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인싸'들 사이에서는 '처돌이' 인형이 유행이다. 이와 관련해 각종 인증샷도 많이 올라온다. '처돌이'는 한 치킨 브랜드의 마스코트로 주문을 했을 때 같이 주는 인형인데, 어째서인지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인형을 얻기 위한 치킨 주문이 크게 늘었고, 회사에서 준비한 인형 1만개는 5일 만에 품절됐다. 이에 본사는 "수량을 많이 준비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작성하기까지 했다.
처돌이가 '인싸'의 상징이 되어 치킨을 넘어 업체의 주인공이 됐듯이, 게임에도 이렇게 주인공의 자리를 꿰찬 귀엽고 사랑스런 '인싸' 닭들이 있다. 이 친구들, 불을 뿜고 알을 던져서 적을 공격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터미네이터가 돼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닭부터 공중 돌려차기로 유저를 공격하는 녀석도 있다. 이번 순정남에서는 조연이나 사냥감을 넘어 게임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특별하닭' TOP5를 모아봤다.
TOP 5. 싸움닭인가 불닭인가, 번치코 - 포켓몬스터
'포켓몬스터' 시리즈 3세대 불타입 스타팅 포켓몬인 '번치코'는 싸움닭을 모티브로 제작된 캐릭터다. 1단계 진화체인 아차모일때는 병아리라서 그런지 딱히 사나운 모습 없이 귀엽기만 하지만, 2단계 진화체인 영치코가 되면서 인상이 무섭게 돌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점에서부터 1초에 킥을 10번 찰 수 있을 정도로 다리 근육이 강화되는 것은 덤.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다리와 허리를 단련하는 진짜 무술계(鷄)가 된다.
최종 진화체인 번치코가 되면 평범한 싸움닭의 범주를 넘어서 그야말로 무술의 달인 단계에 들어선다. 아예 기본 자세부터 무에타이 기본 동작인 롱가드 스탠스를 잡고 있으며, 30층 정도 높이 빌딩쯤은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는 도약력과 각력을 지니게 된다. 번치코는 이 강력한 신체 스펙을 이용해 스토리는 물론 대전 환경에서도 날아 다니는 3세대 스타팅계의 진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5세대에 들어선 숨겨진 특성인 '가속'이 발견되면서 아예 사기포켓몬의 반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일류 싸움닭의 위엄이다.
TOP 4. 작고 귀여운 치킨의 환장할 모험, 치킨 리틀 - 치킨 리틀
'치킨 리틀'은 디즈니 역사상 두 번째 장편 3D 애니메이션으로 2005년에 개봉한 작품이다. 치킨 리틀이라는 작은 닭이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멸시 속에서 외계인의 침략을 막아낸다는 줄거리의 작품인데, 여기까지만 듣고도 눈치 챈 사람들 있겠지만 이 영화 흔히 말하는 괴작이다. 산만해도 너무 산만한 분위기 탓에 평가가 상당히 안 좋은 편이다. 명색이 디즈니 극장용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도 그 탓이다. 그래도 디즈니 만화답게 게임으로도 제작됐는데, 이 게임도 원작을 닮아서 그런지 상당히 독특한 감성을 자랑한다.
게임 초반은 그냥 평범한 학교 생활로 시작한다. 농구도 하고, 야구도 하고, 복도에서 카트 경주도 하고, 뒷산도 탐험하는 일상 말이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외계인 우주선에 침투해 잠입 액션도 펼쳐야 하고, 직접 조종해 운석을 뚫고 가는 위험한 일도 해야 한다. 병아리 수준의 조그만 닭에게는 모험이 아니라 시련에 가까운 미션들이 즐비한 셈. 무슨 생각으로 처돌이 못지 않게 작고 귀여운 닭에게 이런 살벌한 임무를 맡길 생각을 한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TOP 3. 알고 보면 최종보스 '먼'치킨, 젤다의 전설 - 꼬꼬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꼬박꼬박 등장하는 동네 닭 '꼬꼬'는 팬들 사이에서 '먼'치킨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금수다. 평범한 생김새에 속아 링크를 이용해 꼬꼬를 괴롭히다 보면 꼬꼬가 분신술(이라고 쓰고 친구 소환술이라고 읽는다)을 사용해 링크를 집단 구타한다. 이 닭은 정상적인 방법으론 싸워서 이기거나 죽일 수가 없기 때문에 공격을 당하기 시작했다면 맞아 죽을 때까지 기다리던가 다른 맵으로 도망가는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절대 반지에 버금가는 절대 치킨!
워낙 위엄 넘치는 치킨인지라 '신들의 트라이포스 2'에 이르러서는 꼬꼬가 주인공인 미니게임이 하나 등장한다. 일명 꼬꼬 피하기라는 이 게임은 사방에서 날아드는 꼬꼬를 피하면 되는 간단한 규칙이지만,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거대한 꼬꼬부터 갑자기 감수분열을 하는 꼬꼬에 교묘하게 카메라를 가리는 치사한 녀석도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깨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 무한 모드에서 999초를 버티면 하트를 주는 대형 꼬꼬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공식 서버에 등록된 정보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이 거대 꼬꼬를 얻은 유저는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TOP 2. 마동석을 닮은 치킨이 있다? 사이버 치킨 - 사이버 치킨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사이버 치킨'의 이 캐릭터는 닭이라기엔 솔직히 좀 많이 크고 건장한 편이다. 날개가 없는 대신 마동석 못지 않은 근육질 팔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키도 어지간한 성인 남성보다 훨씬 큰 수준. 덩치는 말할 것도 없이 우람하다. 근섬유가 과하게 발달해 총알도 튕겨낼 만큼 단단한 신체를 지니고 있는 것은 덤. 가금류 치고는 위협적인 외형을 지닌 이 친구는 사실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살인 기계다.
먼 미래에서 뉴욕으로 오게 된 사이버 치킨은 한 손엔 화기, 한 손엔 날붙이를 들고 인간 세상의 멸망을 초래할 위협 인물들을 하나하나 제거하게 된다. 처음엔 그냥 인류를 구하기 위한 여정이었지만 게임 후반부에 갈 수록 은하계의 명운이 걸린 거대한 사건으로 발전하는 것이 나름대로 웃음 포인트. 굳이 이런 터미네이터를 치킨 모양으로 만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은 닭 치고는 지나치게 믿음직스럽다.
TOP 1. 자애로운 암탉의 알폭탄 세례, 마틸다 - 앵그리버드
'앵그리버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일행 중 한 명인 '마틸다'는 사실 암탉이다. 생긴 건 암탉보다는 달걀처럼 생겼지만, 알도 순풍순풍 낳을 줄 아는 성숙한 닭이다. '앵그리버드'라는 제목답게 게임 속 주인공 일행은 하나같이 분노 조절장애가 있거나 폭력적인 반면 마틸다는 그 일행을 엄마처럼 다독이는 자애로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평화를 사랑하고 꽃과 새들을 돌보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취미인 소녀 감성의 소유자.
이토록 착한 그녀지만 명색이 '앵그리버드'인지라 한 번 화나면 제대로 돌변한다. 특히, 아끼는 꽃이 훼손되거나 돼지들이 알을 훔쳐가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암탉으로 변신, 알폭탄으로 주변을 초토화 시키며 화끈하게 스트레스를 푼다. 영화에서는 아예 알 폭탄이 아니라 엉덩이에서 화염구를 발사하며 피기 아일랜드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는 저력을 보여준다. 그렇게 한 번 스트레스를 풀고 난 다음에는 다시 온화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매력포인트. 자기 자식 일에는 불같이 달려들지만 평소에는 따뜻한 마음씨로 동료를 감싸는 모습이 딱 우리네 어머니의 표상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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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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