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렸을 때, 갓 세 살이 된 여동생과 함께 가족나들이로 동물원에 갔다. 동화책에서만 보던 ‘곰돌이’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동생은 “곰도리! 곰도리!”를 외치며 한껏 흥분해 있었다. 이윽고 곰 우리 앞에 선 순간, 동생은 울음을 터뜨렸다. 동화책에서 보던 귀여운 곰돌이는 온데간데 없이, 냄새나고 거대한 검은색 맹수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비주얼의 힘은 대단하다. 실제로 마주치면 호러 그 자체인 맹수 곰도 ‘곰돌이’라는 이름으로 동글동글하게 그려놓으면 아기들도 좋아하는 귀요미가 된다. 게임에도 그런 사례가 많다. 귀욤귀욤한 그래픽에 힘입어 귀요미 행세를 하는 캐릭터들도, 실제 현실에서 마주치면 호러 그 자체인 것들 것 많다. 실사풍 그래픽으로 만들어지면 절대 안 될 게임들을 모아 봤다.
TOP 5. 거 거대한 괴생명체는 뭐야!? 폴 가이즈: 얼티밋 녹아웃
뒤뚱뒤뚱 뛰어다니며 출발 드림팀 놀이를 하는 폴 가이즈. 이 게임 주인공인 폴가이들은 특유의 앙증맞은 행동과 외형을 통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SNS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폴가이 외형을 그려 공유하는 것이 유행이 됐고, 해외에서는 슬슬 코스프레까지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 많은 사람들은 폴가이가 인형옷을 뒤집어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키가 183cm로 성체 반달가슴곰 만하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그보다 큰 펭수도 귀여우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24일 제작진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폴가이 신체구조로 인해 모든 희망이 깨졌다. 폴가이는 몸 안에 기괴하게 휘어진 목과 두개골이 자리잡고 있으며, 눈알은 앞으로 쭉 연결돼 있는 무시무시한 생물이다. 이런 폴가이가 실사화 된다면 엄청나게 무서울 것이다. 제작진은 “이 설정을 다시 얘기하지 않을지, 아니면 이 설정을 받아들이고 팬아트를 만들 지 투표로 결정하자”라고 덧붙였으나, 많은 이들이 공식 설정화에 표를 던지고 있어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TOP 4. 동물을 무자비하게 압사시키는, 슈퍼마리오
마리오 시리즈는 닌텐도를 넘어 일본 게임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콧수염 난 아저씨답지 않은 귀여움과 정의로움으로 똘똘 뭉친 마리오, 악당이지만 왠지 정감가는 쿠파, 연약한 듯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피치공주, 그 외에 루이지, 토드, 데이지, 와리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뭇 게이머들의 유년시절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마리오 시리즈의 액션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1편부터 꽤나 무시무시했다. 마리오의 기본 공격은 밟기인데, 굼바를 비롯한 많은 개체들은 이 공격에 그대로 뭉개져버린다. 인간의 발에 밟혀 압살당하는 동물이라니. 아무리 슬래셔 영화라도 저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생명체를 밟아 죽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지어 불꽃마리오가 되면 산 채로 화형까지… 눈도 달리고 스스로 움직이는 생명체 버섯을 생으로 뜯어먹는 마리오 정도는 약과라는 게 놀랍다.
TOP 3. 눈 앞에서 부풀어 올라 터지는 크리퍼, 마인크래프트
아기자기한 복셀 그래픽으로 무장한 마인크래프트. 높은 자유도와 창작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도사리고 있다. 사실, 무시무시하다는 것도 상대적일 뿐. 실제로는 몬스터들도 귀엽다. 골렘이나 좀비, 스켈레톤은 물론, 보스 몬스터인 엔더 드래곤이나 위더 등도 위력과는 별개로 상당히 귀엽다. 오죽하면 어린이를 위한 인형이나 피규어로도 발매될 정도다.
다만, 복셀을 넘어 실사로 재해석할 경우 마인크래프트만큼 끔찍한 게임도 별로 없을 것이다. 마인크래프트 대표 귀요미로 씨리얼까지 나온 크리퍼는 온몸이 녹색으로 물든 시체가 부풀어 오르다 폭발하는 혐오몬스터며, 좀비화 피글린의 경우 헐리웃 영화의 금기로 불리는 아기까지 좀비화 시킨다. 엔더맨, 가스트, 팬텀 등은 얼핏 봐도 둠 시리즈를 능가하는 끔찍한 괴물이 된다. 어찌 보면 복셀로 데포르메 한 것이 천만다행인지도 모르겠다.
TOP 2. 페이탈리티의 향연, 어몽 어스
텔레토비 하반신 같기도 한 색색의 캐릭터들이 임포스터(마피아)를 찾아내는 어몽 어스. 특유의 게임성과 심리전, 귀여운 그림체 등으로 인해 성인부터 초등학생까지 광범위한 인기를 끌고 있다. 스릴 있는 순간과 사망 장면 등이 나오긴 하지만, 워낙 귀여운 게임이다 보니 이용연령 등급도 애플 기준 9세 이상가다.
그러나, 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을 현실에 대입시킨다면 이만큼 무서운 게임도 없다. 임포스터에게 살해당할 때는 몸이 조각나는 건 애교고 각종 고어 연출이 다 나오는 데다 시체도 남기에, 그래픽이 사실적으로 바뀐다면 단숨에 모탈 컴뱃 급 페이탈리티가 눈 앞에 펼쳐진다. 백미는 펫이다. 주인이 죽으면 펫은 슬퍼하다가 그 자리에 남아 주인의 마지막 온기를 지킨다. 너무나도 잔인하고, 무시무시하고, 눈물나는 장면이다.
TOP 1. 2D로 봐도 가끔 섬뜩한, 테라리아
2D 샌드박스 게임 테라리아 역시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자유도로 인해 덜 주목받긴 하지만, 꽤나 잔인한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는 달리 몬스터나 플레이어가 사망하면 산산이 분해되고 피가 튄다. 다행히 묘사 정도가 크게 자세한 편은 아니며 설정을 끌 수도 있기에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러나, 이런 게임이 실사 그래픽으로 재탄생한다면 어떨까? 2D로 봐도 살짝 소름끼치는 오염지대나 진홍지대에서 나오는 고어틱한 몬스터들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악몽을 꾸게 만드는 존재로 거듭날 것이 분명하고, 사망 장면은 그야말로 모자이크로 범벅해도 모자랄 지옥의 풍경일 것이다. 테라리아가 2D 도트 그래픽을 택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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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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