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트와 픽셀 그래픽은 인디게임 단골 소재다. '엔터 더 건전', '던그리드', '데드셀' 등 스팀과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린 게임은 대부분 이런 구성을 지니고 있다. 얼핏 보기엔 비슷비슷한 게임 같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개성을 추구하는 것이 인디게임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네오위즈에서 유통하는 '스컬'도 마찬가지다. 픽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유려한 그래픽과 로그라이트 형식의 맵 진행 방식 등 여러 인디게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구성에, 머리를 바꾸면 전투방식이 통째로 바뀐다는 참신한 시스템을 붙여 독자적인 재미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라 콘텐츠는 부족했지만, 아이디어만큼은 스팀 판매량 TOP 10에 들만큼 독창적이었다.
본격, 두개골 교체 액션
'스컬'은 2D 플랫포머 액션게임으로 같은 대학교 게임동아리 출신 개발자들이 제작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마족과 인간이 함께 지내고 있는 세계, 마족은 마왕을 중심으로 번영했지만 인간은 점차 쇠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인간이 민심 회복을 핑계로 마왕성을 침략하고 그 와중 마왕과 마족 동포가 인간에게 잡혀간다. 이에 플레이어는 꼬마 스켈레톤 '스컬'이 되어 쑥대밭이 되어 버린 마족 세계를 구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게임은 위에서 말했다시피 로그라이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테이지마다 다른 함정 구조물, 몬스터가 랜덤으로 등장하며, 맵에 있는 모든 적을 죽여야 다음 맵으로 넘어간다.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숱하게 죽어가는 과정에서 컨트롤 능력을 향상시키다보면 깰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스컬의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 두개골을 교체하며 다양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스컬 시스템에 있다. 주인공이 스켈레톤인 만큼 뼈 무덤에서 두개골을 바꾸면 무덤 주인이 가진 능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두개골은 밸런스, 스피드, 파워 타입이 으로 나뉘며, 각각 피해량 감소, 이동속도 증가, 감소 같은 패시브가 붙는다. 더불어 두개골은 희귀도와 능력치에 따라서 그 등급이 나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패시브 성능도 달라진다. 머리는 두 개를 들고 다니며 바꿔가며 싸울 수 있다.
머리 교체 시스템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조합
스컬 시스템은 단순히 캐릭터에 다양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서 이 게임의 전부라 할 수 있다. 머리를 바꿈으로써 게임의 플레이 방식과 장르가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처음 제공되는 기본 스컬은 느릿느릿하고 대미지도 약한 근접 공격만 가능하지만, 어떤 머리를 쓰냐에 따라 중·원거리 공격이 가능해지기도 하고 광역 공격도 할 수 있다.
머리 교체는 능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미라가 되면 메탈슬러그 같은 런앤건게임이 되고, 광역 근접 공격이 가능한 약탈자로 변신하면 핵앤슬래쉬 못지않은 시원시원한 액션게임으로 바뀐다. 머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장르 자체가 확 달라지는 셈이다.
이처럼 머리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리는 게임 방식을 제공하며, 머리 2개를 갖고 다니며 교체할 수 있기에 상성이 좋은 머리 조합을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가령 적을 얼리는 빙하의 스컬은 적을 얼린 사이 강력한 대미지를 먹일 수 있는 ‘진’과 궁합이 좋고, 공중 공격을 펼칠 수 있지만 공격 범위가 짧은 가고일은 헌터같은 극단적인 원거리 타입 스컬과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머리를 교체하는 동안 발동되는 스킬도 있기 때문에 여러 스킬을 조합해 자신만의 콤보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상점과 보스를 클리어할 때마다 랜덤으로 제공되는 장비 또한 나만의 조합을 꾸려나가는 재미를 더해준다. 위력은 약하지만, 원거리 공격을 여러 번 가할 수 있는 미라나 광대는 치명타 확률을 높여주는 장비와 궁합이 좋으며, 공격력은 높지만 반드시 적 옆을 스쳐지나며 공격을 해야 하는 사무라이, 닌자, 약탈자 등은 방어력이나 적 체력 흡수 등을 우선적으로 고르게 된다. 여기에 추가 스킬을 하나 더 사용하게 해주는 정수가 더해지면 똑같은 스컬이라도 세팅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조합을 찾아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양한 조합을 발굴하는 전투의 재미와 함께 게임 자체 만듦새도 깔끔하다. 특히 레벨 디자인이 잘 구성돼 있다. 초반엔 적 한 종류를 차례차례 상대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적도 여러 종류로 늘고, 난해한 함정이 함께 조합되어 나온다.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하다보면 일정한 패턴이 보이기에 여러 번 도전하면 반드시 깰 수 있는 식이다. 소위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레벨 구성을 갖춘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패러디 요소나 개성 넘치는 캐릭터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앞서 해보기라곤 해도 너무 적은 분량
게임 기본 구조와 만듦새는 훌륭하지만, 단점도 극명하다. 앞소 해보기인 점을 감안해도 콘텐츠가 지나치게 부족하다. 현재 준비된 스테이지는 3-3까지 있는데, 처음 시작부터 엔딩까지 보통 40분이면 충분하다. 아울러 로그라이트 장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많은 경험치와 좋은 장비를 얻게 해주는 이벤트도 딱 하나가 전부다.
분량이 짧다 보니 유저가 엔딩을 보기까지 다양한 조합을 경험하지 못하는 한계가 생긴다. 이 게임의 재미는 효율적인 스컬과 아이템 조합을 찾는 것에 있는데, 준비된 스컬과 아이템 개수에 비해서 스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나 상점을 들를 수 있는 횟수는 적다 보니 여러 조합과 아이템을 연구해볼 기회 자체가 적다.
더불어 소위 다회차라 불리는 엔딩을 본 후 다시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이점이 적다. 설령 엔딩을 보더라도 여러 번 플레이하며 다시금 여러 스컬을 경험하고 조합을 연구할 수 있다면 분량이 적다는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준비된 맵과 이벤트가 별로 없어서 플레이어는 매번 플레이하던 맵과 구간을 똑같이 플레이하게 된다. 이럴 수록 재미와 흥미는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여러 번 플레이할수록 마정석을 모아서 주인공 능력치를 올릴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캐릭터 능력치보다는 유저의 컨트롤 실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다회차 플레이에 대한 관심은 금방 식게 된다.
업데이트 통해 수작 넘어 갓겜 되길
스컬은 분명 잘 만들어진 인디게임이다. 픽셀 그래픽을 사용하는 로그라이트 다른 많은 게임과 달리 머리 교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로 효율적인 조합을 찾아내는 재미를 전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픽 레벨 디자인 등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다만, 앞서 해보기라는 점을 고려해도 분량이 너무 너무 적다. 적은 분량 때문에 이 게임의 재미를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향후 적극적인 업데이트로 수작을 넘어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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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2020년 2월 19일
- 플랫폼
- PC
- 장르
- 액션
- 제작사
- 사우스포 게임즈
- 게임소개
-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2D 로그라이트 액션 플랫포머 게임으로 마왕성 경비를 맡고있는 꼬마 스켈레톤 '리틀본'이 인간들에게 붙잡혀간 마왕을 구하기 위해 용사와 모험가 그리고 제국군에 홀로 맞서 싸우기 시... 자세히
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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