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국내에서도 터질까? 발로란트 순위권 진입

라이엇게임즈는 독특한 회사다. 지난 10여년 간 내놓은 게임은 오직 리그 오브 레전드 하나 뿐인 ‘원 히트 원더’ 개발사였으나, 그 게임 하나로 전세계를 평정하며 막강한 팬층을 만들었다. 그런 라이엇게임즈 신작에 팬들의 높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롤 세계관 기반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 이어, 완전 신작 FPS 발로란트 역시 그 혜택을 톡톡히 입었다.

사실 발로란트가 지난 4월 7일 첫 테스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국내 게이머들의 반응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한국이 초기 테스트 지역에서 빠진 탓이 컸다. 그러던 중 해외에서 붐이 일어나자 그제서야 국내에서도 발로란트 열기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베타키를 구하기 어려웠음에도 일부 개인 방송 진행자를 포함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5월 5일 국내 테스트 시작이 발표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관심이 전부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진 않다. 문제는 보안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출시 전 AI와 전장의 안개 등 강도 높은 안티치트 기능을 총동원해 핵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으나, 테스트 시작 며칠 만에 핵이 성행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슈팅 게임에서 핵 사용자는 게임 자체를 뒤흔들 만한 치명적인 문제이기에, 이를 재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발로란트는 출시 전부터 부정적 이미지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또한, 발로란트는 오버워치 같은 하이퍼 FPS가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 풍 정통 FPS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15년째 정통 FPS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서든어택이 있다. 마침 서든어택은 지난 2월 도입한 ‘서든패스’를 통해 최근 몇 년 새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등장도 전에 많은 과제를 떠안고 있는 발로란트가 과연 이를 모두 극복하고 롤처럼 국민 게임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승승장구하며 TOP 10까지 바라보던 모던 워페어의 기세가 꺾였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는 지난 주 대비 3계단 하락한 16위에 그쳤다. 신규 전장과 모드까지 포함된 시즌 3를 시작한 지 고작 2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 주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이번 주에는 오히려 하락했다. 실제로 지난 주 모던 워페어 PC방 이용시간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모던 워페어의 하락세는 무료 모드인 워존이 흥행하면서 핵 사용자도 덩달아 크게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액티비전은 모던 워페어에서 전세계적으로 5만 개 이상 계정을 영구 밴 조치했다고 밝혔으나, 워존이 무료 모드임을 감안하면 하드웨어 밴 등 더욱 강력한 수단 없이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 운영진에서는 핵 사용자에 대한 추가 대응과 함께 신고 간편화 등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지만, 지표상으로 볼 때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들어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중위권에서는 지난 주 오랜만에 순위에 재진입한 마구마구가 2주 째 상승세를 보이며 36위까지 치고 올랐다. 2020 시즌을 시작한 마구마구는 프로야구 개막 연기로 생긴 야구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며 올해 처음으로 순위권에 오른 바 있다. 여기에 오는 5월 초 프로야구가 예정대로 개막한다면 간만에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까지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으로는 지난 주 ‘황폐한 아웃랜드’ 효과에 힘입어 3주 만에 순위권에 복귀한 하스스톤이 1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출시 후 첫 순위권 이탈이라는 충격적 결과에 일리단 스톰레이지라는 비장의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문제는 이번 확장팩이 안 그래도 꼬여 있다는 평가를 듣는 밸런스를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 일리단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내부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