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오락실은?

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변경되며 예전에 비해 조금 숨통이 트이긴 했습니다만, 아직 신규 확진자 수가 안심할 수준은 아니니 항상 마스크 잘 끼고 다니시길 바라며 이번 성지순례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찾아갈 곳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게임센터입니다. 강원도 쪽 고지대를 제외하면, 어쩌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 타이틀을 차지할 수도 있었을 곳이죠. 바로 서울의 중심, 남산 정상에 위치한 N서울타워(남산타워)입니다.

남산 정상에 우뚝 솟아있는 전망대 N서울타워에는 전망대 말고도 꽤 넓은 규모의 쇼핑몰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쇼핑몰의 이름은 ‘서울타워 플라자’로, 각종 기념품점과 카페, 식당 등 편의시설이 들어와 있습니다.

오늘 찾아갈 게임센터는 바로 이 서울타워 플라자 쇼핑몰 에 있습니다. 지상에서 265m, 남산 정상에 위치한 만큼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게임센터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죠.

남산은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관광지입니다. 거기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인 명동도 코앞에 있죠.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씨가 말랐지만, 과거엔 이 곳도 외국인들로 바글거렸습니다. 그래서인지 간판에도 각 국가 언어로 병기표기가 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간판이 없어도 딱 보면 게임센터이긴 합니다.

매장 입구엔 간략한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음주, 금품갈취, 흡연, 경범죄 등을 저지르지 말라는 아주 기본적인 에티켓입니다. 그러고 보니 금품갈취는 8~90년대 오락실에서 꽤 흔히 벌어졌는데, 최근 게임센터는 분위기가 밝아지고 보다 넓은 나이대가 방문함에 따라 이런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현재 서울 시내의 대다수 게임센터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시 수기 명부나 QR코드를 통해 출입 기록을 해야 합니다. 몇몇 게임센터의 경우 발열 체크도 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방역 수칙에 대한 안내 배너가 매장 입구에 걸려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게임센터를 이용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기본 중 기본이며, 틈틈이 손 소독도 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내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크레인 게임을 비롯한 각종 경품 게임기들은 가족이나 연인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배치입니다. 아무래도 장소적 특성 상 게임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마니아층은 거의 없을 것이기에, 나들이 와서 한두 판 즐기고 가는 손님들을 위한 기기들이 많습니다.

경품게임 코너를 지나가면 유니아나의 실내 볼링게임 스페이스 볼링, 그리고 대만 게임사 IGS에서 발매한 스피드 라이더 2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그 왼편에는 이니셜 D 버전 8, 건슈팅 게임 건블렛 X 와 타임 크라이시스의 최신판인 5편이 보입니다. 플레이 요금은 1,000원으로 고정인데, 관광지 물가를 반영한 듯 합니다.

리듬게임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태고의 달인입니다. 다만, 정식 발매되어 바나패스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신 태고의 달인이 아닌 구기체 마지막 버전인 14대목입니다. 사실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는 네트워크 지원은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도 하죠.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의자도 비치돼 있고, 브라운관 모니터 상태나 북의 상태도 표면적으로는 아주 양호합니다.

코인 노래방 앞 기둥에는 데드스톰 파이레츠 SE와 함께, 이 매장의 두 번째 리듬게임인 펌프 잇 업 두 대가 가동돼고 있습니다. 한 대는 네트워크 서비스가 지원되는 최신작 XX, 다른 한 대는 전작인 프라임2입니다. 산 정상까지 걸어 올라와서 펌프를 뛸 수 있는 체력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나 봅니다.

펌프 잇 업 왼편으로는 실제 물을 쏘아 즐기는 체감형 게임 아이스맨, 그리고 바이크와 목마를 타고 즐기는 어린이용 체감형 게임기들이 보입니다. 참고로 어린이용 게임기들은 어른이 타면 고장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 왼편으로는 마리오카트 구작인 마리오카트 2가 한 조 가동 중이군요.

총 네 대의 농구대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미니게임기 더 비시바시, 손펌프라 불리는 비트온 프라임 2가 보입니다. 비시바시의 경우 특이하게도 유니아나를 통해 정식 발매된 기기가 아니라 일본에서 직수입한 일판이라 게임 내 문구가 전부 일본어로 나온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마 일본 관광객들은 좋아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일판 비시바시의 경우 E-어뮤즈먼트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카드 단말 부분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가 연결돼 있는지는 미지수지만요.

펌프 잇 업 윗편으로는 쥬라기 파크 아케이드 머신, 에어하키가 위치해 있습니다. 움직임이 큰 에어하키 기기는 공간을 넓게 확보하고 있네요. 농구대 바로 옆에는 공기총을 쏘는 사격 게임이 있는데, 높은 점수를 기록하면 인형 등 경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2,500점 이상을 기록하면 기기 상단에 있는 거대한 포켓몬 인형을 받을 수 있다니, 특등사수라면 도전해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사격 뒷편으로는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4가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역시 정식 발매 버전이 아닌 일본에서 직접 가져온 직수입판이기에 언어가 일본어이긴 합니다만, 기존에 이 게임을 즐겨 본 사람이라면 큰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다트 기기 세 대를 지나면 방문 당시 영업을 중단하고 있었던 코인 노래방 부스가 보입니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떨어져 노래방을 비롯하여 게임센터의 코인노래방도 다시 영업을 재개했기 때문에 아마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입구 왼편을 보면 두더지 게임과 펀치 머신이 놓여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게임들은 매장 바깥에 놓는 경우가 많지만, 쇼핑몰 안에 위치한 매장 특성상 내부로 들어왔습니다.

매장 중앙에는 다양한 스틱형 게임들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16 대 9 와이드 화면을 채택한 신형 박스로, 버블보블, KOF 98, 스트라이커즈 1945, 퍼즐 버블보블, 아타리 테트리스 등 유명한 게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아, KOF 13도 보이네요. 철권이 없다는 것이 조금 특이한 점인데, 신작은 그렇다 쳐도 한때 오락실을 평정했던 철권 태그 토너먼트 1이나 철권 5~6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요.

매장 입구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사탕 뽑기 게임 스위트랜드. 경품이 그리 크진 않지만 경품 획득 확률이 높아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죠. 몇몇 게임센터의 경우 사탕이나 초콜릿 말고도 꽤 값나가면서 뽑기 어려운 경품들을 넣어놓는 경우도 있는데, 여긴 사탕과 초콜릿 등 과자류만 들어있습니다.

슬슬 게임센터 바깥 풍경도 가볍게 돌아보겠습니다. 출입문 맞은편 화장실 입구엔 캡슐 뽑기와 함께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게임 머신 건 한 대가 보입니다. 인기 애니메이션 라바 캐릭터들이 함께 하고 있어 지나가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좋을 것 같군요.

게임플라자와 같은 층에는 VR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곳은 돈을 내고 이용하는 상업시설이 아니라, 거제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협업해 설치한 ‘대한민국 구석구석 360도 VR투어’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입니다. 자동차, 바이크, 등산 등 다양한 종류의 VR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코너로, 돈 내고 플레이 하는 콘텐츠에는 못 미치지만 VR 체험 측면에서는 꽤나 효과적입니다.

LG전자에서 설치한 ‘LG 3D Zone’ 코너도 게임센터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치되어 있는 3D안경을 낀 채 화려한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게임센터 방문 시 한 번쯤 체험삼아 들어가 볼 만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게임센터, 게임플라자 남산서울타워점을 둘러보았습니다. 이 곳은 산 정상에 위치한 곳이니만큼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마니아 대신 남산 N서울타워에 온 김에 겸사겸사 들렀다 가는 방문객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인지 게임 라인업 역시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위주로 비치돼 있습니다. 서울의 대표 관광지에서 많은 이들이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봉장으로서, 이 자리를 오래오래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돈까스입니다. 남산 초입의 왕돈까스 전문점 거리는 저마다 원조임을 자랑하며 성황리에 영업 중이죠. 오늘은 그 중 하나인 남산 림왕돈까스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바 있는 이 곳은 어린 시절 먹었던 추억의 브라운 소스 맛과 원하는 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크림수프, 돈까스 외 비빔밥, 설렁탕 등 식사메뉴가 특징인 곳이죠. 참고로 남산 왕돈까스 골목은 맛이나 가격대가 어느 정도 평준화 돼 있습니다.

대표메뉴: 왕돈까스 1만 3,000원

일반적인 면은 기계나 수타, 혹은 넓게 밀어 칼로 썰어내기에 단면이 동그랗거나 각진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도삭면은 밀가루 덩어리를 칼날로 비스듬히 깎아내기에 한쪽은 두껍고 한쪽은 얇은 꽤 독특한 단면을 자랑합니다. 야들야들함과 쫄깃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마니아들이 많죠.

그 도삭면을 맛있게 요리하는 중화요리 전문점이 남산 초입 명동 신세계백화점 사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란주라미엔’ 이라고도 부르는 도삭면 전문점 란주칼면은 각종 해산물이 듬뿍 올라간 짜장도삭면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도삭면을 8~9,000원대 나쁘지 않은 가격에 맛볼 수 있습니다. 여러 명이 방문할 경우 달콤한 소스와 함께 바삭 쫀득하게 튀겨낸 꿔바로우를 곁들여도 좋습니다.

대표메뉴: 삼선해물짜장도삭면 8,000원, 삼선해물짬뽕도삭면 9,000원, 꿔바로우 2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