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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걸판러 된 기자, 걸판 최종장 보고 눈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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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국내 개봉한 걸즈 앤 판처: 최종장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기자 포함, 국내에서는 ‘걸즈 앤 판처’를 게임으로 먼저 접한 이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2018년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이하 드림 탱크 매치)’는 국내 출시 직후 게이머 및 개인방송 등지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와 현실 전차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과장된 액션이 굉장히 인상적이라 신규 ‘걸판러(걸즈 앤 판처 마니아를 지칭하는 말)’를 양산했다. 

위에서 소개한 두 가지 매력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실제로 걸즈 앤 판처는 TV애니메이션 방영 이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학교와 캐릭터, 전차가 등장했고, 액션은 전차가 ‘공중 묘기’를 부리는 경지까지 올랐다. 그리고 지난 8일, ‘걸즈 앤 판처: 최종장 1, 2화(이하 최종장)’이 국내 개봉했다. 게임 출시 이후 국내 극장에서 처음 만나는 ‘걸즈 앤 판처’ 애니메이션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작품은 게임으로 걸즈 앤 판처를 처음 접한 기자는 물론, 국내 개봉을 3년이나 기다려 온 기존 팬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작품이었다.

▲ 걸즈 앤 판처: 최종장 1화 예고편 (영상출처: 엔케이컨텐츠 공식 유튜브 채널)

이게 탱크야 F1 레이싱이야?

이번에 국내 정식 개봉한 최종장은 지난 2017년과 2019년,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최종장 1화와 2화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지난 2016년 국내에서 개봉했던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이하 극장판)’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 '드림 탱크 매치'가 애니메이션 팬이 아닌 이에게도 관심을 끈 것은 화려하고 경쾌한 액션 덕분이다. 육중한 전차가 제자리서 180도를 돌거나 드리프트를 하고,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연사를 하는 등 다른 탱크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광경은 실제 기반 전차 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든 희열을 줬다. 이 같은 과장된 액션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번 최종장에서는 그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더 화려해진 액션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전차 드리프트, 걸즈 앤 판처에선 가능하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최종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오아라이 여학원 전차도부 레오폰팀이 보여준 전차 질주였다. 정찰을 나갔다가 긴급히 본대와 합류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치 F1에서나 볼 수 있는 자동차 주행을 선보인다. 자동차 정비부 부원으로 이루어진 레오폰팀이 자신들이 모는 포르셰 티거에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lectric Power Steering, EPS) 장치를 달아 개조했다는 그럴싸한(?) 설정에 바탕을 둔 것으로, 순간적으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밖에도 오아라이 여학원의 기만작전에 의해 궁지에 몰린 BC 자유 학원이 포위망 탈출을 시도하며 보인 현란한 전차 운용,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극장판에 이어 이번에도 공중 묘기를 보여준 케이조쿠 고교의 전차 BT-42 등 걸즈 앤 판처에서만 볼 수 있는 전차전을 실컷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4DX 상영에 맞게 제작된 장면이 많음에도 국내에서는 4DX로 관람이 불가해 액션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 참고로 비행묘기를 펼치는 전차는 바로 이 녀석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새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

주인공 니시즈미 미호가 속한 오아라이 여학원 전차도부는 창설 직후 전차도 전국대회 우승과 대학선발팀과의 친선경기 승리로 2차례의 강제 폐교 위기를 극복했다. 그 중에서 드림 탱크 매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극장판 스토리는 더욱 극적인데, ‘구두 약속’은 강제력이 없다는 문부과학성 고위 공무원의 농간으로 학교에서 내쫓기는 상황까지 내몰렸음에도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두며 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해낸다.

반면 이번 최종장은 목표 자체가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3학년 선배 한 명을 전차도 특기생으로 대학 보내는 것이 목표인데, 그다지 호감을 사는 캐릭터가 아니기에 팬들 입장에서는 이전과 같은 감정이입이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고 보면 착하고 불쌍한 사람이야’ 식의 장치를 곳곳에 마련하긴 했지만, 이전에 비해 비장함은 부족하다는 감상을 지울 수 없다.

▲ 선배의 대학진학을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오아라이 여학원 학생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다만 이러한 전개가 가져올 긍정적인 면도 생각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대회 내용이야 어떻든 주인공 팀인 오아라이 여학원의 승리가 강요됐던 스토리다. 심지어 드림 탱크 매치는 이미 결과가 나온 극장판 내용을 복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니 서사 자체가 주는 긴장감이 비교적 약했다. 이에 반해 최종장은 오아라이 여학원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결말을 맺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아울러 다른 학교들도 전작에서의 활약 덕분에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에,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매 경기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걸즈 앤 판처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각자 콘셉트가 확실한 학교와 캐릭터다. 배구부, 게임 마니아, 자동차 정비부 등 특이한 이력의 캐릭터가 모여있는 주인공 오아라이 여학원 전차도부도 인상적이지만, 영국, 미국, 핀란드, 이탈리아 등 2차 세계대전 시기 세계 각국을 모티브로 한 경쟁 학교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죽하면 극장판에 등장한 핀란드 모티브 학교 ‘케이조쿠 고교’에 빠져 핀란드 여행까지 다녀온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최종장에 새로 합류한 캐릭터는 게이머에게도 낯설지 않다. 오아라이 여학원 전차도부에 9번째 전차와 함께 합류한 상어팀과 대회 1회전 상대인 BC 자유 학원은 지난해 2월, 닌텐도 스위치로도 나온 완전판 드림 탱크 매치 DX에도 등장한 바 있다. 다만, 최종장을 관람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서브스토리이기에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엔 다소 부족했을 뿐이다.

▲ 게임에서 먼저 만났던 캐릭터들을 (사진출처: 닌텐도 e숍)

▲ 드디어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최종장에서 해적 콘셉트의 상어팀과 대혁명 시대 프랑스를 모티브로 한 BC 자유 학원을 보면 문득 낯이 익다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자키 오사무의 ‘보물섬’과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본 사람이라면 친근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곳곳에서 두 작품을 패러디 한 것으로 보이는 장치가 숨어 있는데, 특히 BC 자유 학원의 경우 부대장인 안도와 오시다가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등장하는 두 꽃미남 앙드레와 오스칼과 비슷하며, 대장인 마리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판박이다. 고전 애니메이션의 오마쥬에 역사적 사건에 대한 패러디까지 외모 및 행동, 그리고 대사에 가미되니,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이 배가됐다.

이번 최종장은 국내 개봉까지 3년을 기다려온 애니메이션 팬과 드림 탱크 매치로만 걸즈 앤 판처를 접했던 게이머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주로 낮 시간에 편성된 상영시간으로 인해 평일에는 보러 가기 어렵다는 난관이 있지만 2번, 3번, 아니 그 이상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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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제작사
반다이남코게임즈
게임소개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 DX’는 2018년 2월 PS4로 출시된 전차 액션게임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를 한층 더 강화해서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하는 게임이다. 전작 참전 캐릭터 및 전차 외에도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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