조상의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 과거 문화 말살을 겪을 뻔했던 역사적 특성, 이러한 점이 반영된 국민적 정서로 인해 모에화를 비롯한 역사 인물에 대한 재해석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부 위인들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성역으로도 여겨지고 있죠. 다만, 과거에는 게임 분야에서 이런 사례들이 발생하더라도 소소한 논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이번 초차원여친의 경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동북공정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이순신 캐릭터 논란에는 충무공에 대한 비하 뿐 아니라 역사왜곡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더해진 것이 과거와는 다른 부분입니다.
특히 초차원여친 이순신 캐릭터는 아랫가슴 일부를 노출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습니다. 일각에서 “과거 일제가 조선의 의복문화 비하에 사용한 짧은 저고리 소재를 굳이 사용한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죠. 네이버 ID FLAY “이순신 모에화 나오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게 역사왜곡 용도로 사용되니까 문제지”나, 게임메카 ID 블햄 “모에화 둘째치고 중국게임이라…역사왜곡 저지르고 ‘먹튀’나 안하면 다행” 등의 의견을 보면 모에화 자체보다는 역사왜곡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들어 한국 유저들을 상대로 한복을 중국 전통 복식이라 우기며 갑작스레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샤이닝니키나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영이 중지된 조선구마사 등 일련의 사태들 때문에 더욱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반발이 과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우선 위인 모에화 자체에 대한 반감에 페이트 시리즈나 스트라이크 위치스를 예로 들며 비판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페이트에서 여성으로 묘사된 영국의 아서왕은 실존 여부에 논란이 있긴 하지만, 한 나라의 시조로써 떠받들어 지고 있는 역사적 인물입니다. 또한 스트라이크 위치스의 에일라 일마타르 유틸라이넨은 핀란드 전쟁영웅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죠. 복장에 대해서도 “노출 수위나 국적 불명 갑옷에 대한 지적은 있을 수 있지만, 악의적 역사왜곡이라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보입니다.
일단 초차원여친 측은 “한국 런칭 기념으로 한국 캐릭터를 만들고자 하였고, 절대 한국 역사 및 이순신 인물 비하에 대한 의도는 없었다. 현재 역사에 대해 민감한 시기를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하며 게임 내 이순신 캐릭터 등장을 철회했습니다. 한국 유저들을 맹렬히 비난하며 서비스종료를 선언한 샤이닝니키와는 확실히 다른 대처였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사례들이 더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게임메카 독자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이신가요?
이번 주 우수 댓글: 블햄 님 (증정상품: 디아블로: 죄악의 전쟁 1·2·3, 리처드 A.나크 지음, 김학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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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애정과 흥미를 기사에 담아내고 싶습니다.laridae@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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